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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속에 사라진 10일은 어디로? 목록

조회 : 1670 | 2017-03-15

윤년

 

2070년 2월 29일에 태어난 김씨는 양력 생일이 4년에 한번씩 찾아온다. 윤년 제도 때문이다. 즉 4로 나눠떨어지는 해에만 2월 29일이 있기 때문에 1년에 366일이 되는 해를 윤년이라 부른다. 따라서 4년마다 김씨는 비로소 진정한 자기 생일을 맞게 된다.



그런데 30살이 되던 2100년. 4년 만에 찾아온 자기 생일을 기대하며 달력을 펼친 김씨. 놀랍게도 자기 생일(29일)이 빠져 있던 것을 발견했다. 분명히 연도를 4로 나눠떨어지면 생일이 찾아온다고 믿었던 김씨. 그는 ‘1800년, 1900년, 2000, 2100년처럼 100년 단위 연도에서는 연도를 400으로 나누어도 떨어지는 해, 즉 2000년에만 2월에 29일이 들어가는 그레고리력(현재 양력)의 원리’를 몰라 생일을 4년 더 기다려야 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양력(그레고리력)은 400년 동안 97번의 2월 29일이 들어가 있다(윤년). 이처럼 윤년 제도를 두는 것은 달력이 천체의 움직임을 기초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1년을 365일로 정하지만 지구가 태양 주위를 정확하게 1바퀴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근사치로 365.2422일이다. 따라서 1년에 0.2422일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4년 마다 2월 29일을 넣어 주되, 100년 단위 연도에서는 100과 400 어느 것으로 나누어도 떨어지는 해에만 2월 29일 넣어주면 1년은 대략 365.2425일이 된다. 이렇게 하면 실제 지구의 운동과 달력의 차이(365.2425-365.2422)는 0.0003일이 되어 대략 3333년에 하루 정도 오차가 나게 된다.



이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개량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고대 로마력을 기원으로 한다. BC46년 로마 시대의 율리우스 시저는 이집트를 원정했을 때 이집트 수학자들이 매년 나일강의 규칙적인 범람과 천체의 움직임을 비교 관측해서 1년을 365.25일로 사용하는 간편한 역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규범으로 기존의 사용하던 엉성한 로마력(1년 355일, 총 12개월로 1년을 구성)을 개정했다.



즉 율리우스력은 1년을 365일로 하되 4년에 1일의 윤일을 두어 평균역년을 365.25일로 한 역법이다. 그리고 1,3,5,7,9,11월은 모두 31일이고, 다른 달은 30일로 하되 2월만은 평년 28일, 윤년 29일로 두었다. 오늘날 양력과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365.25일은 계절변화에 일치하는 태양년(365.2422일)과 0.0078일의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128년이 지나면 1일의 차이가 생기는 데 율리우스력은 이에 대한 보정을 해주지 못했다. 이런 오랫동안 누적된 역법상의 오차로 AD325년 춘분은 3월 22일이었으나, AD1582년 춘분은 3월 11일이었다. 춘분은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당시 10일 간의 차이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결국 그레고리우스는 각 교회와 의논한 끝에 1582년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을 생략하고, 즉 10월 5일을 10월 15일로 한다는 새 역법인 그레고리력을 반포했다. 새로 개정된 그레고리력이 세상에 퍼지기까지 30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날 가장 많이 쓰이는 그레고리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의문들이 생길 수 있다. 첫 번째 의문. 1월부터 12일까지 번갈아 가면서 31일, 30일 형태로 긴 달과 짧은 달이 반복되는 데 7월(긴달) 다음 달인 8월은 예외적으로 긴 달(31일)인 이유가 무엇일까? 로마시대 두 번째 삼두정치의 한 사람인 옥타비아누스는 자기 삼촌인 줄리어스 시저의 이름을 딴 7월(July)은 31일인데 반해 자신의 이름을 딴 8월(August)이 30일인 것에 불만을 품고, 율리우스력 기준으로 2월에서 하루를 빼와 8월 31일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짧은 2월이 하루 더 짧아지게 되었다.



두 번째 의문. 왜 굳이 2월이 가장 짧은 달일까? 당시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고대 로마 시대에는 1년이 10개월이었으며, 총 304일로 이뤄져 있었다. 즉 1년 중 61일은 무시됐으며 한겨울에는 달력의 날짜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통치자였던 누마 폼필리우스가 첫 달에는 야누아리우스를 마지막에는 페브루아리우스를 더해 1년을 12개월로 만들었다. 즉 현재 양력의 2월을 나타내는 페브루아리우스는 원래 12월이었고, 그 때문에 가장 짧은 달이 되었다. 그러다 BC 452년에 페브루아리우스를 1월과 3월(마르티우스) 사이로 옮기고,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이어지는 달의 변화 주기인 29.53059일을 1달(1삭망월)로 놓은 후 12삭망월인 354.357일에 근접한 355일을 1년으로 정했다. 그리고 이따금 윤일을 넣어 현재의 1년과 가깝도록 기간을 맞추었던 것이다. 이는 양력인 그레고리력이 바로 태음력(로마력)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준다.



사실 우주의 시간에는 경계가 없으나 인간의 편이대로 ‘역법’이라는 경계를 그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태양력(그레고리력)과 우리 조상이 사용하던 태음력 모두 합리적인 생각이 담겨있다. 역법을 알면 그 속에 담긴 과학을 발견할 수 있다.

 

글 : 서현교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음력에 대한 의문
· 태음력은 보정을 위해 ‘윤달’을 쓰는데, 어떤 기준으로 넣을까?
· 24절기는 음력일까 양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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