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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여행] ‘얼음왕국’인 동 시베리아의 통나무집 삶 목록

조회 : 1030 | 2017-05-31

통나무집
‘잠자는 땅’이란 뜻의 시베리아. 시베리아는 우랄산맥 동쪽 지역을 일컫는다. 그중 동시베리아(East Siberia)는 이르쿠츠크를 기점으로 한 동부 시베리아 지역으로 정의된다. 동시베리아에서 연상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작나무, 벌판, 혹한 같은 단어가 떠오를 것이다. 물론 통나무집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동시베리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 단어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이 주제어들을 중심으로 동시베리아 지리여행을 떠나보자.
 
 
■ 자작나무
 
자작나무
그림 1. 이르쿠츠크 인근의 자작나무 숲. 시간이 많으면 몇 시간이라도 거닐고 싶은 그런 숲이다.
 
얇게 벗겨지는 흰 나무줄기가 인상적인 자작나무는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는 활엽수다. 동시베리아 땅덩어리가 너무 커 그 수종을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시베리아 수종은 흔히 타이가림으로 지칭된다. 타이가(taiga)란 소나무와 가문비나무 등으로 구성된 시베리아 침엽수림을 뜻하는 말. 자작나무는 비록 침엽수에 속하진 않으나 동시베리아 혼합림의 형태로 타이가림으로 분류되곤 한다. 자작나무는 바이칼을 중심으로 한 동시베리아 남부지역에서 잘 관찰된다. 
 

■ 벌판
벌판
그림 2. 시베리아순상지에는 냉대림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동시베리아는 말 그대로 벌판이다. 포드졸(podzol)이라 불리는 검은색 흙더미 위로 끝없이 펼쳐진 냉대림 지평선이 장관이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내내 이런 들판을 지나야 한다. 이런 대지를 전문용어로 순상지(shield, 楯狀地)라 한다. 약 10억 년 전후에 생성된, 태고의 지층 중 하나다. 오랜 기간 동안 침식만 받을 대로 받아 방패 모양의 땅이 되었다. ‘시베리아순상지’라고 불리는 이곳 말고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평평한 땅들이 많다. 캐나다, 아프리카, 남미 동부, 중국 동부, 호주 등이 그곳이다. 가도 가도 끝없는 대지가 펼쳐진다. 동시베리아의 평탄한 대지를 만나면 ‘시베리아순상지’라고 외쳐보자.
 

■ 혹한
 
혹한
그림 3. 오이먀콘의 겨울풍경. 사람이 사는 곳 중에서는 가장 추운 곳이다. (출처: Wilk Vatroslawski)
 
혹한은 시베리아가 고위도 지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후 특징이다. 혹한을 체험하고 싶다면 사하공화국의 오이먀콘(Oymyakon)으로 가야 한다. 이곳은 영하 70℃ 아래로도 내려간 적이 있는 극한지다. 이 지역의 겨울 평균기온은 영하 50℃. 최근엔 5℃ 정도 올라갔다. 이런 기후환경 속에서 어찌 사람들이 살고 있나 싶겠지만, 그래도 하늘은 공평하다. 바로 석탄과 가스, 타이가림 등의 천연자원 덕분에 이곳에 사람들이 살 수 있었다. 
 
 
■ 통나무집
 
통나무집
그림 4. 야쿠츠크 인근의 통나무집
 
통나무집은 시베리아의 걸작품이다. 단언컨대 타이가림이 없었다면 통나무집을 짓지 못해 남극처럼 시베리아에도 절대 사람이 살 수 없었을 것이다. 통나무집은 생각보다 과학적 구조로 되어 있다. 못 하나 없이 통나무를 그대로 이어 만든 나무집. 통나무 틈새로 들어오는 매서운 바람은 말 갈기로 틀어막았다. 물론 문이란 문은 모조리 이중문. 통나무집 내부엔 제법 큰 창고도 있다. 사하공화국 여기저기에서는 짓다 만 통나무집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통나무집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시베리아에선 보통 수년에 걸쳐 통나무집을 짓는다. 통나무집은 보통 부자(父子)가 함께 짓는다. 아들 살 집을 아버지가 같이 지어준다.
 
시베리아
그림 5. 시베리아에서는 부자가 통나무집을 함께 짓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말 갈기로 막아 지은 집이 시베리아 혹한을 이길 리 만무다. 통나무집 내부에 페치카를 만들어 땔감을 땠다. 최근에는 직경 10cm쯤 되는 큰 파이프 두세 개가 집 안 곳곳을 휘감아 돌고 있다. 일종의 라디에이터인 셈이다. 열원은 천연가스. 문제가 되는 것은 한겨울의 생활용수. 과거에는 얼음 녹인 물을 썼으나 최근에는 강물을 파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래서 통나무집 물은 1년 내내 한 방울도 헛되이 쓰이는 법이 없다. 제일 마지막에 쓴 물은 마당에 뿌려진다. 
 
세면대
그림 6. 통나무집 내부의 세면대. 수도꼭지가 보이지 않는다.
 
 
■ 그리고 뒷이야기
동시베리아. 사시사철 얼어붙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곳. 하지만 시베리아가 마냥 ‘얼음왕국’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하공화국 수도인 야쿠츠크는 여름에 30℃를 넘어서는 땡볕 온도를 기록하곤 한다. 지역 사람들이 반팔 티셔츠를 꺼내 입는 기간도 짧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올라가는 바람에 동토층 곳곳이 녹아내려 습지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한 쪽으로 주저앉아 기울어진 통나무집도 보일 정도다. 그 탓에 매서운 모기떼가 더 극성을 부린다. 추위는 많이 누그러져서 이젠 겨울도 견딜 만하다고 전해진다. 동시베리아의 자연은 이렇게 변하고 있다. 
레나강변
그림 7. 레나강변에서 수영을 즐기는 야쿠츠크 시민들.
 
통나무집
그림 8. 영구동토층이 녹아 통나무집이 기울어진 모습 
 
이르쿠츠크와 야쿠츠크로 대변되는 동시베리아. 바이칼호와 레나강이 자리한 곳. 동시베리아는 원주민 사하족과 러시아족 간의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다. 바이칼이 있어 우리가 많이 찾아나서는 곳이기도 하다. 시베리아로 가거든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주제어만이라도 유심히 관찰해 보도록 하자. 모를 때는 볼 수 없었던 시베리아만의 모습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시베리아는 몇 가지 단어로 정의내릴 수 없는 거대한 대륙이 아니던가?
 

글 : 박종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 / 일러스트 : 유진성 작가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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