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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없는 조상들의 여름나기(1) 목록

조회 : 6806 | 2006-07-20


탁족-발씻기 놀이로 더위를 피하기


조선 중기의 문인 이경윤(1545년 - 1611년)의 <고사탁족도>에는 선비가 체면불구하고 저고리를 풀어 헤친 채 흐르는 차가운 물에 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고사탁족도>라는 그림명이 말해주듯이, 발을 담그고 노니는 이러한 놀이를 발씻기놀이, 즉 탁족놀이라고 불렀답니다. 이는 여러 오래된 책에도 나오듯이 단순히 일부 계층만이 향유하던 놀이가 아닌 일반 서민들도 모두 즐겨하던 놀이였습니다.

물론 서민들의 탁족놀이는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차원의 피서의 방법이었고, 양반들의 탁족놀이는 인격수양과 유유자적하는 삶의 단편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지금은 기계문명의 산물인 선풍기와 에어컨의 보급으로 조상들의 여름나기 방법이 잊혀져가지만, 이도저도 없었던 옛날에 조상들은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자연에 순응하면서 여름나기를 즐겼습니다.

조상들의 슬기롭고 지혜로운 무더운 여름나기를 배워볼까요?

 

 


고사탁족도




부채를 선물하는 날 - 단오


여름철에 더위를 쉽게 쫓을 수 있는 도구로는 부채가 제격입니다. 예로부터 추석과 설에 버금가는 명절이자 축제날인 단오에는 더위가 시작된다고 해서 부채를 선물하는 것이 조상들의 주요한 풍습이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부채’라는 말은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키는 채’라는 뜻입니다. 부채의 발달은 종이가 발명된 시대부터 시작되며, 특히, 닥나무 한지는 가볍고 수명이 길어서 부채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종이였습니다.

최근에 들어와서 외국의 풍습인 발렌타인데이에 좋아하는 사람끼리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로 주고받는 것을 보면 해마다 단오에 더운 여름을 대비하여 소중한 사람에게서 더위를 물리쳐주는 부채를 선물한 우리조상의 뜻 깊은 마음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쥘부채




부채야 부채야 뭐하니?


부채는 상당히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태극선은 가장자리가 둥그스럼한 모양으로 대부분 길이:상너비:하너비의 비가 9:9:6이며, 길이와 상너비 교차점의 아랫부분과 윗부분의 비율이 6:3으로 되어 있어 가장 효과적으로 몸 전체를 골고루 부칠 수 있습니다. 부채의 살대 길이와 개수에 따라서 바람을 더 멀리 보낼 수도, 더 넓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작은 부채 하나에도 조상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부채의 또 다른 쓰임새로는 찬바람이나 먼지를 막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거북한 상대라도 만나게 되면 부채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조나 판소리를 하려면 부채로 장단을 맞추거나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풍류와 멋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만 해도 부채는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휴대용 화폭이었고, 멋을 한껏 뽐내는 장신구의 역할까지 겸하였던 것입니다. 선비가 들고 다니는 쥘부채, 판소리의 명창이 소리할 때 사용하는 부채, 무용인들이 한국적인 멋을 물씬 풍기며 춤출 때 사용하는 부채 등 부채 본래의 기능을 너머 패션을 돋보이게 하거나, 예술적 소품으로까지 발전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태극선




친구들은 맨몸으로 평균대나 줄 위를 걸어본 적이 있나요? 아마 제대로 걷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줄 위에서 줄타기를 하는 광대들은 너무나 쉽게 균형을 잡고 묘기를 부립니다.

그 비밀이 바로 손에 들고 있는 부채에 숨어 있습니다. 부채는 광대가 균형을 잡아 안전하게 줄타기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죠? 1500만 명을 감동시킨 영화‘왕의남자’에서‘장생’이라는 광대가 줄타기를 하는 장면에서도 장생의 오른손에는 부채가 들려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채만 믿고 높은 줄 위를 함부로 올라가는 친구가 있어서는 안 되겠죠? 줄타기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영화속 이미지




십여년 전만 해도 선풍기 하나로 온식구가 여름을 나곤 했는데, 요즈음은 조금만 덥거나 땀이나도 에어컨을 켜곤 합니다. 옛 조상들 처럼 발을 담글 개천이나 맞바람 치는 평상에 앉아 부채를 부칠 여유가 없는건지는 몰라도 가끔은 조상님들의 더위나기가 한층 멋스러워보이기는 합니다.

시냇가에 발을 담그고 노래도 부르고, 시도 지어보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조상들의 지혜로운 여름나기는 다음주에도 계속됩니다.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을테니 친구들도 다음주의 이야기를 기대해 보세요...

 

 



★경북대학교사범대학교부설고등학교 이찬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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