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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생필품 나노 물질 숯 목록

조회 : 9442 | 2006-08-22


냉장고가 없었던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음식과 곡물을 보관하는 곳에 숯을 넣어 두면 음식물이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신선함이 유지된다는 과학적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조상들이 만들어 사용했던 나노 물질인 숯은 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능력을 발휘했으며, 지금까지 그 알려진 효과만 나열해도 놀라울 정도로 많습니다.

조상들의 삶에 꼭 필요했던 숯, 과연 숯에는 어떤 놀라운 능력이 숨겨져 있을까요?

그 비밀의 현장 속으로 다함께 빠~ 져 볼까요?

가족들과 함께 활활 타오르는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어 본 친구들이 많을 겁니다.‘숯’이란 나무를 숯가마에서 구워낸 재가 되기 전의 검은 색의 탄소덩어리로 ‘신선하고 힘이 좋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600년 전부터 숯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주로 재질이 단단한 참나무 종류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숯




해인사 장격각의 비밀


1995년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가야산 중턱에 자리 잡은 해인사의 장경각에는 국보 제32호인 팔만대장경이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이후 70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신비로울 만큼 잘 보존되어 왔습니다.

팔만대장경 목판이 잘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로 제작 과정에서 나무를 3년 동안 바닷물에 담근 후 소금물에 삶고 건조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 후 목판에 옻을 칠한 것과 장경각의 과학적인 설계와 건축으로 알려져 있지만 목판을 오랜 세월동안 잘 보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 과연 그것뿐일까요?

이 불가사의한 비결에는 장경각 바닥에 많은 양의 숯과 소금 그리고 횟가루가 묻혀있었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팔만대장경


그럼 숯의 어떠한 힘이 이러한 사실을 가능하도록 하였을까요? 그것은 장경각 내부의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목판이 썩거나 갈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절대적 요건인 습도를 숯이 조절하였던 것입니다. 1979년 문화재관리국의 조사에 의하면 해인사 주변의 연중 습도가 인근 지역에 비해 6~10%가량 높음에도 불구하고 장경각 내부의 연중 습도는 목판을 보관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숯의 과학적 힘인 것입니다.




나노 물질인 숯의 과학


친구들은 혹시 장을 담그는 모습을 본적이 있나요? 요즘은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을 담글 때 숯을 함께 넣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친구가 적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은 그 원료인 메주를 겨우내 띄운 다음 주로 이른 봄에 담갔는데 우리 조상들은‘장 담그기 좋은날’을 정하여 고사까지 지냈을 정도로 장 담그는 일을 매우 중요시 여겼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옹기에 장을 담글 때 숯을 함께 넣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을 담글 때 숯을 이용한 것은 숯의 수많은 작은 구멍들이 나쁜 균을 흡착하고 장이 익을 때 필요한 우리 몸에 좋은 미생물들을 활발하게 번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숯에 들어있는 미네랄이 장에 녹아들어 미네랄이 풍부한 된장이나숯의 미세 구멍 간장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옹기속 장과 숯


숯을 그냥 얼핏 보면 나무가 검게 탄 정도로만 보이지만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1미터) 정도의 수많은 미세한 구멍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요즘들어 나노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우리들의 조상들은 예전부터 나노 물질인 숯을 이미 사용했던 것입니다. 숯의 미세한 구멍들의 내부 표면적은 재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숯 1g당 무려 200~400제곱미터나 되는데 이것은 놀랍게도 테니스 장 크기의 면적과 비슷합니다.
특히 활성탄은 내부 표면적을 극대화한 것으로 3,500제곱미터나 되는 놀라운 미세 구멍들을 가지고 있어 군대에서 사용하는 방독면의 공기 여과통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숯의 미세구멍




생활 속의 해결사 숯


숯은 우리 조상들과 인연을 맺은 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처럼 사용되어 왔습니다. 할머니들은 숯을 가정 비상약처럼 보관해 두었다가 손자들이 배앓이를 할 때는 숯가루를 물에 타서 먹인 후 낫게 하였습니다. 또한, 수돗물이 없었던 시절에는 한 해 한 두 번씩 마을단위로 함께 사용하는 우물을 청소한 다음 바닥에 숯을 묻어 깨끗하게 정수된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먹기도 하였습니다.

즉 숯이 천연 필터로서 정수기 역할을 했던 것이죠. 이외에도 숯을 옷장 속에 넣어 습기와 나쁜 냄새를 없앴으며, 관청의 무기고에도 숯을 이용하여 창과 칼 등과 같이 철로 만든 무기들이 녹슬지 않도록 하는 등 숯은 생활 속의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숯의 쓰임새가 생활 곳곳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건강용품, 주방용품, 미용용품, 건축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새집에 숯을 비치하면 새집증후군으로부터의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숯을 구울 때 생기는 수증기를 액화시킨 목초액은 살균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최근에는 숯가마에서 숯을 생산한 다음 남은 열기를 이용하여 찜질방으로 활용함으로써 연료비 절감은 물론 건강 유지에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 찜질방으로 이용되는 참 숯가마가 100여 군데 있는데 내부에 황토를 바른 숯가마는 숯이 구워지면서 발산한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품고 있다가 천천히 내뿜습니다. 그래서인지 열기가 엄청난데도 숨이 막히지 않고 상쾌하며, 비 오듯 땀이 흘러도 땀이 마른 후 끈적거림이 거의 없는 것이 신기합니다.


숯가마 찜질방


온돌을 사용한 민족이라 나무를 땔감으로 주로 사용하였던 우리 조상들은 부산물로 얻은 숯의 과학적 효과를 그냥 넘기지 않고 세밀한 관찰과 경험으로 더욱 발전시켜 우리 후손들에게 삶의 지혜로 물려주었습니다.

조상들이 남겨준 훌륭한 유산인 숯을 많이 활용하여 우리들의 소중한 건강도 지키고 활활 타오르는 숯과 같이 우리 친구들의 꿈과 희망도 더욱 타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경북대학교사범대학교부설고등학교 이찬희 선생님


숯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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