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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대별로 다른 건강검진, 제대로 알고 하자! 목록

조회 : 1285 | 2013-10-16

나이대별로 다른 건강검진, 제대로 알고 하자!

아빠는 엄살 대마왕이다. 그리고 그건 할머니로부터 유전된 것임에 백퍼, 천퍼! 틀림없다. 바야흐로 건강검진의 계절 가을. 만 66세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고 온 할머니의 폭풍 엄살이 시작됐다.

“아이고, 아범아 어멈아 태연아 그리고 몽몽아. 아이고오오오, 우짠지 관 뚜껑이 친구 같구, 고봉 무덤이 참말로 편안해 뵈두만. 내가 갈 날이 얼마 안 남은겨….”

아빠, 얼굴 가득 짜증 지대로다. 그러나 자칭 ‘남자 심청이’에 애교덩어리인 아빠가 할머니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일은 결단코 없다. 아빠, 얼굴 가득 부자연스러운 억지미소를 띠고 할머니를 달래기 시작한다.

“아잉, 엄마 왜 또 그래용~. 건강검진 받을 때마다 이렇게 싸고 누우면 내가 얼마나 속상한데. 우리 엄마 뚝!”

“아녀, 비만에 고지혈증까지 있다는디, 내가 안 죽고 배기냐. 우짠지 몸이 찌뿌둥한 게 아무래도 암에 걸린 게 틀림없구먼.”

“삼시 세끼 고기 생각만 하는 기름 좔좔 식성을 갖고 있으니까 그렇지잉~. 불쌍한 소, 돼지 그만 좀 잡숫고 운동 꾸준히 하면 금방 좋아지니까 걱정 마셔요. 물론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가 암이고, 현재 국내 암 환자가 백만 명에 육박하며, 증조할머니 할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것으로 봐서 우리에게 가족병력이 있는 건 확실해 보이지만 그래도….”

아빠의 말이 길어질수록 할머니의 얼굴에서 핏기가 싸악 사라진다.

“잠깐! 아범아, 그러니께 내가 암이란거여? 하이고오오오. 그려서, 얼마나 살겄냐? 흑흑”

“아니, 그게 아니고요. 암이 위험하긴 하지만 건강검진 열심히 받아서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율(5년 생존율)이 90%나 된다고요. 나라에서도 생애 주기에 따라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누구나 건강검진을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하게 해주는데, 그걸 잘 모르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아빠는 이때부터 장황한 설명에 들어간다. 생애 주기별 건강검진은 모두 5가지 종류다. 우선 생우 4개월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영유아검진은 총 7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이 검진은 성인검진처럼 질병을 발견하려고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비만이나 성조숙증 등에 걸리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보호자에게 아기의 성장에 맞는 적절한 건강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만 7세부터 18세까지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검진은 총 4번에 걸쳐 이뤄지며, 성장발육을 평가하고 학생의 건강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하는데 집중한다.

다음으로 만 19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건강검진은 주로 대사증후군 등 장기적 영향을 주는 질병을 파악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지역세대주와 직장가입자, 그리고 만 40세 이상 세대원과 피부양자는 매 2년마다 1회씩, 비사무직은 매년 실시하고 있다.

암 검진은 의료급여수급자와 저소득층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5대 암(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검진해주는 것으로, 위암은 40세 이상 2년에 한 번, 간암은 40세 이상 고위험자에 한해 1년에 한 번, 대장암은 50세 이상 1년에 한 번, 유방암은 40세 이상 여성에 한해 2년에 한 번, 자궁경부암은 3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검진을 실시한다. 국가 암검진을 통해 암으로 판정된 사람은 암 치료비의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

“끝으로 오늘 엄마가 받은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이 있는데요. 신체적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만 40세와 만 66세 국민을 대상으로 각종 질환과 건강상태를 1, 2차에 걸려 매우 정밀하게 검진해주고 있다고요. 엄마는 그동안 온갖 건강검진을 아주아주 충실하게 잘 받아왔기 때문에 관 뚜껑이 친근하다거나 무덤이 편해 보인다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릴랑은 개나 줘 버리라고용~~.”

“고?에?? 그럼 나 안 죽는겨? 헤헤, 그럼 다시 소, 돼지, 닭, 오리들을 먹으며 즐겁게 식사를 즐겨야겠구먼!”

“엄마, 그건 아니아니~ 아니 돼어욤! 고기는 줄이고, 운동도 해야 된다고요. 얼마 전에 그 똑똑하다는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박사들이 공동 연구한 결과, 운동이 심혈관 질환 약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효과를 낸다고 발표를 했단 말이에요. 심장발작 치료와 당뇨병 예방에도 약과 같은 효과를 냈고요. 그러니까 오늘부터 매일 꼭 운동, 약속해 ?~~.”

“알았구먼, 내 당장 운동장 열 바퀴를 달리고 올 테니께….”

“스톱! 그건 절대 안돼요.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과 같은 강도로 비슷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요. 어르신들은 특히 조심스럽게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운동 중에 숨을 멈추는 동작이 있는 건 절대 하면 안 되고, 가급적 느린 운동을 하는 게 좋고, 운동 전후로 꼭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해야만 해요. 안 그러면 혈압이나 쇼크로 위급한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혹시나 본인이 모르고 있는 질병이 있을 수 있으니까 건강검진을 한 다음, 의사에게 운동을 처방받아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요. 알았지용?”

아빠의 말을 다 듣고 난 할머니, 깊은 한숨을 쉰다. 가을 낙엽처럼 쓸쓸한 표정이 얼굴 가득이다.

“그려, 난 이제 고기도 안되구, 운동도 암거나 하믄 안되구, 뭐도 안되구 또 뭐도 안되구… 안되는 거 투성이인 퇴물이 된 것이구먼. 에고, 이제 진짜루 관 뚜껑 열어야 쓰겄다.”

“아잉, 그런 슬픈 표정 짓지 마요오~. 다 엄마 건강하라고 하는 얘기잖아요. 엄마 옆에는 언제나 이 귀요미 아들이 있잖아. 응? 기운 내요!”

아이처럼 겁 많고 투정만 늘어난 할머니,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따듯하게 보듬는 아빠. 왠지 가슴이 찡해지는 풍경이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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