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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전, 착륙 후 ‘魔의 11분’ 극복 방법 없나 목록

조회 : 1735 | 201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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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중 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 214편 - 동아일보DB 제공
 

 항공업계에는 ‘마의 11분(Critical 11 minutes)을 조심하라’라는 격언과도 다름없는 표현이 있다. 항공기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에 항공기 사고 대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착륙사고도 마의 11분에 발생한 사고였다.

 

  항공기는 이륙 후 3분 동안 가파르게 올라가고, 착륙 전 8분 가량을 완만하게 내려온다. 이 때는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바람을 포함해 다양한 압력을 받아 돌발상황이 벌어지기 쉽다.

 

  한 전직 민간항공기 조종사는 “이번에 사고가 난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물론 우리나라 제주공항처럼 안개가 자주 끼고 바람이 센 공항에 이·착륙할 때는 사고 위험이 더 높아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베테랑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더라도 인적 실수나 기기 결함, 운항 환경 등으로 인한 사고는 어떤 식으로든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공 기술 전문가들은 위급상황을 조기에 차단하고 피해를 경감시키는 ‘항공안전장치’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현재 항공기 내·외부에서 쓰이고 있는 항공안전장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친절한 조종사 도우미

 

  현재 항공기에 탑재된 대표적인 항공안전장치로는 실속경고장치, 대지접근경보장치, 합성영상시스템 등이 있다.

 

  ‘실속경고장치’는 항공기의 실속(stall)을 막기 위한 장치다. ‘실속(失速)’은 항공기 날개의 표면이나 공기를 받는 받음각(앙각)에 강한 충격파가 발생해 기류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할 때 양력이 감소되고 항력이 증가해 추진력을 잃는 현상을 말한다. 이 같은 실속이 발생하면 조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속경고장치는 음성신호 등으로 조종사에게 이를 알리게 된다.

 

  ‘대지접근경보장치’는 항공기가 지상이나 산악 등에 지나치게 가깝게 접근할 경우 이를 경고하는 장치다. 1975년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미국을 운항하는 민간항공기를 대상으로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사용이 일반화된 시스템이다. 접근경보 발령 조건은 △절대고도(2500피트) 이하에서 강하율이 지나치게 클 경우 △이륙 후 절대고도(700피트)에 이르기 전에 강하를 시작할 경우 △착륙 상황이 아닌데 고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질 경우 등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군이 항공안전 프로그램의 일부로 개발한 ‘합성영상시스템’은 악천후 상황에서 조종사의 시야 확보를 돕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으로, 지상상태나 장애물 등을 컴퓨터로 재현해 보여준다.
  
  인하대 유창경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항공기 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재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있더라도 관련기술 개발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기에는 조종사의 부주의를 경계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 동아일보DB 제공
▲ 항공기에는 조종사의 부주의를 경계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 동아일보DB 제공


●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말라
  
  비행기 뿐만 아니라 공항에도 안전 착륙을 유도하는 다양한 장치가 설치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계기착륙장치(ILS)로, 활주로 끝에서 특수한 전파를 이용해 항공기의 착륙을 보조한다.
  
  그 중 ‘글라이드 슬로프’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할 때 알맞은 각도를 유지하도록 유도한다.  항공기의 바퀴가 활주로에 닿는 지점인 ‘터치다운존’을 중심으로 땅과 활주로에 진입하는 항공기가 이루는 각도가 3°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
  
  ‘로컬라이저’는 활주로를 향해 날아오는 비행기에 전파를 쏴서 활주로까지의 정확한 길을 안내한다. 예를 들어 이번 사고가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28L' 활주로는 방향각도로는 280도, 즉 10시 방향으로 뻗어있다. 따라서 활주로에서 비행기를 보는 방향인 4시 방향으로 전파를 쏜다. 이 두 장치가 보내는 전파를 따라 가면 항공기는 활주로의 중심을 따라 3°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게 된다.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돕는 또 다른 장치로 ‘마커 비컨’이 있다. 이 장치는 항공기가 활주로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를 '소리'와 '색'으로 알려준다. 활주로와 떨어져있는 거리에 따라 이너마커(innermarker), 미들마커(middle marker), 아웃터마커(outter marker)로 구분되는데, 조종사가 이너마커를 확인했다면 이 항공기는 활주로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활주로가 조종사의 시야에 정확하게 들어오지 않더라도 이 장치의 소리와 색을 이용해 항공기가 활주로에 얼마나 가까운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항행안전시설은 안전하게 이착륙 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개념의 장치이기 때문에 공항의 예산상황에 따라 모든 활주로에 설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설치돼 있는 장비의 정밀도가 떨어지면 그만큼 조종사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정확도도 떨어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염찬홍 박사는 “항행안전시설은 조종사들이 항공기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불과하다”면서 “더 정확하고 뛰어난 장치 개발도 중요하지만 조종사들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비행한다면 ‘마의 11분’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뿐만 아니라 공항에도 다양한 항공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 - 동아일보DB 제공
▲ 항공기 뿐만 아니라 공항에도 다양한 항공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 - 동아일보DB 제공

 

 

이윤선 기자 petiteyoon@donga.com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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