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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목록

조회 : 2309 | 2016-11-30

킹콩

 

공룡박사 브루스는 고민이다. 앤을 미끼로 잡아온 킹콩 쇼의 무대 설치를 맡았는데 보안상의 이유로 킹콩을 실제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루스 박사가 본 것은 달랑 사진 한 장. 앤의 키와 비슷한 킹콩의 무릎 사진이었다. 다행히 공룡박사 브루스는 공룡의 뼈 일부를 갖고 전체 모습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브루스 박사는 킹콩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필요한 수치를 생각해봤다. 먼저 킹콩의 키를 알아야 무대의 높이를 정해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킹콩의 몸무게를 알아야 무대가 킹콩의 몸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킹콩의 힘을 알아야 한다. 킹콩을 묶은 쇠사슬이 킹콩의 힘보다 약하면 관객의 안전은 책임질 수 없다.



브루스 박사는 먼저 킹콩의 키를 구하기로 했다. 그의 전문 분야인 공룡의 키를 구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공룡의 경우 전체 뼈의 화석이 남아있을 땐 쉽게 키를 측정할 수 있지만 일부만 남아있을 때는 키를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럴 경우 중요시 되는 뼈가 있는데, 바로 머리뼈와 다리뼈다.



먼저 머리뼈를 알게 되면 비슷한 공룡을 찾아 그 기록과 비교를 하면 된다. 그러나 다리뼈만 발견되었을 때는 다리 길이를 통해 전체 길이를 추정하거나 앞다리와 뒷다리 뼈가 놓인 간격의 거리를 통해 키를 알아낸다. 앞다리와 뒷다리 뼈가 놓인 거리는 공룡 몸통의 길이와 같다. 현재는 여러 데이터가 축적돼 발의 크기나 발자국 사이의 거리만 알아도 키를 추정해 구할 수 있다.



브루스 박사는 이 방법을 응용해서 킹콩의 키를 구했다. 킹콩의 다리 옆에 앤이 서있는 사진으로 킹콩의 다리 길이를 알 수 있었다. 앤의 키가 1.6m라고 했기 때문에 킹콩의 종아리 길이는 약 1.5m가 된다. 대부분의 영장류, 특히 고릴라의 경우 다리 길이와 실제 키의 비율은 1:6이므로 킹콩의 완전히 일어선 키는 9m, 구부정하게 서 있을 때 높이는 6m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브루스 박사가 구한 수치는 킹콩의 몸무게였다. 역시 공룡의 몸무게를 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몸무게를 구하는 방법은 키보다 좀더 복잡하다.



공룡의 몸무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일단 화석뼈를 토대로 살을 붙여 모형을 만든다. 그리고 그 모형을 물에 넣어 넘친 물의 양을 토대로 부피를 잰다. 그 후에는 현생 동물 중 공룡과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는 파충류의 밀도를 곱해 실제 질량을 구하면 된다.



그런데 거대한 공룡의 경우 실제 크기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축척이 정확한 미니어처를 만들어 부피를 구한 뒤 실제 부피를 구한다. 그 다음은 앞의 방법과 마찬가지로 파충류의 밀도를 곱해 구할 수 있다.



킹콩의 몸무게도 같은 방법으로 구할 수 있었다. 킹콩의 키 9m를 알고 있기에 1:10의 비율로 축소한 90cm의 뼈대에 찰흙을 붙여 미니어처를 만들었다. 브루스 박사가 킹콩의 미니어처를 물에 넣자 11.25L가 쏟아져 나왔다. 고릴라의 밀도가 1.1g/㎤ 정도이므로 킹콩 미니어처의 무게는 약 12.4kg이다. 브루스 박사는 1:10의 비율로 축소했으므로 103을 곱해 실제 킹콩의 무게가 12.4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제 남은 것은 킹콩의 힘이다. 힘을 구하는 방법은 쉽지 않지만 브루스 박사는 킹콩이 티라노사우루스와 싸워 턱을 찢어버렸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통해 킹콩의 팔 힘을 측정하기로 했다.



동물의 힘은 공학적 모형을 만들어 구할 수 있다. 먼저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힘을 계산해 보자.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부위와 초식공룡 피부조직의 공학적 모형을 만든다. 그리고 초식공룡 피부조직을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사이에 끼워두고 압력을 가해 피부가 터질 때의 힘을 측정하면 그 수치가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힘이 된다.



킹콩과 싸울 때 티라노사우루스는 버티기 위해 턱을 꽉 깨물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킹콩의 팔 힘은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힘과 턱 근육조직이 가진 힘을 더한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무는 힘이 1400kg 정도, 턱 근육조직이 가진 힘이 25.6kg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킹콩의 팔 힘은 이 둘을 더한 1425.6kg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킹콩을 묶기 위한 쇠사슬의 인장 강도는 최대 1600kg 정도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얻은 수치를 토대로 브루스 박사는 무대를 멋지게 만들었다. 무대의 높이는 킹콩이 완전히 일어났을 경우를 가정해 9m로 하고, 13톤의 무게를 버틸 수 있게 만들었다. 킹콩의 팔을 묶을 쇠사슬도 1600kg의 인장강도를 지닌 강철로 준비했다.



그런데 아뿔싸! 킹콩 쇼의 첫 공연 날. 킹콩은 쇠사슬을 끊고 앤을 찾아 무대 밖으로 뛰쳐나갔다. 도대체 어디가 잘못된 걸까? 브루스 박사가 실수한 것이 하나 있었다. 킹콩이 공룡의 턱을 찢을 수 있었던 이유는 킹콩의 힘이 공룡의 턱 힘보다 훨씬 셌기 때문이다. 브루스 박사가 구한 팔 힘은 킹콩의 최대 힘이 아닌 평균적인 힘이었을 뿐이다. 브루스 박사가 킹콩의 최대 힘을 구하려고 했다면 킹콩이 힘이 모자라 하지 못한 행동을 바탕으로 계산했어야 했다. 물론 사랑의 힘을 무시한 것도 큰 실수였지만.

 

글 : 전동혁 과학전문 기자

출처 : KISTI 과학향기


※ 킹콩의 키와 몸무게를 구한 방법은 실제 공룡 화석에 사용됩니다. 1994년 미국 포트워스 북쪽에서 공룡화석이 발견됐을 때, 과학자들은 머리뼈의 특징과 길이를 토대로 약 5m의 몸길이를 가진 완전히 자란 ‘노도사우루스’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또 당시 달라스남부대 박사과정 중이었던 이융남 박사는 두개골의 해부학적 특징에 기초해 신경과 혈관구조를 복원해 노도사우루스는 항상 머리를 50°정도 수그린 채 살았고 이로 인해 뒷목의 근육이 발달하고 확장됐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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