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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빈혈 발병 원인 찾았다 목록

조회 : 1068 | 2013-10-23

 

   중간이 움푹 패인 빨간색 원반이 수북이 쌓여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주사형 전자 현미경으로 찍은 적혈구의 적외선 사진. 적혈구는 우리 피를 빨갛게 보이게 하는 주인공이다.

 

   적혈구는 지름이 약 7㎛(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인 세포다.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갖고 있다. 사람의 혈액에는 약 25조개나 되는 적혈구가 존재하는데, 이들 적혈구가 제대로 역할하지 못하면 빈혈에 시달리게 된다.

 

  이 중에서도 유전적 이상으로 선천적으로 생기는 특별한 빈혈이 있다. 바로 ‘겸상적혈구빈혈증’. 오목한 적혈구가 찢어진 것 같은 낫 모양을 띠어 산소 운반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질병을 가리킨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부분 중 일부 아미노산이 변형돼 생긴다.

 

  하지만 이 질병이 있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말라리아에 강한 내성을 보인다. 아프리카나 지중해 연안의 조상들이 말라리아에 견디기 위한 유전적 선택이었던 것. 그래서일까. 혹독한 말라리아에서 살아남은 유전자는 미국에서는 5000명 당 1 명, 특히 흑인일 경우 500명당 1명이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앓고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나갔다.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이런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치료 가능성을 대폭 넓힌 연구 결과가 차지했다. 미국 보스톤 어린이병원 혈액종양내과 다니엘 박사 연구팀은 “겸상적혈구빈혈증과 관련된 유전자를 찾았다”고 11일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전장 유전체 연관성 연구’를 통해 겸상적혈구빈혈증과 유전자의 관련성을 찾았다. 50만~200만개에 달하는 DNA의 유전자형을 탐색하면서 질병과의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BCL11A 유전자 내 적혈구 ‘인핸서’가 관련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인핸서는 DNA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해 전사가 더 활발히 일어나게 유도하는 부분. 따라서 태아기 인핸서의 작용을 억제하면 겸상적혈구빈혈증의 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를 조절해 태아기 헤모글로빈 발현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월 10일 네이처 표지 - 네이처 제공

▲  10월 10일 네이처 표지 - 네이처 제공

 

  고등학교 화학시간에는 ‘몇 개의 전자를 가져야 원자가 안정한가’에 대해 배운다. 친숙한 헬륨 원자, 네온 원자는 각각 2개와 10개의 전자를 가짐으로써 안정할 수 있다. 2와 10이 아닌, 그 사이 다른 개수의 전자를 가진 원자들은 다른 원자와 결합하거나 이온상태가 되면서 최대한 ‘2, 10, 18…’로 이어지는 특정한 개수의 전자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원자가 특정한 개수의 전자를 가질 때 안정한 이유는 전자가 ‘전자껍질’을 부족하거나 넘치는 일 없이 꼭 알맞게 채우기 때문이다.

 

  이런 껍질은 전자뿐만 아니라 원자의 중심에 있는 핵에도 있다.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지는 데, 양성자나 중성자 둘 중 하나의 개수가 특정한 숫자일 때 핵의 껍질이 가득 차게 되고 그 결과 안정하다. 물리학계에서는 핵의 껍질을 가득 채우는 이 수를 ‘마법의 수(magic number)’라 부른다. 안정한 원자의 마법의 수는 2, 8, 20, 28, 50, 82, 126이다.

 

  그러나 스스로 방사선을 내며 붕괴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마법의 수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었다. 데이비드 스테픈벡 일본 도쿄대 원자학센터 교수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칼슘의 동위원소에서 새로운 마법의 수를 발견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10월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밝혀낸 새로운 마법의 수는 바로 ‘34’다. 연구팀은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의 원형가속기를 이용해 양성자 20개와 중성자 34개를 가진 ‘칼슘54’을 만들었다. 측정 결과, 새로운 마법의 수 34 만큼의 중성자를 가진 칼슘54은 고에너지를 가지면서도 안정했다. 10여 년 전인 2001년, 연구팀은 ‘34’가 새로운 마법의 수일 것이라고 이론적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이론적인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스테픈백 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가 양성자에 비해 중성자가 많은 원자들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10월 10일자 네이처의 표지는 이 연구에 사용된 요오드화나트륨 검출기를 테마로 만든 소용돌이 모양의 일러스트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최새미 기자 saemi@donga.com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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