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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로 피운 알록달록 종이꽃 목록

조회 : 4257 | 2014-11-12

“아, 이 사진이 여기 있었네!” 
다음 주는 민족 명절인 설날. 미루고 미루다가 아내 김 씨의 등쌀에 못 이겨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정리하던 짠돌 씨.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사진 파일을 정리하던 중에 예전에 찍었던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수줍게 피어난 진달래 뒤, 더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김 씨가 있었다. 아이 특유의 멍한 표정으로 어색한 브이를 만들고 있는 어린 막신도 엉거주춤 섰다. 무겁게 내려앉은 흐린 하늘에서는 간간히 휘날리는 눈발. 눈 오는 4월이지만 그래도 꽃은 핀다. 
“이거 기억나? 왜 우리 성산동 월세집 살 때 찍은 거. 꽃구경 가자고, 기껏 날 잡았더니 그 날 눈 왔잖아.” 
“어머 진짜 오랜만이다 이 사진. 자기가 디지털카메라 사고서 처음 찍은 사진 아냐. 이 날 진짜 추웠지. 갔다 와서는 막신이 감기 걸려서 된통 혼나고. 후후.” 
“어 난 기억 잘 안 나는데. 나 그 때 아팠나?” 

하드디스크 구석에 처박혀 가사 상태에 빠져있던 추억이 살아났다. 세 식구는 5년 전 사진 앞에서 옛 기억을 더듬었다. 그 때 계속 볼을 부풀리고 있던 막희가 불쑥 끼어들었다. 
“나는 왜 없어? 왜 나만 빼놓고 놀아?” 
“막희는 그 때 엄마 뱃속에 있었어. 이거 봐, 저기 꽃 뒤쪽에 엄마 배 부른 거 보이지?” 
“거짓말! 저기 나 없잖아! 나 빼놓고 놀러간 거지? 너무해!!!” 

자기만 따돌린다며 숫제 통곡을 하는 막희를 안아 든 짠돌 씨는 조심스레 목을 가다듬었다. 
“크흠. 막희야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어. 막희가 원하는 게 뭐야?” 
“나도 (훌쩍) 엄마 아빠 오빠랑 (훌쩍) 꽃이랑 (훌쩍) 사진 찍을래 (훌쩍) 지금 당장!” 
“지금 진달래는 안 피는…. 아냐 아냐! 아빠가 진달래보다 더 예쁜 꽃을 만들어줄게. 그거 들고 사진찍자, 응?” 

실험방법 
1. 준비물 : 양배추 1/4쪽, 한지, 꽃 철사, 식초, 비눗물, 소다, 냄비, 가열기구, 스프레이, 면봉 
2. 붉은 양배추를 잘게 잘라 냄비에 넣고 양배추가 담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3. 천천히 저으며 냄비 속 물이 자주색을 띨 때까지 약한 불로 서서히 가열한다. 
4. 양배추 지시약이 식는 동안 한지를 이용해 꽃을 만든다. 
① 10cm×10cm으로 자른 한지 4장을 겹쳐 그림과 같이 1cm 두께의 부채모양으로 접는다. 
② 부채모양으로 접은 한지 중앙에 철사를 반으로 접어 꼬아 고정한다. 
③ 양쪽의 잎 한 장씩을 번갈아 가면서 올린다. 
5. 한지로 만든 4개의 꽃에 각각 식초, 소다, 비눗물, 수돗물을 면봉을 이용해 바른다. 
6. 분무기에 양배추 지시약을 넣고 각각의 꽃에 뿌린다. 
7. 용액의 산성도에 따라 달라진 한지 꽃의 색깔을 관찰한다. 
(집에 있는 여러 과일이나 음료수로 실험을 해도 된다.) 

“와~. 아빠, 이 꽃 어떻게 만든 거야?” 
“이건 산성과 염기성의 마법이야. 수소원자가 물에 녹으면 전자를 잃어버리고 수소이온으로 변해. 수소이온이 많으면 산성, 적으면 염기성을 띠게 되지. pH라는 기호 본 적 있지? ‘패하’라고 읽는 이 기호는 수소이온이 얼마나 있냐를 의미해. 0부터 14까지 있는데, pH7이 중성, 7이하가 산성 7이상이 염기성이야.” 

“산성이랑 염기성은 어떻게 구별하는 거야?” 
“일반적으로 산성은 신맛이 나고 염기성은 쓴맛이 나. 또 염기성 물질은 미끈거리는 성질도 갖고 있어. 우리가 아까 넣은 식초나 레몬은 산성, 소다와 비눗물은 염기성이지. 그리고 토하거나 하면 입 안에 신맛이 남잖아? 이건 강한 산성을 띠고 있는 위액이 올라와서 그래. 음… 그리고, 비누나 세제는 염기성인데 샴푸는 약산성이야. 피부에는 약산성 물질이 좋다는 말도 있지.” 

“양배추 역할은 뭐야? 왜 색이 변해?” 
“용액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 알아보기 위해 쓴 거야. 이런 물질을 ‘지시약’이라고 해. 실험실에서는 리트머스나 BTB용액, 메틸오렌지 용액, 페놀프탈레인 용액 같은 지시약을 주로 쓰지만 집에서 쉽게 구하기는 어렵잖아? 그래서 양배추를 이용한 거지.” 
“양배추가 어떤 능력이 있길래?” 
붉은 양배추 안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붉은 색소가 있어. 이 색소는 수소이온을 만나면 구조가 변하면서 색도 같이 변해. 수소이온의 양에 따라 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시약으로 쓸 수 있는 거지. 아까 봤듯이 산성 물질인 식초를 만나면 빨간색, 염기성 물질인 소다를 만나면 초록색을 띠어. 식초나 소다보다 산성, 염기성이 더 강한 물질을 넣으면 색이 또 달라지겠지?” 
“양배추 말고도 지시약으로 쓸 수 있는 물질이 있어?” 
“그럼~! 안토시아닌이 든 식물은 뭐든 지시약으로 쓸 수 있어. 그리고 요 안토시아닌은 여러 가지 식물에 참 많이 들어있는 색소거든. 이번엔 양배추를 썼지만, 여름에는 포도 껍질로 또 한 번 실험해 보자구.” 

만든 꽃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을 꺼내서 보고 웃는다, 잘 된 사진을 골라 컴퓨터에 보관한다 하며 부산을 떨다보니 어느새 밤이다. 아이들을 재우고 하품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짠돌 씨의 뒷목에 서늘한 시선이 내리꽂혔다. 

“그나저나 여보~. 하드디스크 정리는 대체 언제 끝내실 건가요~?!” 
“윽. 그…그게,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 나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어머나, 그럼 내가 할까? 응?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져? 뭐 감추고 싶은 거라도 있어?” 
“그런 거 없어, 없다구!” 
하드디스크 한쪽 구석에서 짠돌 씨가 젊은 시절 치기에 넘쳐 썼던 습작 소설이 발각됐다. 구정 연휴, 둘러앉은 친척들은 짠돌 씨의 ‘이세계 탈출 판타지’와 ‘연상연하 로맨스’와 ‘SES 팬픽’을 돌려보며 박장대소했다. 윷놀이 벌칙으로 머리에 한지로 만든 꽃을 달고 자신의 팬픽을 낭독한 짠돌 씨는 짜고 진한 눈물을 삼켰다. 저놈의 하드디스크, 내년 설 전에는 꼭 밀어버리리.


 

 

글 :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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