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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봤습니다, ‘제2 롯데월드’ 96층] 안전성 문제 없나 목록

조회 : 3187 |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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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내려다보니 롯데월드가 손바닥만 하게 보였다. 잠실의 아파트 단지는 블록을 조립해놓은 듯 작게 느껴졌다. 건물의 높이를 체감하는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다. 이곳은 한창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96층. 내년 6월이면 123층, 555m까지 올라간다. 아찔한 높이만큼 최근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인공위성 동원해 건물 위치 확인



건물 입구에서 안전모를 쓰고 96층으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안전망 사이로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건설용 ‘호이스트’(공사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90층까지 올라갔다. 나머지 6층은 건물 내부에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현재 지상에서 400m쯤 올라와 있습니다.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보다 더 높이 올라온 셈이죠.”

신 교수가 건물 한쪽에 있는 기둥을 가리켰다. 작은 안테나처럼 생긴 장치가 붙어 있었다. ‘ACP(Active Control Point·능동형기준점)’로 불리는 위성 측량 수신기다. 신 교수는 “ACP는 우주에 떠 있는 4대 이상의 인공위성에서 위치 신호를 받아 건물의 상태를 알려 준다”면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차량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라고 말했다.

공사 단계에서 인공위성을 동원하는 이유는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건축물에서 허용되는 오차 범위가 초고층 빌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초고층 빌딩은 기둥의 각도가 지표면에서 1도만 어긋나도 500m 높이에서는 8.72m가 벌어진다. 신 교수는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안개가 낀 날이나 야간에도 정밀한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면서 “인공위성은 초고층 빌딩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가장 앞선 기술”이라고 말했다.


○ 초속 30m 바람 꼭대기에서는 초속 55m 강풍으로 돌변



96층에서 내려와 73층에 도착했다. 기둥에는 리모컨만 한 ‘변형률계’가 달려 있었다. 이병구 롯데건설 구조팀장은 “73∼76층에 변형률계가 40대 설치돼 있다”며 “건물 전체에는 총 600여 대가 있다”고 말했다. 변형률계는 기둥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측정한다. 초고층 빌딩을 지탱하는 기둥은 엄청난 하중을 견뎌야 하는 만큼 기둥의 수직변형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그래프를 확인한 신 교수는 “현재 건물의 동서 방향으로는 움직임이 거의 없지만 남북 방향으로는 움직임이 약간 나타난다”면서 “이는 남북에 한 대씩 설치된 크레인이 중량물을 들어 올리면서 발생시킨 진동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벽 안쪽에는 ‘가속도계’도 있다. 이동환 롯데건설 측량팀장은 “8층과 22층, 76층 콘크리트 벽 안쪽에 가속도계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가속도계의 가장 큰 역할은 건물의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는 일이다. 초고층 빌딩의 가장 큰 ‘적’으로 여겨지는 바람의 영향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가속도계다.

신 교수는 “건물이 30층을 넘어가면 바람의 외압과 진동이 더 커진다”면서 “지상 10m 높이에서 초속 30m의 바람이 부는 경우 롯데월드타워 최고층인 555m에서는 초속 55m 이상의 강풍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초고층 빌딩은 바람에 의한 진동가속도가 0.01∼0.03G(중력가속도)여야 안전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996년까지 40년간 미국 최고층 빌딩 타이틀을 유지해 온 시카고의 ‘윌리스타워’(442m)는 지난해 건물 103층 유리 바닥에 균열이 생겨 관광객이 급히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신 교수는 “초고층 빌딩의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공사 단계에서부터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광저우타워’, 감지센서 700개로 무장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시에 위치한 ‘광저우타워’(488m)에는 건물의 진동을 감지하는 진동감지 센서가 404개 달려 있다. 내시경처럼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며 벽의 균열을 감지하는 광섬유 센서 144개, 화재 예방에 중요한 온도감지 센서 136개 등 총 700개가 넘는 센서가 건물 곳곳에 박혀 있다.

 

 

자동차의 쇼크옵서버(충격흡수장치)처럼 바람의 힘을 상쇄시킬 대형 구조물을 설치한 건물도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500m 고지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부르즈 칼리파가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대만 타이베이 소재 ‘타이베이 101’(509m)에는 거대한 추가 달려 있다. 이 추는 태풍 등으로 강풍이 불 때마다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바람의 힘을 40%가량 약화시킨다. 추의 무게는 660t에 이르며, 88∼92층에 걸쳐 설치돼 있다.

미국 보스톤의 ‘존 핸콕 타워’(241m)와 뉴욕 ‘시티그룹 센터’(279m)에도 바람의 영향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장치가 달려 있다.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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