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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해 독특한 외모 자랑하는 이색 나무들 목록

조회 : 1049 | 2017-04-05

나무

 

인터넷에 ‘식목일’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산불’을 찾아준다. 건조한 봄날, 인파가 산으로 몰리는 식목일의 비애다. 나무가 어찌 불을 이기랴 싶지만 나무 중에도 불에 잘 타는 나무가 있고, 불을 잘 이기는 나무가 있다. 나무의 능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식목일을 맞아 자신만의 독특한 생존법을 갖고 있는 이색 나무들을 소개한다. 
 
■ 산불에도 끄떡없는 나무가 있다?
키가 수십 미터, 지름이 10미터에 이르는 ‘자이언트 세쿼이아(Sequoiadendron giganteum)’가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 미국 서부 지역은 산불이 잦다. 다행히 이 나무는 껍질이 두꺼워 열을 잘 견딘다. 소나무 같은 침엽수,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칼립투스, 지중해 연안의 코르크참나무 등도 열에 강한 나무들이다. 이 나무들의 껍질은 죽은 코르크 세포로 두껍게 덮여 열에 강하다. 오히려 이런 나무는 산불을 자신들의 번식에 이용한다. 불의 열기를 이용해 솔방울을 발아하고, 산불 뒤에 남은 재에서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이다.
 
나무
사진 1.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이름처럼 크고 육중한 몸집을 자랑한다. (출처 : Mike Murphy/wikipedia)

서호주 사막에서 자라는 킹기아(Kingia) 속 식물들은 잦은 산불을 이기기 위해 죽은 잎을 나뭇진(나무에서 분비하는 점도가 높은 액체)으로 거죽에 붙이고 있다. 이 죽은 잎은 검게 타거나 그을려 있어 마치 숯덩이처럼 보인다. 줄기가 죽은 잎을 붙이고 불을 견디는 동안 이 식물의 두상화(頭狀花)는 연기와 열에 자극을 받아 피어난다. 
 
킹기아 아우스트랄리스
사진 2. 서호주 사막에서 자라는 킹기아 아우스트랄리스(Kingia australis)도 불에 강한 나무 중 하나다. (출처: shutterstock)

화마가 휩쓸고 간 뒤, 자이언트 세쿼이아들엔 삼각형의 검은 흉이 남는다. 어떤 나무는 불이 내부의 물관부를 태워서 줄기 속이 검은 동굴처럼 되고, 심지어 구멍이 뚫리기도 하는데 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휑하게 큰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숲에 가 보아도 벼락을 맞거나 속이 썩어 구멍이 뚫렸거나 잘린 상태에서도 멀쩡히 살아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나무는 어떻게 몸통이 뚫린 채 잎을 피우고 계속 생명을 이어갈까? 
 
자이언트 세쿼이아
사진 3. 내부에 구멍이 나도 살아가는 자이언트세쿼이아. (출처 : shutterstock)
 
나무줄기는 껍질 바로 안쪽에 살아 있는 조직인 체관, 부름켜가 있다. 줄기 안쪽은 물관 역할도 하지만, 나무가 굵어질수록 대체로 생명활동과는 무관한 죽은 조직으로 줄기를 지탱할 뿐이다. 이 때문에 속에 상처를 입어도 나무는 살아간다. 오히려 겉껍질을 벗겨내는 쪽이 나무에겐 더 괴롭다. 
 
■ 환경에 순응하며 모습을 바꾸는 나무들
나무들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람의 몸 같은 형상으로 줄기가 뻗거나, 두 나무가 포옹하는 모양으로 자라는 기이한 형상은 다른 나무 위에 붙어 사는 착생형 관목에서 많이 발견된다. 태평양 연안의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착생식물인 메트로시데로스 로부스타(Metrosideros robusta)의 뿌리는 지지하는 나무를 꽉 움켜쥔 마녀의 손가락처럼 보인다. 
 
메트로시데로스 로부스타
사진 4. 착생식물인 메트로시데로스 로부스타. 파충류처럼 교목에 들러붙어 뿌리를 아래로 내리며 단단히 조여 감는다. (출처: phil Bendle)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반얀나무(banyan)는 부드럽고 가는 뿌리를 늘어뜨리면서 교목 주변에 막을 드리운다. 이 뿌리에 그네처럼 타거나 매달릴 수도 있다. 그런데 지지할 교목이 마땅치 않을 때는 이 뿌리를 기둥처럼 굵게 세우면서 옆으로 가지를 뻗어 가기도 한다.  
 
반얀나무
 
반얀나무
사진 5. 반얀나무가 수많은 뿌리를 드리우는 이유는 기본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 가지에서 땅으로 뿌리를 내려 자신의 몸을 지탱한다. (출처: shutterstock) 

먼 대륙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는 나무의 놀라운 환경 적응력을 목격한다. 일 년 내내 바람이 세찬 고산지대에 사는 신갈나무는 줄기를 눕히고, 눈향나무는 정원사가 깎아놓은 것 마냥 돔 모양으로 몸을 웅크리고 자란다. 식물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노벨상 수상자인 옥수수 연구가 바바라 매클린톡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유전자 구조를 재배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물은 햇빛을 따라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인다. 식물은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가지를 뻗고, 양분을 흡수하는 양과 방식을 조정할 수 있다. 분비하는 화학물의 성질까지도 주위 환경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번식과 생존에 도움이 되는 동물과 곤충을 이용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꿀 수도 있다.  
 
■ 나무가 5천 년을 사는 비결
한편 나무는 오래살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캘리포니아 화이트 산맥의 브리슬콘 소나무다. 이 나무는 969년을 살았다는 성서 속 인물을 따 ‘무드셀라’라 불린다. 그런데 이 나무의 추정 나이는 4848살로 무드셀라보다 이미 5배나 나이가 많다. 게다가 5천 년을 살면서도 나무는 매년 성장한다. 
 
무드셀라
사진 6. 현존하는 가장 나이 많은 나무 ‘무드셀라’. 약 5천 년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Rick Goldwasser/flickr)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위치, 혹한과 메마른 토양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이토록 오래 생존할 수 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 열악한 환경 때문이었다고. 이런 환경으로 인해 성장이 느리며, 몸체는 매우 단단하고 송진이 많다. 그 덕에 곰팡이나 해충 침입에 대한 면역력이 매우 높다. 이것이 무드셀라가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비결이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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