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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가 미래다 1] “소프트웨어는 창의성 위한 훌륭한 도구” 목록

조회 : 2652 | 2015-04-23

지난해 성균관대 ‘융합앱공모전’에서 ‘얼굴 작곡가’ 앱으로 대상을 받은 선우연, 김현지 씨.  - 최영준 기자 제공
지난해 성균관대 ‘융합앱공모전’에서 ‘얼굴 작곡가’ 앱으로 대상을 받은 선우연(왼쪽), 김현지 씨. -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소프트웨어요? 저도 처음엔 겁부터 났는데, 핵심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더라고요.”

지난해 성균관대가 개최한 ‘융합 모바일앱 공모전’에서 창의대상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한 김현지 씨(21)는 과학교육 전공자다. 이공계 대학생이긴 하지만 스스로 소프트웨어에는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다.

김 씨가 개발한 앱은 ‘얼굴 작곡가(Face Composer)’. 카메라가 얼굴 표정을 인식해 상황에 적합한 음악을 틀어준다. ‘십이지장’이란 팀을 만들고 기술적인 코딩은 컴퓨터공학도인 선우연 씨(20)가 전담했다. 김 씨는 “앱이 어떻게 작동해야 편리할지 전체 과정을 설계하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실행돼야 하는지 기본 틀을 짰다”고 말했다.

 

●사회 네트워크 분석에 SW 활용


최근 대학가에 소프트웨어 바람이 불고 있다. 컴퓨터 언어를 배우고 컴퓨터 작동 원리에 집중하던 1990년대식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컴퓨터의 해결 능력을 사고에 그대로 적용한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가 대세다. 컴퓨팅적 사고 없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기 어렵다는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선우 씨는 “요즘 대학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창의라는 말을 같은 뜻으로 쓴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활용에는 문·이과 구분도 없다. 김기훈 사이람 대표(54)는 사회학과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사회학도 출신이다. 대학원 시절 김 대표와 소프트웨어는 ‘악연’에 가까웠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컴퓨터가 막 도입되던 시절 워드프로세서로 학회 발표 자료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파일이 날아갔다”면서 “결국 발표를 망쳤다”고 말했다.

 

사이람 직원들이
사이람 직원들이 '넷마이너'로 트위터 사용자들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이미지를 설명하고 있다. - 최영준 기자 제공

 

 

하지만 그는 사회학에서 복잡한 관계를 분석할 때 쓰는 수리사회학 개념을 이용해 네트워크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면서 소프트웨어와 다시 인연을 만들었다. 코딩은 전문 개발자에게 맡겼지만 프로그램 전체를 설계하고 개발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네트워크 분석이라는 사회학 개념에 소프트웨어의 문제 해결 방식을 접목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넷마이너’는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 판매됐다. 유엔과 세계은행(WB)도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컴퓨터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W 핵심은 스스로 만들면서 창의성 획득


지리 정보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대박’을 터뜨린 경우도 있다. 김한국 비즈지아이에스(biz-gis) 분석팀장(39)은 지리정보공학을 전공한 뒤 직장에 다니며 취미 삼아 코딩을 배웠다. 그러다가 결국 동료 4명과 의기투합해 회사까지 차렸다. 구글 덕분이었다.

그는 “2006년까지만 해도 지도 정보를 탑재한 분석프로그램을 구매하려면 최소 5억 원이 들었다”면서 “구글이 2007년부터 구글어스를 통해 지도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판매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었다”고 말했다.

지리정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김한국 비즈지아이에스 분석팀장. 김 팀장은 “소프트웨어는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말했다.  - 최영준 기자 제공
지리정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김한국 비즈지아이에스 분석팀장. 김 팀장은 “소프트웨어는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말했다. - 최영준 기자 제공

 

 

 

김 팀장은 무료 지도 위에 인구, 주택 공시지가, 병원 분포 등 국가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반영해 창업하기 좋은 입지를 찾아주는 등 다양한 분석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엑스레이 맵(X-Ray Map)’을 개발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현되게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라면서 “인문학이나 사회학 등 소프트웨어 비전공자들이 소프트웨어 활용을 배우면 훨씬 창의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문제 해결력 20% 향상

 

“중고등학교에서 컴퓨터 수업을 들으면 향후 컴퓨터 관련 전공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신입생 1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고교에서 컴퓨터 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컴퓨터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신입생 129명 중 64명(49.6%)이 중고교 시절 ‘정보’ 과목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국 중고교에서 정보 과목 이수율이 평균 20% 수준임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김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스스로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되고 대학 진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교 시절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으면 문제 해결 능력 등 사고력이 향상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적 사고 능력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논문 100여 편을 모아 메타분석을 실시해 지난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메타분석은 여러 종류의 연구 결과를 통계적으로 통합하는 분석법이다.

분석 결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초중학생의 문제 해결 능력은 20.4%, 논리적 관계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논리적 사고 능력은 37.5% 향상됐다. 또 다양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확산적 사고 능력은 22.3%, 자신이 찾아낸 해결책에 대한 확신과 독립성은 18.1% 높아졌다.

안 교수는 “똑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해도 저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 한 가지 이상의 해결책이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런 능력이 소프트웨어에서는 ‘알고리즘’으로 표현된다. 학생들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논리적인 절차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안 교수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집중력과 논리적 사고력 등이 종합적으로 발휘되는 ‘컴퓨팅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게 소프트웨어 교육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최영준·이우상 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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