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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위해선 한 분야에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하세요 목록

조회 : 1014 | 2013-09-25

대구경북과기원 신성철 총장(좌)과 폰 클리칭 소장(우) - 전승민 기자 제공

▲ 대구경북과기원 신성철 총장(좌)과 폰 클리칭 소장(우) - 전승민 기자

 

 “한국은 좀 더 과학자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 2, 3년 만에 성과를 바라지 말고, 10년 이상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클라우스 폰 클리칭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물리연구소장은 과학 예산을 지원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과학자들이 해마다 연구 진행 상황을 평가받고, 각종 서류를 요구받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클리칭 소장은 원자 속 소립자의 이동 원리인 ‘양자홀 효과’를 발견한 공로로 198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4일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특별 강연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클리칭 소장은 이날 오후 강연에 앞서 DGIST 총장 접견실에서 신성철 총장과 만나 대담을 가졌다. 이날 대담은 신 총장이 클리칭 소장의 조언을 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신 총장이 “한국 과학계는 기초과학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아직까지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클리칭 소장은 “좀 더 꾸준히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클리칭 소장은 “독일은 최고의 인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고 간섭하지 않는다”며 “연구과제는 6년, 소장은 7년마다 평가한다. 결과가 나쁘면 그때 예산을 줄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20여 명의 과학자들을 이끌고 있고 매년 연구비를 받지만 (한국처럼) 매년 평가를 받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 총장이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에 기초과학이 기여할 수 없느냐”고 묻자 클리칭 소장은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세상이 놀랄 만한 큰 성과는 결국 기초과학에서 나오지만 응용과학이 튼튼해야 이런 성과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리칭 소장은 한국에 적합한 기초과학 분야를 짚어 달라는 질문에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있는 만큼 기초과학을 연구할 때도 상온초전도 등 산업과 연결하기 유리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또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하는 ‘융복합연구’가 중요하지만, 꼭 필요한지는 살펴봐야 한다”며 “의미 없이 융복합만을 강조하게 되면 과학적 탐구보다 연구비가 목적인 사람들이 모여들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공계 위기 현상에 대해선 “과학자들이 대중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초에 독일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며 “대중 강연회를 자주 열고, 고등학생을 1주일간 체험 연구원으로 뽑는 등 많은 노력을 한 결과 지금은 신입생 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대구=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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