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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우주와 지구에서 각각 1년 후? 목록

조회 : 2549 | 2016-05-25

쌍둥이, 우주와 지구에서 각각 1년 후?

 



아인슈타인의 쌍둥이 역설(Paradox)은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를 비행하고, 다른 형제는 지구에 남아 있다면 광속으로 움직이는 쪽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이다.



우주여행이 낳는 시간 지연 효과는 SF 팬들에겐 새로울 게 없는 소재다. 지난 2014년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블랙홀과 웜홀, 일반상대성이론을 잡담의 소재로 만들었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인 쿠퍼와 아멜리아는 블랙홀 주변의 행성 표면에서 단 몇 시간을 보냈지만 행성 밖 우주선에서 기다리던 이와 그들 사이엔 수십 년의 차가 생긴다. 시간 지연은 영화 말미에 지구 나이로 124살이 됐지만, 여전히 40세인 쿠퍼와 99세의 딸 머피가 재회하는 장면으로 절정을 이룬다. 이전에도 스타트랙 등의 우주여행을 다룬 영화에서 단골 소재였다.



이제 인류는 이론이나 영화 속이 아닌 실제 쌍둥이 실험 결과를 가지게 됐다. 지난 2015년 3월 28일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40일간 NASA는 쌍둥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NASA 최초의 쌍둥이 우주비행사로 화제가 되었던 마크 켈리와 스콧 켈리가 이 실험의 주인공이다. 유전자 구조가 거의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로, 한 명은 지구 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다른 한 명은 지구에서 머물면서 우주 공간에서의 장기간 생활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이다. 마크 켈리가 지구에, 스콧 켈리는 ISS에서 1년간 이 실험에 참여했다. 러시아 우주인 미하일 코르니엔코도 ISS에 함께 상주했다.



NASA는 2030년에 유인 화성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5억6천만km 이상 떨어진 화성에 가려면 약 7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장기간 우주 생활이 인체에 일으킬 변화를 예측하고 우주비행사들의 건강을 지킬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물론 NASA는 이미 우주에서의 인체 변화에 관한 상당한 연구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주비행사 임무는 체류 기간이 6개월 미만이었고, 지구에서 지낸 경우와 비교할 수 있는 대조군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전자 구조가 거의 동일한 쌍둥이 우주인의 실험은 지구와 우주에서의 변화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되리라 기대된다.



이 실험에는 NASA 외에도 스탠퍼드대, 콜로라도주립대, 존스홉킨스대, 코넬대 등 12개 대학의 연구진과 20개 이상의 기업들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두 형제의 체중, 근육량, 골밀도는 물론 눈동자 모양까지도 관찰하고 뇌와 심장 등 각 장기의 변화를 측정했다. 혈액은 물론 타액과 대소변 샘플, 신체가 배출하는 모든 것이 연구 대상이다. 또 장기간의 우주 체류가 인지와 추론 능력, 판단력 등에 미치는 영향도 살핀다. 연구자들은 특히 DNA와 RNA를 분석해 유전적 특징이나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데, 활성화되면 암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의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자를 집중적으로 살피게 된다. 우주에 머무는 기간은 대략 1년이지만 연구 기간은 총 3년이다. 연구는 출발 전에 이미 시작됐다. 비행 전과 비행 중, 지구 귀환 후 6개월 뒤까지 지속적인 생체 검사를 받는다. 골밀도 같은 경우는 변화가 즉각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조사해야 한다.



우주 공간에서는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까? 약물에 대한 반응은 지구에서와 같을까, 다를까? ISS는 지구보다 벌레나 박테리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적은 공간이다. 그렇다면 인체는 면역 작용을 위한 T세포를 덜 생산하게 될까? 아니면 고립과 스트레스, 방사능, 낮은 중력과 수면 장애와 같은 다른 요인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면역 체계를 가동할까?



연구진은 두 형제의 면역 시스템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 동시에 플루 백신을 투여했다. 그리고 백신 투여 뒤 T세포 반응이 가장 활발한 1주일 뒤에 혈액을 채취했다. 이 혈액 샘플은 그간 유전적으로 유사한 8~82세의 쌍둥이 210쌍에게 백신 투여해 전후를 비교한 데이터와 비교하고 연구될 예정이다. 또 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 부위로 노화의 비밀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텔로미어(telomere) 길이를 비교하면 우주와 지구, 어느 쪽에서 더 빨리 늙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ISS에 머무는 쪽이 덜 늙겠지만 우주 공간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번 실험에서는 우주에서 최초로 작물 재배를 시도했다. 1년 동안 인체 실험 외에도 식물도 직접 재배해 적색과 청색 LED를 번갈아 쬐어 기른 로메인 상추와 채소의 일종인 아루굴라를 수확해 먹었다. 백일홍 꽃을 피우는데도 성공했다. 백일홍은 발육기간이 60~80일로 길고 환경에 더욱 민감해 키우기 쉽지 않았던 만큼 성공의 의미가 크다. 앞으로 토마토와 같은 식용 작물의 재배 가능성도 커졌다. 영화 ‘마션’에서처럼 감자를 직접 재배해 먹는 것도 희망사항만은 아니다.



NASA는 스콧 켈리의 귀환 뒤에 우주 공간에서의 신체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생쥐를 ISS로 보냈다. 이전까지의 생쥐 실험은 대체로 2주 정도의 기간이었지만, 이번엔 최장기간인 6주로 계획하고 있다. 우주생활은 우리 몸의 뼈와 근육을 약하게 한다. 인체에는 대략 1kg의 칼슘이 있지만 우주에 1년 간 머물면 이중 약 300g이 빠져 나가 뼈가 약해진다. 근육량도 평소보다 5~20% 감소한다. 이번 생쥐 실험은 근육의 소실과정과 그 결과를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생쥐는 며칠만 우주에 체류해도 사람이 몇 달 체류한 것과 동일한 변화를 겪기 때문에 장기간 우주 체류 시 인체에 나타날 변화를 예측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장기간 우주 체류 시 나타나는 인체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화성 때문이다. 유인 화성탐사는 왕복 비행만 14개월 이상 걸리는 대장정이다. 식수 공급, 낮은 중력, 우주 방사능 등 화성 유인탐사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제 첫 발이다. 쌍둥이 우주비행사는 귀환했고, 지구가 아닌 곳을 향한 인간의 항해는 곧 시작된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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