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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고리에서 달이 탄생한다? 목록

조회 : 3249 | 2014-01-23

태양계에서 가장 멋들어진 행성은 토성이다. 토성이 거느린 화려한 고리 덕분이다. 작은 망원경으로 토성에서 고리를 찾아본 적이 있다면 그 모습은 너무 귀엽고 신기해 인상이 오래 남는다. 필자도 대학 때 망원경으로 봤던 토성 고리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토성에는 파이오니어 11호, 보이저 1ㆍ2호, 카시니 탐사선이 방문했는데, 탐사선이 거대한 레코드판처럼 생긴 고리를 가까이서 살펴보자 1만 개 이상의 더 작은 고리가 빚어낸 장관이 드러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보이저 1호는 토성 고리를 통과하며 이때 고리 물질과 충돌해 생긴 소리를 녹음하기도 했지만, 토성 고리의 복잡한 구조를 사진에 담았다. 미국과 유럽이 함께 제작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2004년 토성에 도착한 이래 토성 주변을 돌면서 토성은 물론, 위성과 고리의 수많은 사진을 촬영해 왔다.

 

특히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 고리를 근접 촬영한 사진들 중에서는 가끔 우리가 예상하기 힘든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영국 런던대 퀸메리 칼리지의 칼 머리 교수가 카시니가 찍은 고리 사진들을 연구하다가 포착한 것도 이 중 하나다. 최근 머리 교수가 이 사진을 바탕으로 고리에서 달이 탄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고리 물질은 위성이 부서져 생긴 부스러기?

토성 고리는 수많은 입자들로 이뤄져 있는데, 크기가 먼지만큼 작은 것에서부터 자동차만큼 큰 것까지 다양하다. 사실 고리를 구성하는 물질은 거의 대부분이 물이 언 얼음이고, 암석 물질은 아주 적은 분량을 차지한다.

 

고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지만, 토성 주변을 돌던 위성(달)이 부서져서 그 부스러기들이 고리를 구성했다는 설명이 유력하다. 다소 어렵게 표현하자면, 고리는 토성의 ‘로슈 한계’를 나타낸다.

 

로슈 한계는 1850년 프랑스 천문학자 에두아르 로슈가 처음 계산한 것인데, 위성이 모(母)행성의 기조력에 파괴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 거리다. 토성의 위성들은 토성의 로슈 한계 밖에 있다면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지만, 그 한계 내에서는 토성의 중력에 의해 찢겨져 그 부스러기들이 고리에 더해질 것이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행성들이 처음에 이런 식으로 고리를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찍은 토성의 다섯 고리. 이 중 B고리가 가장 밝다. - NASA 제공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찍은 토성의 다섯 고리. 이 중 B고리가 가장 밝다.

- NASA 제공

 

토성 고리는 크게 A, B, C, D, E, F, G고리의 7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주요 고리는 3개인데, 바깥쪽에서부터 A, B, C고리라 불리며 밝기는 B, A, C고리 순이다. B고리와 A고리는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나머지 D, E, F, G고리는 탐사선의 관측을 통해 확인됐다. 이 고리들은 더욱 가느다란 수많은 고리로 이뤄져 있고, 그 사이에는 크고 작은 틈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B고리와 A고리 사이에는 ‘카시니 간극’이라는 매우 큰 틈이 있고, A고리 속에는 가는 ‘엥케 간극’이 있다.

 

 

토성 고리는 위성 공장

토성 고리가 위성들이 로슈 한계 내에서 부서져 생겼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고리에서 어떻게 위성이 탄생한다는 것일까.

