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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의 추상화도 과학덕분? 목록

조회 : 1514 | 2012-12-26

법칙에는 ‘만들어진’ 것과 ‘발견된’ 것이 있지만 둘 다 법칙이고, 법칙은 언제나 옳다. 법칙은 실재 속에 숨어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며, 변하지 않는다.

- 피에트 몬드리안



검정색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구획을 나눈 단순한 구성에 빨강, 노랑, 파랑 등 색의 삼원색만을 사용한 회화 작품. 굳이 미술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법한 이 작품은 네덜란드의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의 대표작이다. 몬드리안은 1872년 3월 7일, 네덜란드 아메르푸르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초등학교의 교장이자 아마추어 소묘 화가였다. 그의 숙부 역시 사실주의 경향을 가진 헤이그파의 화가로, 어린 몬드리안에게 회화를 가르쳐 주었다. 몬드리안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던 것이다.



[그림1] 예술과 과학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불변의 법칙을 찾기 위해 노력한 피에트 몬드리안.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오늘날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 ‘차가운 추상의 대표 작가’로 불리는 몬드리안은 과학의 도움을 많이 받은 작가로 꼽힌다. 앞서 그가 남긴 말처럼, 몬드리안은 예술과 과학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불변의 법칙을 찾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몬드리안이 그린 추상화는 일반적으로 사물이나 풍경을 그대로 묘사하는 구상화와는 다르다. 추상화는 순수한 점, 선, 면, 색채에 의한 표현을 목표로 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의 형태를 해체하고 작가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표현한 입체파 등도 포함된다.

몬드리안은 1917년 선과 색채로 순수한 추상적 조형을 나타내자는 ‘신조형주의(Neo Plasticism)’를 주창했다. 이후 그는 모든 대상을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극단화시켜 화면을 구성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을 버리고 한 대상을 몇 가지 모티브로 단순화하기 위해 반복해서 연구했다. 그는 수직은 남성성으로, 수평은 여성성으로 보고 수직선을 나무에서, 수평선을 바다의 수평선에서 찾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단순화해 바라보면 점, 선, 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조형요소만으로 사물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빨강 노랑 파랑의 구성(Composition with Red, Yellow and Blue>(1928년), <파랑과 빨강의 구성(Composition No. 2 in Blue and Red)>(1929년) 등의 작품에서 검정색 수직선과 수평선, 그리고 이들이 교차하는 선을 사용한 작품을 이어갔다.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들은 얼핏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 안에서 조금씩 변형을 시도하며 수평선과 수직선,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의 순수 기하학적 형태의 화면 구성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림 2] 몬드리안의 ‘빨강 노랑 파랑의 구성’. 사진 출처 : 동아일보

1942년 작인 <브로드웨이 부기우기(Broadway Boogie-Woogie)>는 뉴욕의 활기찬 이미지를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화된 기하학적인 구성은 동일하지만 정지된 느낌을 주는 검정색 선 대신 노란색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을 길게 이어 붙이고 빨강색과 회색, 파란색의 정사각형을 중간 중간에 섞어 활기와 역동성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그의 회화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다.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빅토리 부기우기(Victory Boogie-Woogie)>(1943-1944)는 직사각형 캔버스 대신 마름모꼴의 캔버스를 사용해 승리와 축제의 분위기를 나타냈다. 역시 검정색의 수직선과 수평선 대신 작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들로 구획을 분할했다. 1944년 2월 1일 사망하며 미완성 작품으로 남겨졌지만, 수학적이며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사물과 감정을 표현한 그의 감각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몬드리안이 처음부터 추상화를 그린 것은 아니다. 많은 화가들이 초반에 그러하듯, 몬드리안 역시 구상화를 그렸다. 하지만 그의 구상화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가 활동을 시작할 당시인 20세기 초반은 사진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던 때로, 사진과 차별화된 회화만의 독특한 개성이 요구되던 시기다. 몬드리안 역시 뭉크, 반 고흐, 아르 누보, 피카소, 야수파, 신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추상회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몬드리안 외에도 과학의 도움을 받은 예술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추상 회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라 모든 사물은 실체가 변하는 ‘비정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체파를 대표하는 에스파냐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듀프레라는 수학자의 공식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독특한 미술 세계를 구축했다. 듀프레는 4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바꾸는 공식을 만들었다.

또한 이차원 화면에 삼차원의 공간감과 깊이감을 표현하는 원근법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이후로 미술사에서 꾸준히 사용돼 왔다. 원근법은 수학적으로 공간과 물체를 측량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을 만들 수 있다”

아서 밀러 영국 런던대 물리학과 명예교수의 말처럼 미술을 통해 과학이 더 발달하고, 또 과학을 통해 미술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할 수 있다. 비단 과학과 미술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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