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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조성위해 폭파된 섬, 세계가 인정하는 장소됐다 목록

조회 : 866 | 2013-07-05

  ‘나는 고려시대에는 죄인들을 가두는 귀양지였고, 조선시대에는 염소 방목지로 이용됐습니다. 1968년에는 여의도 제방을 쌓기 위해 섬 전체가 폭파돼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수 백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도심습지가 됐습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바로 한강 한 가운데 떠 있는 ‘밤섬’이다.

 

  매년 봄 벚꽃 구경을 하려는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 제방이 사실은 밤섬을 폭파해 얻은 돌과 흙으로 쌓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1968년 제1차 한강종합개발 당시 여의도 제방을 쌓기 위해 밤섬을 폭파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도심 개발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던 밤섬은 현재 수 백 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도심 습지로 탈바꿈해 겨울철새의 안식처이자 생태학 연구의 보고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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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밤섬의 모습 - 동아일보DB 제공
 

● 람사르협회가 인정한 보물섬
 
  올해 6월은 밤섬이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지 1년째 되는 달이다.

 

  람사르습지는 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조약인 람사르협약에 의해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협회가 지정해 보호하는 습지다.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돼 1975년 발효된 협약에 근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창녕 우포늪, 전남 무안갯벌, 충남 서천갯벌 등 전국적으로 총 18곳의 람사르습지가 있다. 최근 정부가 한강 하구에 위치한 장항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강유역에서 지정된 곳은 밤섬이 유일하다.
 
  밤섬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소를 가진 윗섬과 마포구 당인동 주소를 가진 아랫섬으로 이뤄져 있다. 여의도 개발을 위해 폭파된 뒤 방치됐지만, 한강 상류에서 흘러온 토사가 퇴적돼 폭파 당시 5만 7000m2에 불과했던 면적이 1985년 이후 매년 평균 4195m2씩 증가해 지금은 27만 3503m2 면적의 섬이 됐다.
 
  3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희귀식물인 낙지다리와 서울시 보호종인 긴병꽃풀이 발견되는가 하면 멸종위기 어류인 황복의 서식 사실도 확인됐다. 이 밖에도 수리부엉이, 황오리, 물총새 등 49종의 조류와 두우쟁이, 동사리, 납지리 등 39종의 어류, 또 엉겅퀴, 부들 등 138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제공
▲ 동아일보DB 제공

 

● 도시와 자연이 공생하는 밤섬 ‘보호와 연구’ 두 마리 토끼 잡아야

 

  21일 서울 선유도공원 강연홀에서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주최로 밤섬의 람사르습지 지정 1주년을 기념하는 ‘도심습지 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정부 관계자를 비롯한 국내외 습지 전문가와 환경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많은 이들은 밤섬의 가치를 보호하고 생태학 연구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한강사업본부 이재덕 운영부장은 “한강 상류에서 흘러온 토사가 밤섬에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퇴적되면 어류 산란처나 겨울철새 휴식처가 소실될 가능성이 높다”며 “습지의 자연성 유지를 위한 퇴적물 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밤섬 주변을 1차 완충지역과 2차 완충지역으로 구분해, 1차 완충지역에서는 선박운항을 제한하는 등 밤섬 생태계 보호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박이 지금보다 밤섬으로부터 60m 이상 더 떨어져 운항할 수 있도록 항로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학계 관계자들은 밤섬과 같은 하중도(河中島)가 지닌 학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한강 둔치 개발로 인해 사라진 ‘개발 전’ 한강 생태계 모습을 밤섬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동국대 오충현 생태계서비스연구소 교수는 “도시하천은 인위적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강 역시 둔치에 가 보면 조경용 나무만 심어져 있다”면서 “밤섬에 자라나는 나무나 풀 등을 통해 원래 한강의 식생 구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 교수는 “철새는 밤섬과 같은 하중도에서 겨울을 날 수 있고 물고기도 수심이 얕은 밤섬 주변 수초 틈에 산란한다”며 “밤섬은 도시와 자연이 공생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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