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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빌딩 꼭대기는 어지럽다? 목록

조회 : 2471 | 2013-10-02

현재 중동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버즈 두바이’라는 건물이 공사 중에 있다. 2008년 12월 완공 예정인 이 건물은 808미터 높이에 162층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준공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63빌딩, 타워팰리스 등을 비롯해 전 세계의 초고층빌딩 설계를 전문으로 해 왔던 미국의 SOM사가 설계를, 우리나라의 삼성건설이 시공을 맡아 현재 사흘에 한 층씩 올라가고 있다.

초고층건물이라 하면 오늘날엔 통상 30층 이상 높이의 건물을 일컫는 용어이다. 이와 같은 초고층건물의 건축에는 그보다 낮은 건물에 적용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공법이 필요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엄청난 규모와 높이의 건물을 어떻게 지을 수 있을까?

버즈 두바이와 같은 초고층 건축의 핵심은 ‘코어월’(Core Wall)을 올리는 것이다.글자 그대로 핵심이 되는 벽체로서, 사람으로 치면 척추에 해당된다. 건물 중심부에서 이 코어월이 지반 깊숙이 단단하게 박혀서 올라가면 주변 건물공간이나 시설물들의 공사는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초고층빌딩의 코어월에는 당연히 매우 높은 기준의 구조강도가 요구된다. 건축용 콘크리트의 강도는 단위면적당 지탱할 수 있는 무게로 나타내는데, 버즈 두바이의 코어월에는 800㎏/㎠의 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되고 있다. 즉 가로 세로 1㎝의 좁은 면적 위에 몸무게 70㎏인 남성 11명이 동시에 올라가도 끄떡없는 정도인 것이다. 이런 고강도 콘크리트는 지진 등의 재해를 대비하기도 하지만 건물의 효율성을 높이는데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강도가 약한 콘크리트를 쓰면 그만큼 벽체나 기둥이 두꺼워져야 하기 때문에 사용 면적이 줄어들어 건물의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래에 더 높은 초고층빌딩이 세워지려면 궁극적으로는 콘크리트가 아닌 다른 신소재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는 검증이 끝난 우주 엘리베이터 같은 경우 강철보다 더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탄소 나노섬유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신소재는 높이 1km이상의 초고층건물에도 매우 유용한 자재가 될 수 있다. 물론 엄청난 고비용이 문제가 되겠지만….

초고층건물 건축 시에는 정확한 계측도 필수적이다.높이 올라가는 만큼 지면과 정확히 수직을 이루지 못하면 최상부의 오차는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버즈 두바이의 예를 들면 인공위성 3대를 이용한 ‘GPS계측시스템’을 사용한다. 건물의 무게로 인해 콘크리트가 압착되어 높이가 미세하게 줄어드는 것까지도 미리 수정하며 건축을 진행하는데, 허용 오차가 2cm정도에 불과하다.

건축물의 자재는 어떻게 상층으로 운반할까?타워 크레인을 아예 건물 자체에 직접 설치해서 이용한다. 건축이 진행되어 층수가 올라갈 때마다 아래층에 있는 크레인을 떼어서 상층에 다시 설치한다.

벽체를 이루는 주자재인 콘크리트의 경우는 ‘펌핑’(Pumping)기술을 이용해서 고층으로 운반한다. 펌핑이란 고층건물을 세울 때에는 콘크리트를 고층의 작업현장까지 파이프를 통해 대량으로 쏘아 올리는 방법을 말한다. 현재 버즈 두바이를 건설하고 있는 삼성건설에서는 콘크리트를 535m까지 쏘아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까지의 기록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타이베이금융센터101을 지을 때의 450m이었다고 하니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셈이다.

콘크리트로 건물의 외벽 등을 형성할 때 쓰는 틀인 거푸집도 기존 건축과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일반적으로는 콘크리트가 굳은 뒤에 거푸집을 해체했다가 다음 위치에서 다시 조립하는 식이지만, 버즈 두바이에서는 처음부터 맞춤 제작된 거푸집을 붙인 뒤 유압잭을 이용해 자동으로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시스템 거푸집’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공사기간과 비용 절감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초고층건물에서는 높이 올리는 기술보다 안전을 확보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 초고층건물은 주변에서 홀로 돋보이는 존재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지진의 위험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럼 안전을 위한 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바람과 태풍에 견딜 수 있도록 ‘댐퍼’라는 기술을 사용한다.아파트 같은 거주용 고층빌딩의 맨 꼭대기는 펜트하우스라 해서 일반적으로 가장 비싼 ‘로얄 층’으로 여겨지지만, 건물이 너무 높을 경우에는 바람 때문에 건물이 흔들려서 거주자가 현기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때 건물 내부에 거대한 추를 매달아 둔다거나 상층부에 무거운 구조물을 놓고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스프링 등으로 고정해 두면, 웬만한 작은 흔들림은 추의 무게가 상쇄시켜 흡수해 버린다.

가장 널리 알려진 예가 대만 ‘타이페이101’ 건물의 거대한 추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508미터, 101층) 건물인 타이페이101에는 직경 6미터에 660톤짜리 강철공이 92층에서 늘어진 4개의 로프에 매달려 87~88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실제로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것은 아니고 8개의 유압 범퍼로 고정돼 있다. 이 장치는 건물의 최대 진동치를 1/3정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그 자체로서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되어 일반인들에게 전시되고 있을 정도다.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면진(免震)공법’이 적용된다.댐퍼는 일상적인 작은 진동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진에는 그다지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면진공법이란 쉽게 말해서 지진발생시 진동이 일어나는 땅과 건물을 분리시키는 방법이다. 물론 건물을 공중에 띄우는 것은 아니고, 건물과 땅 사이에 진동이 잘 전달되지 않는 물질을 채워 넣는 방식이다. 지진파는 고유의 진동수를 가져 이 진동수가 초고층빌딩과 비슷하면 동조 현상이 일어나 건물도 심하게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지반과 건물 사이에 이질적인 물질이 끼어있으면 지진의 진동은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탄성이 높은 강재(鋼材)를 일종의 스프링처럼 넣는데 상당히 효과적이긴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버즈 두바이가 완공되면 당분간은 세계 최고(最高)의 건물 자리를 지키겠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새로운 초고층건물이 등장할 것이다. 이미 일본 동경시청은 십 수 년 전부터 높이 1km에 달하는 ‘스카이 시티 1000’이라는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검토해오고 있고, 심지어 4km높이의 800층짜리 건물 건축계획도 나온 바 있다.

이 건물은 후지 산보다도 높아진다는 얘기가 되니, 이쯤 되면 미래의 초고층건물 거주자들은 고산병 예방 대책까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이런 건물 안에는 사무실과 병원, 학교, 위락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들이 갖추어질 테니, 어쩌면 평생 동안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생길지 모를 일이다. (글 : 박상준 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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