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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 버튼 없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목록

조회 : 2887 | 2016-06-15

층 버튼 없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두레박은 낮은 곳의 물을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그 유래가 기원전까지 올라가는 두레박은 원래 ‘물건’을 운송하는 수단이었지만, 차츰 ‘사람’까지 운송하게 됐다. 바로 현대인이라면 하루에 한번쯤 이용하는 운송수단, 엘리베이터다. 초기에는 물을 이용했지만 증기기관을 거쳐 전동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초고층빌딩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지금, 엘리베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대만의 타이베이금융센터(508m)이지만 더 높은 초고층빌딩이 속속 건설되고 있다. 2009년 완공을 목표로 버즈두바이(705~950m)가 곧 왕좌에 오를 전망이다. 건물 높이가 20층만 넘어도 비상구 계단보다 엘리베이터가 우선적인 운송 수단이 된다. ‘편리한’ 운송수단에서 ‘필수적인’ 운송수단이 된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정교한 장치다. 엘리베이터 한 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품은 모두 3만~5만개. 이들이 정밀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운행된다. 기본 요소는 승객이 타는 밀폐된 공간인 ‘카’(car)와 카를 올리고 내리는 ‘로프’와 이들을 건물에 고정하는 ‘고정도르래’다. 두레박에서 물 담는 바구니, 줄, 고정도르래가 필요한 것과 똑같다.



로프는 안전을 위해 가장 튼튼히 만드는 부분이다. 여러 겹의 강철을 꼰 선을 다시 꼬고, 이를 섬유 소재의 심 중심으로 감아 만든다. 최대 정원 무게의 10배를 견딜 만큼 튼튼하다. 윤활유를 발라 마찰로 닳지 않게 하고, 정기적으로 교체한다. 로프의 다른 쪽 끝에는 무거운 균형추가 달려있다. 최대 정원의 40~45% 무게로 엘리베이터가 올라갈 때 내려오고, 내려갈 때 올라와 전동기의 부담을 줄여준다. 투명 엘리베이터에서 엘리베이터가 올라갈 때 균형추가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로프가 없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각각의 카에는 전동기가 부착되고, 카의 옆에 달린 바퀴는 엘리베이터 통로에 있는 레일에 꼭 고정돼 움직인다. 로프가 없으면 하나의 엘리베이터 통로에 여러 대의 카를 운행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로프를 교체할 필요도 없고, 엘리베이터가 수직은 물론 수평으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로프가 없는 엘리베이터는 정전 시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고 전력 소모도 훨씬 많아 아직 많이 쓰이지 않는다.



건물의 높이가 계속 올라가면서 엘리베이터가 갖춰야 할 조건도 더 많아졌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속도. 현재 타이베이금융센터에는 1층부터 꼭대기까지 30초에 주파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있다. 아파트에 설치하는 중저속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분당 45~120m. 이 엘리베이터로 타이베이금융센터 꼭대기까지 오르려면 무려 11분이나 걸리니 초고층건물에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필수다.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초고속 엘리베이터 카의 상ㆍ하부는 유선형으로 설계돼 있다. 벽과 바닥은 이중으로 만들어 진동을 줄인다. 공기의 흐름과 압력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며 설계한다. 승차감도 중요하다.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의 최대 속도 수준이다. 승객들이 속도 변화를 최대한 느끼지 못하도록 가속ㆍ감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승차감에서 가속도 변화도 더 중요한 것은 기압의 변화다.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위 기압이 낮아지면 고막이 팽창하며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우주비행사가 기압 적응훈련을 받을 때 쓰는 수학 모델로 연구한 결과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움직여도 기압차가 1800Pa(파스칼, 1Pa=1N/㎡) 이하이면 불쾌감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 초고층건물의 엘리베이터는 1층과 최고층의 기압차이가 1800Pa를 넘지 않도록 설계한다.



엘리베이터를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한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전문가 따르면 승객의 조급함은 기다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하고, 승객은 엘리베이터를 40초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고 한다. 승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수학자들과 프로그래머들이 머리를 모으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시스템은 ‘목적지예고시스템’. 승객이 1층에서 가고자 하는 층의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 제어시스템은 여러 엘리베이터 중에서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보낸다. 승객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층이 표시된 엘리베이터를 타면 된다. 행선 층이 같거나 비슷한 승객들이 함께 타기 때문에 도착 시간과 에너지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당연히 목적지예고시스템을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층을 선택하는 버튼이 없다.



인공지능으로 점점 똑똑해지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예를 들어 출근시간에는 1층에서 각 층으로 올라가는 수요가 많을 것이고, 점심시간에는 각 층에서 식당으로 가는 수요가 많을 것이다. 시간에 따라서, 또 요일에 따라서 엘리베이터의 움직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데이터로 축적해 승객이 가장 적게 기다리도록 엘리베이터를 운행한다.



최근에는 초고층 엘리베이터를 넘어 우주엘리베이터가 거론되고 있다. 적도 상공의 우주에 정지위성을 띄우고, 이 정지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50km 높이의 탑과, 강철보다 100배 튼튼한 로프가 필요한 등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과학자들은 50년 내에 실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레박에서 출발했던 엘리베이터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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