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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자동차에 맞춰 타이어도 변신 목록

조회 : 3139 | 2016-07-27

타이어

 

1885년 독일의 다임러와 벤츠가 발명한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는 앞바퀴 1개에 뒷바퀴는 2개이고 생김새는 마치 마부가 없는 마차 같았다. 최대 시속 1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이 자동차는 느린 속도보다 더 중요한 부작용이 하나 있었다. 승차감이 좋지 않아 조금만 오래 타면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부작용의 원인은 목재를 사용하고 겉에만 금속으로 감아 만든 바퀴에 있었다.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한 이는 엉뚱하게도 스코틀랜드인 수의사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 1840~1921)이었다. 아일랜드의 작은 도시 벨파스트에 살고 있던 그는 외아들 조니에게 세 바퀴 자전거를 선물했다.

타이어사진 1. 공기 타이어를 발명한 존 보이드 던롭
(출처: wikipedia)

 


그런데 당시의 모든 바퀴가 그랬듯이 나무 위에 무쇠를 씌워 만든 자전거를 타고 놀던 조니는 자전거만 타면 두통을 호소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니가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얼굴을 심하게 다치고 말았다. 던롭은 아들의 상처를 보며 돌멩이에 부딪쳐도 넘어지지 않는 바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가 제일 먼저 떠올린 아이디어는 바퀴에 무쇠 대신 고무를 씌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무를 입혀도 덜컹대기는 마찬가지였다. 고민에 빠진 던롭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바로 축구공이었다. 조니가 바람이 빠진 축구공을 들고 와서 공기를 넣어 달라고 조른 것. 그 순간 던롭은 고무바퀴에 공기를 넣어 보자는 기발한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공기 타이어가 탄생했다. 질기고 늘어나는 성질을 지닌 고무와 공기압의 만남은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켜 승차감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던롭은 1888년에 특허를 신청하고 ‘던롭공기타이어회사’를 설립했다.

자전거를 위해 만든 공기 타이어를 자동차에 적용한 건 프랑스 회사 미쉐린이었다. 1895년에 미쉐린에서 던롭 타이어를 응용한 자동차 타이어를 개발하자 그때부터 대부분의 자동차 바퀴에 공기 타이어가 장착됐다.



 

타이어사진 2. 1922년 미쉐린 광고
(출처: wikipedia)

 


이후 자동차용 타이어는 진화를 거듭했다. 카본 블랙이라는 혼합물을 섞어 내구성을 증대시켰으며, 1915년에는 타이어에 일종의 뼈대인 ‘코드’가 사용됨으로써 하중을 견디고 수명도 늘어나게 됐다. 또 1949년에는 타이어 속에 튜브가 없는 ‘튜브레스(tubeless)’ 타이어가 등장해 자동차가 더욱 안전해졌다.



1999년 독일의 BMW는 런-플랫(Run flat) 타이어를 처음 양산차에 적용함으로써 펑크가 나도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런-플랫 타이어로 인정받기 위해선 펑크가 나 공기가 다 빠진 상태에서도 시속 80km로 80km 이상의 거리를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아예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 ‘비공기입 타이어(Non-pneumatic Tire)’의 상용화도 멀지 않았다. 트레드, 스포크, 휠로 구성되는 이 타이어는 구조적 형상만으로 차량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다. 즉, 조종성과 마찰력을 차량 하중에 전달하는 트레드가 공기압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비공기입 타이어는 소재 및 외관, 공정까지 기존 타이어의 모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미래형 타이어다.



형태면에서 기존 타이어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의 타이어도 개발되고 있다. 이 타이어의 모양은 바로 던롭에게 공기 타이어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축구공과 똑같다. 축구공처럼 완벽한 구형으로 생긴 타이어의 경우 기존 형태의 타이어와 달리 한 지점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마치 굴렁쇠처럼 생긴 기존 타이어는 오직 핸들이 지정해주는 직선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공 모양의 타이어는 그 자리에서 360도의 어느 방향으로든 주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좁은 공간에서도 주차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날 경우 즉각 다른 방향으로 피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은 곧 다가올 자율 주행차 시대에 매우 유리하다. 운전자의 역할이 줄어드는 자율 주행차의 운행 중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날 경우 즉각 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공 모양의 타이어에 차축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 걸까. 지난 3월 미국의 타이어 업체 굿이어가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이글-360’에 그 해답이 숨어 있다. 굿이어는 이 미래형 타이어의 홍보 영상에서 공 모양의 타이어가 자기부상 방식으로 제 위치에 고정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즉, 차의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기어가 자기부상 열차의 자석 코일과 같은 역할을 해 공 모양의 타이어를 차축과 바로 연결시키지 않고 약간의 틈을 줘서 고정시키는 것이다. 타이어가 차축과 떨어져 있으면 움직임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기존 타이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한 ‘이글-360’에는 생체모방 기술도 적용될 예정이다. 타이어의 홈 속에 스펀지와 비슷한 생체모방 소재를 삽입함으로써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탁월한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생체모방 소재가 물을 흡수한 뒤 원심력을 이용해 접지면에서 물을 방출해주기 때문이다. 이 생체모방 소재는 도로가 젖었을 땐 부드러워져 미끄러짐을 방지해주고, 도로가 건조할 땐 딱딱해져 적절한 주행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이글-360’과는 약간 다르지만 국내의 한국타이어에서도 ‘볼핀 타이어’라는 이름의 공 모양 타이어를 개발 중이다. 이 타이어는 자이로스코프와 자이로센서가 공 모양의 타이어 균형을 잡아준다. 또 3개의 옴니휠 시스템이 360도의 방향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기술이 적용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미래형 타이어의 첨단 기술은 각종 안전센서를 장착해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타이어 상태 및 노면 상태, 노면 환경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타이어의 개발이다. 스마트 타이어는 주행 중 펑크가 나기 전에 타이어 공기압을 운전자에게 알려주거나 기후 및 노면의 조건 등을 인식해 타이어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 된다. 미래 자동차의 놀라운 기술 진보에 맞춰 타이어도 공진화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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