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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살아온 팔만대장경과 장경각의 비밀 목록

조회 : 9611 | 2007-03-21


1995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가야산 중턱에 자리 잡은 해인사의 장경각에는 국보 제32호인 팔만대장경이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이후 75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신비로울 만큼 잘 보존되어 왔어요. 팔만대장경 목판이 오랜 세월동안 잘 보존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 비밀의 장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팔만대장경


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은 팔만대장경의 비밀


고려시대 현종 때 의천이 만든 초조대장경이 몽고의 침략으로 불타 없어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고종 24∼35년(1237∼1248년)에 걸쳐 간행하게 되었는데 고려시대에 간행 되었다고 해서 고려대장경이라고도 하고, 목판 수가 8만여 개에 달하고 8만 4천 번뇌에 해당하는 8만 4천 법문을 실었다고 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팔만대장경을 새긴 곳은 경상남도 남해에 설치한 분사대장도감에서 담당하였다고 해요. 팔만대장경은 강화도 서문 밖의 대장경판당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을 선원사를 거쳐 조선시대 태조 7년(1398년) 5월에 해인사로 옮겨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팔만대장경


경판의 크기는 가로 70㎝, 세로 24㎝ 내외이고 두께는 2.6㎝~4㎝이며, 무게는 3㎏~4㎏ 정도예요. 이 대장경의 특징은 수천만 개의 글자가 하나같이 그 새김이 고르고 팔만여개의 대장경은 750여 년이라는 긴긴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그 성스러운 원래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판이라는 것이에요.

또한, 목판에 하나하나 새긴 활자의 예술적 가치와 보존 방법이 현대 과학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어서 세계의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어요. 그러면 우수한 우리 민족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유물인 대장경이 어떻게 그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도 거의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될 수 있었을까요?





경판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재료가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조상들은 물관이 나이테에 골고루 퍼져있어서 수분 함유율을 일정하게 유지 할 수 있는 산벚나무를 선택하였어요. 먼저 나무를 베어 바닷물에 3년 동안 담그고 다시 소금물에 삶아서 그늘에 서서히 말렸어요. 이렇게 하면 나무의 진이 빠지고 판자 내의 수분 분포가 균일해지며, 나뭇결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어요.

이렇게 만든 목판에 경전을 새긴 뒤에는 여러 차례 옻칠을 하여 벌레가 갉아 먹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여 경판이 썩는 것을 방지하였어요. 그 다음 경판의 네 귀퉁이에 나무를 덧대어 뒤틀리지 않도록 하였답니다. 이러한 조상들의 지혜와 정성 및 세심한 배려 덕택에 경판이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이죠.

그런데 아무리 좋은 재료와 지혜로 경판을 만들었다고 해도 천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잘 보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신비하기만 하죠? 그 비밀이 바로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경판전인 장경각의 건축법에 숨어있어요.



산벚나무



장경각 건축의 비밀


건축학적 관점에서 보면 팔만대장경보다 오히려 이를 보관해온 장경각의 가치가 훨씬 높게 평가되고 있어요. 제 아무리 좋은 물질이라도 보관을 잘못하면 물질 자체가 상하기 쉽거든요. 그러면 장경각 건축법에는 어떤 과학적인 비밀이 들어 있을까요?

첫 번째 비밀은 장경각의 지리학적 위치와 건축 구조에서 찾을 수 있어요. 먼저 장경각은 가야산 중턱 665m 지점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서남서향을 바라보고 있어요. 산속에 있지만 남쪽이 열려있어 마치 평지에 있는 것처럼 햇빛을 쪼일 수 있어 맑은 날 햇빛을 받는 시각이 여름철에는 12시간, 봄과 가을에는 9시간, 겨울에는 7시간 정도예요. 특히, 경판보존의 가장 큰 적인 습기는 발붙일 틈이 없게 설계되어 있어요.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흐름을 생각해서 창문의 크기와 방향이 정해졌어요.

장경각 남쪽창




그래서 습기가 배어 있는 바람은 빠르게, 습기가 적은 차가운 바람은 천천히 지나가면서 자연스러운 대류 현상을 일으켜 습기가 머물기 어려워요. 또한, 장경각 경판전의 벽면에는 위아래 두 개씩의 창이 있는데 그 크기가 서로 달라요. 남쪽은 아래 창이 큰 반면 북쪽은 위쪽 창이 크죠. 이것은 외부 공기가 큰 창을 통해서 들어오고 작은 창을 통해서 나가게 되어 있는 구조로서 외부의 건조한 공기가 경판전 내부에 골고루 퍼질 충분한 시간을 벌기 위함이죠. 경판전내의 상대습도는 통상 80%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건조할 때에도 40%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극히 드물다고 해요.



한편 경판전의 구조는 빛의 작용을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어요. 햇빛은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으로 나누어져요. 이 가운데 자외선과 적외선은 나무의 재질을 변질시키지만 자외선에는 이끼, 곰팡이 및 곤충 그리고 식물의 성장과 번식을 막는 작용이 있고, 적외선은 바닥의 흙을 데워 공기가 대류를 잘하도록 하는 작용을 하죠. 이와 같이 해인사의 경판전은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햇빛을 충분히 이용하는 구조를 가졌어요. 아침에는 남쪽으로 트인 넓은 아래 창을 통해서 들어오는 햇빛이 경판 꽂이는 피하고 바닥만을 데워서 따뜻하게 하고 남쪽 바닥은 아랫목이 되는 반면 북쪽 바닥은 찬 윗목이 되죠. 이러한 원리에 의해서 경판전 내부에서는 대류가 잘 일어나게 됩니다. 물론 오후에는 오전과는 반대방향으로 대류가 일어나요. 그 결과 경판전 내부의 온도와 습도가 균일해 지는 것이에요.





두 번째 비밀은 장경각 바닥에서 찾을 수 있어요. 장경각 바닥에는 많은 양의 숯과 소금 그리고 횟가루가 묻혀있어요. 이것은 장경각 내부의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목판이 썩거나 갈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절대적 요건인 습도를 조절하기 위함이에요. 197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첨단기술로 장치된 새 경판전을 건축하고 일부 경판을 옮기는 작업을 지시했다고 해요.

그런데 750여 년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대장경판이 갈라지고 비틀어지는 일이 발생하여 경판을 옛 경판전인 장경각으로 다시 옮겨 놓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13세기의 고려시대 과학이 20세기의 현대과학에 비해 결코 모자람이 없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러한 설계 덕분에 800년이 다 되어 가는 대장경판이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우리 후손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거예요. 이처럼 조상들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항상 위대함과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친구들, 우리 조상들의 지혜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요? ^_^

★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이찬희



장경각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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