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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옥한 토양의 신 토룡(土龍) - 지렁이 목록

조회 : 3632 | 2016-02-03


비옥한 토양의 신 토룡(土龍) - 지렁이

찬바람 부는 계절이면 유난히 입술이 트는 L양은 입술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립스틱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 립스틱에 평소 만나면 몸서리 치는 지렁이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지렁이의 피부는 건조를 막는 특수한 기름 성분을 가지고 여성용 립스틱의 촉촉함을 유지시키는 비밀은 거기에 있는 것이다.요즘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가 많아 흔하게 지렁이를 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땅 위를 소리 없이 기어 다니는 지렁이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생긴 모양이 징그러워서 지렁이는 혐오의 대상으로 취급 받아왔던 지렁이. 하지만 징그럽다고 피해 다니거나, 쓸모라고는 낚시 밥이 고작이라고 지렁이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지렁이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기 때문이다.땅 속에는 여러 가지 생명체들이 살고 있지만, 지렁이는 특히 전세계 어디에나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무게로 따지자면 땅 속 생물체 전체 무게의 80%를 지렁이가 차지하고 있다. 지렁이는 썩은 나뭇잎이나 동물의 똥 등 유기물을 즐겨 먹는다. 특히 낙엽이 진 뒤 오래된 것일수록, 단백질 함량과 당 함량이 많은 것일수록 좋아한다. 지렁이는 신선한 나뭇잎에 점액을 분비해 잎을 습하게 만들고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가 진행되면 먹는다. 

지렁이가 먹이를 먹는 과정은 생태계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동물의 똥이나 식물의 잎은 그 자체로는 토양에 흡수되기 어려워서 영양분으로도 쓰이기 힘들다. 지렁이와 같은 토양 생물과 미생물이 이들 유기물을 잘게 분해해 영양 흡수를 촉진한다. 지렁이가 유기물을 먹고 뱉은 배설물 역시 토양을 건강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지렁이는 먹이를 먹은 뒤 12~20시간 뒤에 배설하는데, 이 배설물은 분변토라 불리며, 거름 성분으로 쓰이는 N, P205, K20 외에도 탄소, 아민산, 유기물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지렁이의 생태는 토양의 순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렁이는 지표의 낙엽 등 유기물을 땅 속 서식지로 운반해 흙과 함께 섭취한다. 지렁이가 먹이를 서식지까지 운반하는 과정을 통해 지표의 유기물은 땅 속으로, 땅 속의 광물은 지표로 순환하게 된다. 농사를 지을 때 쟁기로 밭을 가는 행위를 지렁이는 평생토록 하는 셈이다. 지렁이가 많이 사는 토양은 이 같은 지렁이의 행위로 땅 속에 많은 미세한 굴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지렁이 서식 지역의 흙은 스폰지 같이 폭신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돌을 고르고 거름을 줘 잘 갈아놓은 비옥한 밭의 느낌과 같다. 지렁이가 살면서 만들어 둔 땅 속 통로는 빗물을 땅 속 깊이 빠르게 시켜 식물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같은 지렁이의 특성 때문에 농사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에는 지렁이가 많다. 지렁이를 많이 풀어 놓으면 토양이 비옥해진다. 지렁이는 농경 생활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생물이다. 

농경 사회가 시작된 이래로 인류는 건강한 땅에 지렁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20세기 들어 지렁이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지렁이의 분변토를 이용한 비료나 지렁이를 농경지에 인공적으로 서식케 하는 지렁이 농법 등이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근래에는 유기물을 섭취해 안정된 물질로 전환시켜 배설하는 특성을 이용해 음식물쓰레기와 가축 폐기물, 하수 시설의 슬러지 및 분뇨 처리에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얼마나 징그러우면 이름마저 지렁이일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렁이라는 이름이 ‘지룡(地龍)’, 즉 땅 속의 용에서 왔다는 학설도 있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지렁이. 그 지렁이는 오늘도 지구 토양의 안녕을 짊어지고 흙 속을 소리 없이 기어 다니고 있다.

 

글: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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