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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대로 '그'가 움직였다 목록

조회 : 1246 | 2013-09-11

미국 워싱턴주립대 컴퓨터공학부 라제시 라오 교수는 자신의 뇌파를 안드리아 스토코 교수의 뇌에 전달해 손가락으로 스페이스바를 누르도록 했다. - 워싱턴주립대 제공

▲ 미국 워싱턴주립대 컴퓨터공학부 라제시 라오 교수는 자신의 뇌파를 안드리아 스토코 교수의 뇌에 전달해 손가락으로 스페이스바를 누르도록 했다. - 워싱턴주립대 제공

 

 아수라장 같은 비행기 사고 현장. 의료진 없이 통신만 가능한 상황이다. 비교적 심하게 다치지 않은 훈련받은 승무원이 비행기에 비치된 뇌자극 장치를 머리에 장착하자 서투르지만 정확한 손놀림으로 응급환자를 조치한다. 멀리 떨어진 응급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보고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대로 승무원이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장면이 미래에는 가능해질까.

 

  미국 워싱턴주립대 컴퓨터공학부 라제시 라오 교수 연구팀은 최근 나의 생각을 먼 곳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특정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사람의 뇌와 뇌를 연결하는  뇌-뇌인터페이스(BBI) 연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BBI가 이뤄지는 단계는 이렇다. 사람의 뇌파를 컴퓨터로 보낸 뒤, 컴퓨터에서 또 다른 사람의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BBI의 첫 번째 단계는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두 번째 단계는 컴퓨터-뇌인터페이스(CBI)다.

 

  라오 교수는 BCI의 경우 뇌파기록장치(EEG)를 통해, CBI는 자기장으로 뇌의 특정부위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TMS)를 통해 구현했다. 그리고 BCI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CBI는 연구에 참여한 스토코 교수의 연구실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장비를 구성했다. 두 연구실의 컴퓨터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었고 두 교수 모두 인터넷 전화를 통해 동기화된 모니터를 봤다.

 

  라오 교수는 EEG를 머리에 장착한 상태로 모니터에서 진행하는 게임을 봤다. 타깃을 맞추는 간단한 게임에서 라오 교수는 총을 쏴야 하는 순간 오른손을 움직이는 상상을 했다. 이 때 이 뇌파를 받아들인 EEG가 신호를 컴퓨터로 보내고 곧 이 신호는 인터넷을 통해 스토코 교수의 컴퓨터로 전달됐다. 

 

  이윽고 TMS를 머리에 부착한 스토코 교수의 뇌 '왼쪽 모터 피질'에 이 신호가 전달됐다. 그 결과 스토코 교수는 스페이스바를 무의식적으로 눌러 타깃을 맞췄다. 왼쪽 모터 피질은 사람의 오른손 움직임을 제어하는 부위. 모자에 설치된 TMS가 이 부위를 자극한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토코 교수는 "이 연구는 모두 두개골을 뚫지 않는 비침습방식으로 진행됐다"며 "무선으로 뇌파를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비행기 응급 착륙상황에서 승무원이나 승객의 행동을 제어하거나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등 여러 응용분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오 교수는 "아직 생각이 일방적으로만 전달되는 방식이다"라며 "이제는 양방향 뇌신호 전달이 과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에 한계는 여전히 있다. EEG와 TMS의 정밀도 때문. 고려대 뇌공학과 민병경 교수는 "TMS는 두개골 투과 깊이에 제한이 있어서 다양한 신경 제어가 어려울 뿐더러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자극하는 방법은 뇌 피질의 초점 범위가 정밀하지 못하다"며 "EEG도 아직까지 인간의 다양한 의도를 골고루 반영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손가락을 정확히 움직였다기보다 아직까지는 경련에 가까운 것"이라며 "정확한 BBI 구성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돌파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새미 기자 sae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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