 

토성 A고리 가장자리에서 툭 튀어나온 기이한 구조가 보이는데, 이는 페기라는 불가사의한 천체 때문에 생겼다. - NASA 제공

▲ 토성 A고리 가장자리에서 툭 튀어나온 기이한 구조가 보이는데,

이는 페기라는 불가사의한 천체 때문에 생겼다. - NASA 제공

 

머리 교수는 카시니가 지난 4월 15일에 찍은 토성 고리 사진을 살펴보다가 우연히 A고리 바로 가장자리에서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특이하게 꼬인 것을 발견했는데, 이 기이한 구조가 ‘불가사의한 천체’에 의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지난 12월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지구물리학협회의 학회모임에서 발표됐다. 그는 이 천체의 이름으로 분석 당시 80세 생일을 맞았던 자신의 장모 이름을 따서 ‘페기’라고 붙였다. 이 천체는 토성 고리에서 탄생하는 위성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페기는 지름이 약 1㎞로 추정되는데, 이 크기는 위성(moon)은 물론이고 작은 위성(moonlet)이 되기에도 너무 작다. 작은 위성이라고 해도 크기가 페기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크다. 카시니에 장착된 카메라는 약 10㎞까지만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페기는 고리에 생긴 간섭에 의해서만 그 존재를 알렸다는 것이다.

 

아무도 페기의 정확한 정체를 알지 못한다. 한 가지 가능성은 페기가 고리 물질이 자체 중력에 의해 뭉쳐진 상태라는 것이다. 토성의 위성 중 일부, 특히 고리 근처에서 토성을 돌고 있는 위성이 이런 식으로 형성됐다고 생각된다. 즉 고리 물질이 뭉쳐진 뒤 더 많은 물질을 끌어 모아 자체 무게에 의해 중력적으로 붕괴되면 위성이 탄생하는 것이다.

 

토성 고리가 ‘위성 공장(moon factory)’으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이전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2012년 11월 프랑스 과학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행성 주변의 거대한 고리에서 위성들이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론에 따르면 토성 고리는 정지 상태에 있지 않은데, 고리 안쪽에 있는 조각들이 더 멀리 있는 조각들과 각운동량을 교환한다. 즉 안쪽 조각들은 에너지를 잃고 토성으로 떨어지는 한편, 바깥쪽 조각들은 에너지를 얻고 토성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프랑스 연구자들은 이 효과를 시뮬레이션 했는데 고리의 바깥쪽 가장자리를 떠나는 물질이 모여서 작은 위성이 되고 점차 행성에서 멀리 이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 고리에 남은 물질이 충분할 때는 첫 번째 위성이 형성된 곳에서 두 번째 위성이 성장할 것이고, 이 위성은 밖으로 이동하며 세 번째 위성이 자라는 것을 허용할 것이다.

 

 

일시적인 특징일까

그런데 ‘불가사의한 천체’ 페기는 일시적인 특징일 수도 있다. 아마도 고리에서 물질이 합쳐져 큰 덩어리를 이루다가, 다시 깨져서 더 작은 덩어리로 돌아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페기가 발견된 사진이 천체가 붕괴되는 장면일 것이란 뜻이다.

 

물론 페기의 정체를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는 카시니가 촬영한 사진들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머리 교수가 참여하는 카시니 영상 연구팀은 특히 토성의 위성 야누스와 에피메테우스가 A고리에 일으켰던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두 위성으로부터의 중력적 상호 작용 때문에 A고리가 약간 확장하고 그 가장자리가 토성에서 밖으로 움직였는데, 그 결과로 페기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토성 고리를 뚫고 지나가며 아수라장으로 만든 수많은 물체가 카시니 카메라에 포착됐다. - NASA 제공

▲ 토성 고리를 뚫고 지나가며 아수라장으로 만든 수많은 물체가 카시니 카메라에 포착됐다. - NASA 제공

 

흥미롭게도 2012년 카시니의 카메라에는 토성 고리 중 하나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최대 지름 0.8㎞ 정도의 물체 수백 개가 포착됐다. 이 물체들은 토성의 60개 위성 중 일부에 의해 생긴 눈덩어리였다. 특히 F고리에 구멍을 뚫으며 통과하는 것들도 촬영됐다.

 

만일 머리 교수가 발견한 ‘문제의 천체’ 페기가 토성 고리에서 달이 생기는 과정에 있는 천체라면, 이는 과학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실제 머리 교수도 샌프란시스코 학회에서 “A고리의 가장자리에서 이와 같은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페기의 정체가 무엇으로 밝혀질지 기다려진다.

 

 

동아사이언스 이충환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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