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랜드

전체메뉴보기 검색 과학상자

한옥에 베르누이의 원리가? 목록

조회 : 8530 | 2014-03-19

 실용성을 강조한 윤증선생 고택의 백미는 바로 안채와 곳간채의 배치에 있다.  

 

좌측이 안채건물이고 우측이 곳간채다. 두 건물 사이는 앞이 넓고 뒤가 좁은 형태로 되어 있다. - 양길식 제공

 ▲ 안채(왼쪽)과 곳간채(오른쪽)의 모습. 두 건물 사이는 앞이 넓고 뒤가 좁은 형태로 되어 있다. - 양길식 제공

 

'Π'형으로 되어 있는 안채의 왼쪽편에는 곳간채가 위치해 있는데 이 곳간채는 윤증 고택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안채와 곳간채는 '11'자 형태로 곧게 배치되지 않고 북쪽은 좁고 남쪽은 넓은, '틀어진' 형태로 되어 있다. 이는 도편수의 실수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지어진 것이다.

 

곳간채는 각종 곡식과 부식재료나 찬류와 같은 음식물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렇다 보니 음식물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햇빛을 막고 통풍이 잘 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대부분의 곳간은 바닥을 우물마루로 하고, 벽에는 창호로 문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재단해 판문과 살창을 만들어 공기의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었다.

 

그런데 윤증 고택의 곳간은 이런 내부구조와 더불어 독특한 건물 배치도 갖추고 있다. 곳간채와 안채 간의 틀어진 배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점을 염두에 두고 건축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건물 사이의 간격을 넓힘으로써 곳간채 처마의 낙수물이 안채 기단에 떨어져 기단이 습기로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곳간채와 마주보고 있는 안채의 툇마루와 안방의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으며, 세번째로 배산임수의 지리적 장점과 바람이라는 유체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좌측이 곳간, 우측이 안채 건물이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 왼쪽이 곳간, 오른쪽이 안채 건물이다. - 양길식 제공 

 

특히 세번째 이점은 '베르누이의 원리'와 관련된 것으로, 이는 유체가 좁은 통로를 흐를 때는 속도가 빨라지고 넓은 통로를 흐를 때는 속도가 감소한다는 원리다. 이 때문에 겨울에 산 뒤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북서풍은 이 좁은 입구를 통과해 넓은 안마당으로 나오면서 속도가 줄고, 한기(寒氣) 또한 누그러들게 된다. 반대로 남서풍이 부는 여름에는 넓은 안마당을 통과한 바람이 건물 뒷편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속도가 빨라지므로, 안채의 툇마루가 시원해지는 것은 물론 곳간채도 통풍이 잘 되어 음식물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이런 건물의 배치는 우리나라 다른 고택에서는 찾아보긴 힘든 특징이다. 이는 윤증 고택이 정형화된 형식을 벗어나 실용성을 중시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외에도 사랑채 좌, 우에는 각각 노비들이 거처하던 고직사(庫直舍)를 개수한 황토방과  도서관으로 사용되는 초연당(超然堂)이 자리하고 있으며, 마당 중앙에는 한 번도 마른 적 없다고 알려진 우물이, 고택 입구에는 연지(蓮池)가 짜임새 있게 들어서 윤증 고택의 품격을 더욱 높이고 있다.

 

고택의 밤 좌측으로 안채로 들어가는 문과 정면으로 사랑채가 보인다. - 양길식 제공

▲ 고택의 밤. 안채로 통하는 문(왼쪽)과 사랑채(정면)가 보인다. - 양길식 제공 

 

 

동아사이언스 양길식 mars12@donga.com

 

 

주제!
관련주제가 없습니다.
관련단원 보기
관련 콘텐츠가 없습니다.
사진올리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