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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악어, 생태계엔 보배 목록

조회 : 1510 | 2013-07-08

 영어에서는 거짓 눈물을 흘리거나 위선적인 행동을 할 때 ‘crocodile tears(악어 눈물)’란 표현을 쓴다. 실제로 악어가 먹이를 씹을 때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생존을 위한 행동도 ‘포악함’이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위선적인 행동으로 해석된 것이다.

 

이처럼 악어는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생김새가 혐오스러울 뿐 아니라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공격성까지 갖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악어에 대한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은 충분히 과학적인 것일까.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악어는 모양새만큼 혐오스러운 존재일까. 세계적인 악어 전문가인 브래디 바 박사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악어 생태계의 중요성을 몸소 현장을 누비며 알리고 있다. 20년 가까이 전세계 현장을 누비면서 연구한 내용을 통해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 소속 탐험가인 바 박사는 현존하는 23종의 악어를 모두 포획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과학자다. 특히 이 중엔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던 샴 악어도 포함돼 멸종 위기종 보호 연구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획 과정에서 손가락이 잘리고 등뼈가 세 번이나 부러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바 박사는 현장에서 몸으로 뛰어 얻은 데이터를 연구실 과학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대공원 특별강연을 위해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바 박사를 15일 NGC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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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디 바 박사
 

- 일생을 악어 연구에 몰두하게 한 계기가 있었나?
“1990년대 초반 고등학교 과학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악어가 굉장히 모성애가 강하고 똑똑한 동물임을 알면서부터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악어 새끼가 알에서 부화하려 할 때 알 안에서 새끼는 ‘워워워’ 하고 소리를 낸다. 그러면 어미 악어는 힘을 조절하면서 알을 살짝만 깨물어 새끼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무식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섬세하게 힘을 조절하는 것이다. 악어가 2억 2500만 년 이상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 현존하는 23종의 악어를 모두 포획한 유일한 과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23종을 모두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한 건 아니다. 열심히 전세계를 누비다보니 ‘악어신’이 내게 웃어준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운이 좋았다. 특히 샴 악어의 경우 멸종된 줄 알았는 데 포획해 DNA를 채취할 수 있었다. 포획을 하려면 해당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또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 포획 당시 악어의 거친 공격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악어를 포획할 땐 팀 단위로 이동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다. 나는 전문가라 악어의 행동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비전문가도 팀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특히 악어를 유인하기 위해 배에서 물 쪽으로 늘어뜨려 놓은 밧줄을 조심해야 한다. 악어가 포획되는 순간 줄이 팽팽해지는 데 이때 자칫 손가락이 잘려 나갈 수 있다. 한 번은 포획에 성공한 후 팀원들과 축하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줄이 팽팽해지면서 떠밀려 강물에 빠졌다. 물 속에는 악어떼가 득실거렸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현장을 누비는 이유가 있나?
“과학자들도 나름의 영역이 있고 연구 스타일이 있다. 연구실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연구는 나랑 맞지 않는다. 내 일은 현장에 뛰어들어 동료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샘플을 구해주는 것이다. 앞으로는 대중들을 만나 악어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리는 기회도 늘리려 한다.”

 

- 악어 생태계의 가치가 무엇인가?
“악어는 생태계에서 ‘키스톤(Key stone)’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새끼 악어들은 다른 동물들의 먹이감이 된다. 반대로 이 새끼들이 성장하면 다른 동물들을 먹어치워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악어들은 1m 정도 높이의 둥지를 짓는데, 이 둥지는 우기(雨期)에 다른 동물들에게 피신처가 된다. 반대로 건기(乾期)에는 수중 생물들이 악어가 강 바닥에 파 놓은 구멍에 들어가기 때문에 강물이 말라도 생존할 수 있게 된다”

 

- 사람들은 이 가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게 바로 내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돌면서 악어를 소개하는 이유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개나 돌고래는 관련 보호단체도 많지만 악어를 비롯한 파충류는 그렇지 않다. 더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똑같이 중요한데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고 있는게 아쉽다. 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생물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는 만큼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제공
▲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제공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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