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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느냐, 마느냐 야식의 딜레마 목록

조회 : 2245 | 2016-09-21

야식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려고 보니~’



산울림이 부른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의 첫 소절을 개사해봤다. 냉장고 문을 열려고 보면 무엇이 보이는가. 아마도 집 근처 치킨집에서 준 냉장고 자석이 제일 먼저 보이지 않을까. 한 밤 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었지만 어째서인지 허기도 지는 기분이다. 무심코 휴대폰을 들어 치킨 집의 전화번호를 누르는 순간, 오늘도 당신은 야식에 당첨!



■ 현대인의 생활 습관으로 만들어진 야식 증후군



안 좋은 것은 알지만 끊을 수 없는 마성의 마력, 대체 ‘야식’이란 무엇일까. 밤에 먹는 모든 음식? 저녁을 먹은 뒤 무겁게 또 다시 먹는 음식? 아니면 늦은 밤(예를 들면 밤 10시 이후!)에 먹는 음식?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먹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다. 내가 지금 먹는 이 음식이 야식인지, 아닌지.



하지만 정의는 따로 있다. 대략 오후 7시~8시 30분 이후에 1일 총 섭취열량의 25~50% 이상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위를 ‘야식’이라고 한다. 해외에서 내린 정의지만 어느 정도 납득도 간다. 태양이 하늘에 떠 있던 시간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결정했던 먼 옛날이라면 해가 질 무렵 저녁 식사를 하고 잠들었겠지만, 현대는 각종 에너지를 이용해 밤의 어둠을 쫓아내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인간이 더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당연히 활동에 따른 에너지를 섭취해야 한다. 오후 7시~8시 30분 이후의 식사(=야식)는 밤에 활동하게 된 현대인의 특성인 셈이다.



현대인의 특성이라지만 이 야식을 반복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1955년 알버트 스툰커드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아침에 식욕이 없고, 밤에 야식을 찾으면서, 잠을 못 자는 행동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증세’를 ‘야식 증후군’이라 정의했다. 야식 증후군은 호르몬 작용 때문에 일어나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청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는데, 이 호르몬은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식욕을 낮추는 렙틴을 억제한다. 즉 혈청 코티솔이 분비가 되면 잠이 안오고 식욕이 올라간다. 밤이 되도 잠이 오지 않고 배가 고프면 당연히 뭔가를 먹는다. 야식 증후군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슬픈 결과물인 셈이다.



■ 고지방, 고염분, 고당도의 야식을 피하자



슬픈 결과물임에도 야식을 끊기는 참 어렵다. 게다가 건강에도 썩 좋진 않다. 야식이라고 할 때 생각나는 메뉴를 꼽아보면 더욱 그렇다.



① 라면

끓인 물만 있으면 언제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 그 간편한 덕분에 ‘야식’하면 라면이 생각날 정도로 대표적인 야식이다. 라면의 열량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00kcal. 1일 영양권장량이 약 2000kcal임을 감안하면 한 끼 식사인 셈이다. 열량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 다만 라면은 나트륨이 많은 고염식품에 탄수화물에 영양분이 편중된 식단이다. 너무 자주 먹지는 말자.



② 치킨
1인 1닭이 미덕인 현대 사회. 어마어마하게 더웠던 지난 여름밤이면 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가 생각났더랬다. 치킨은 종교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야식이다. 1인 1닭이라지만 후라이드 치킨을 기준으로 1마리에 열량은 2000kcal가 넘는다. 야식으로 1인 1닭을 하는 것은, 심지어 거기에 맥주까지 더해진다면 좀 많이 과한 야식이 아닐까.

③ 피자
치킨이 국민 야식이라면 피자는 세계의 야식이다. 해외 영화, 드라마에서 음식을 배달한다고 하면 흔히 나타나는 것이 바로 피자다. 피자는 위에 올라가는 토핑에 따라 열량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문제는 치즈. 덕분에 피자는 라지 크기 한 조각의 열량이 무려 450kcal나 되는 고열량을 자랑한다. 한 판이 8조각이라고 치면 약 3000kcal에 가깝다.



■ 야식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



그렇다고 야식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이미 생활에 너무 깊숙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방법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야식을 밤 간식 정도로 바꾸는 거다. 치킨은 한두 조각으로 참는다거나, 피자는 반 조각만 먹어 보자. 라면을 반만 끓이는 것이 어렵다면 면을 한 번 삶아 물을 버린 뒤 끓이는 방법을 권한다. 면발을 튀겼던 기름이 사라지면서 열량이 100~150kcal나 줄어든다. 물론 당연히 맛은 없어진다.



만족감이 없다면 정말 절실할 때만 먹는 방법은 어떨까. 야식을 매일 같이 먹지 않는 이상 사실 건강에 큰 이상이 오지는 않는다. 2006년 한림대 연구팀이 야식경향과 건강 위험 요인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20~30대의 젊은 사람이 야식을 많이 먹지만, 야식과 비만이나 고지혈증, 고혈당 같은 질병이 크게 연관을 보이지는 않았다. 야식을 찾는 사람은 20~30대인데, 이들이 야식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오랫동안 야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면, 치킨, 피자와 같은 야식을 장기적으로 먹는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 건강에 안 좋다는 고지방, 고염분, 고당분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야식이다. 굳이 저 세 가지 음식이 아니더라도 흔히 야식이라고 말하는 메뉴는 대부분 고지방, 고염분, 고당분 음식이다. 만약 야식이 현대인이 피해갈 수 없는 호르몬 현상이라면 메뉴는 좀 바꾸는 것이 좋겠다. 치킨은 아주 가끔, 조금만 먹고 말이다.



글 : 오가희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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