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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바다 사막화, 원인은 성게냐. 지구온난화냐? 목록

조회 : 2233 | 2016-08-10

바다사막화
 

에메랄드빛 바다, 철썩이는 파도, 새하얀 모래사장,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솔숲. 모든 것이 그림 같다. 아빠와 태연, 바닷가를 걸으며 한껏 휴가 기분에 취한다.



“아빠, 정말 바다가 너어어무 예뻐요. 이상하게 올해는 물 색깔도 더 예쁜 거 같지 않으세요? 하얀 바닥이 들여다보여서 그런가, 이런 걸 바로 에메랄드빛이라고 하는 거죠, 캬~!”



“바다 바닥이 하얀 게 예뻐 보이냐? 하긴 잘 모르는 사람 눈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실 그건 점점 사막화되고 있는 바다의 슬픈 얼굴이란다.”



“에이, 바닷물이 이렇게 출렁출렁 가득한데 무슨 사막화예요. 농담도 참.”



물 없는 사막이 된다는 게 아니라, 마치 사막처럼 여간해서는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는 얘기야. 네가 좋아하는 물고기들의 씨가 마르고 있다고. 한 해가 다르게 부쩍부쩍 사막화가 진행되는걸 보자니 아빠 마음도 바짝바짝 마르는구나.”

“진짜요? 물고기가 못산다고요? 그건 절대 안 돼요! 제가 해산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잖아요. 사막화가 뭔지 자세히 좀 얘기해주세요.”



‘바다의 사막화’란 바닷가 바위에 살던 미역, 다시마, 감태같은 해조류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산호말 같은 석회조류가 차지하는 현상을 말한단다. 석회조류는 해안 바위 등에 넓게 퍼지는 두꺼운 탄산칼슘 층이어서 그 위에서는 도저히 해조류가 살아남을 수가 없거든. 석회조류가 보통 흰색이나 옅은 분홍색을 띠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는 ‘whiting event(백화현상)’라고 부르고, 우리나라에서는 갯바위 갯지렁이 할 때 쓰는 ‘갯’과 녹는다는 뜻의 ‘녹음’을 합쳐 ‘갯녹음’이라고 부르고 있지. 이름이야 어찌됐든, 결론은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그걸 먹고 살던 물고기도 사라져버려 바다가 황폐해진다는 거야.”



“말만 들어도 섬뜩해요. 근데 해조류가 없으면 정말 물고기가 못 살아요?”



“해조류가 없는 바다는 나무가 사라진 숲과 비슷하다고 보면 돼. 숲에 나무가 없으면 공기가 나빠지고 짐승이 숨을 곳이나 먹을 것이 부족해져서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가 될 거야. 그렇지? 바다도 마찬가지란다. 해조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바닷물에 산소를 공급하고, 새우나 게, 고등 같이 바다 바닥에서 생활하는 저서생물(底棲生物)의 먹이가 되어준단다. 또 많은 물고기가 해조류를 은신처 삼아 서식하기도 하지. 그런데 해조류 대신 석회조류가 바다 바닥을 차지하면, 산소 부족으로 적조현상이 나타나기 쉽고 바다 생명체의 개체 수는 물론 종까지 확 줄어들면서 황폐한 바다가 돼 버린단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데요? 대체 얼마나 많은 바다가 사막화 되고 있는 거예요?”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부터 조금씩 시작되더니 최근 들어 사막화 속도가 부쩍 빨라지고 있단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조사한 바로는 동해안의 60% 이상에서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다는구나. 속초는 무려 80%의 바닷가에서 갯녹음이 시작됐고, 포항과 울산, 영덕 쪽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해. 심지어는 청정해역인 울릉도 독도 연안도 30% 가까이 사막화가 진행됐다니 보통 심각한 게 아니야.



“이거 진짜 큰일인데요? 이유가 뭐예요?”



“학자마다 여러 가지 원인을 주장하고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건 성게와 지구온난화란다.



“지구온난화는 왠지 이유가 될 것도 같은데, 성게요? 겨우 성게 때문에 이렇게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성게만 딱 집어서 그렇다는 건 아니고 성게나 불가사리 같이 해조류를 먹고 사는 동물 즉, 조식동물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거야. 성게는 갯녹음이 진행돼서 해조류가 줄어든 뒤에도 끝까지 살아남아 해조류를 싹 다 먹어치우는 특성이 있단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유조선이 좌초되는 바람에 성게가 싹 다 죽었을 때는 해조류가 무성했다가 다시 성게가 나타나자 크게 줄어든 사례도 있어요. 성게가 해조류를 엄청나게 먹어치우고 이 때문에 갯녹음이 일어나는 게 사실이라는 얘기지.”



“아, 그러고 보니 하얗게 변해버린 바위 위에 검은 점 같은 게 자잘하게 박혀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게 성게였구나! 쫌 징그러운 걸요.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성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있었을 텐데, 갯녹음은 최근에 갑자기 심해졌다면서요. 그럼 성게가 확 늘어난 거예요?”



성게와 불가사리의 천적이 감소하면서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났다는 거지. 하지만 모든 원인을 성게한테 돌릴 순 없어요. 요즘엔 지구온난화를 더 큰 원인으로 보는 학자도 많단다. 갯녹음의 주범인 석회조류는 따뜻한 물에서 훨씬 더 잘 자라거든.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석회조류가 빠르게 퍼졌고 그 때문에 해조류가 사라지게 됐다는 주장이야.”



“지구온난화 정말 싫어요. 날씨를 이렇게 덥게 하는 것도 모자라서 내가 사랑하는 광어, 갈치, 오징어 등 맛있는 물고기들까지 괴롭히고! 갯녹음 문제 더 이상 이대로 둘 수는 없어요. 이제 우리가 나설 때라고요. 자, 출발!”



“어, 어딜 가자고? 지구온난화를 막으러 가자고?”



“아니, 그것까지는 어린 제가 하기 힘들 것 같고요. 성게를 해치우러 가자고요. 전 오늘부터 매일 성게 비빔밥 세 그릇, 성게 미역국 다섯 그릇을 먹어치우는 어린이가 돼서 바다 사막화를 온 몸으로 막아내겠어요. 뭐하세요, 빨리 출발하자니깐!”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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