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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546 | 2013-05-22
아프리카에서 해마다 백만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가는 질병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말라리아 약을 먹으면 예방이 되지만, 일부 모기는 예방약에 대해서도 저항성을 갖고 있어 말라리아 지역으로 여행가는 이들은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테리아를 이용해 말라리아를 막을 수 있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분자유전학과 쯔용시 박사팀은 암 모기가 '볼바키아'라는 균에 감염되면 후손 세대의 모기에게도 이 균이 되물림돼 말라리아를 옮기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지 17일자에 발표했다.
‘볼바키아균’은 다양한 질병에 저항성을 갖는 박테리아로, 이 균을 이용해 전염병을 예방하는 연구가 활발했다. 이 균을 이용해 뎅기열을 옮기는 열대줄무늬 모기를 퇴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말라리아 전염 모기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동남아시아에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아노펠레스(Anopheles stephensi)’ 모기 배아에 이 균을 주입한 뒤 성체가 될 때까지 배양했다. 그리고 이 균에 감염된 암모기와 감염되지 않은 숫모기를 번식시킨 결과 34세대 모기까지 이 균에 감염된 사실을 발견했다. 볼바키아균이 암컷을 통해 후대에까지 전염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또 연구진은 볼바키아 균에 감염된 암모기의 수를 5%, 10%, 20% 구성되도록 세 그룹으로 나눠 배양한 결과, 세 그룹 보두 9번째의 세대의 모기까지 전부 이 균에 감염되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균의 전염율이 높기 때문에 적은 수의 모기에게 이 균을 감염시키더라도 전염병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쯔용시 박사는 “이 연구는 모기의 성체뿐만 아니라 배아를 통해서 감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 균을 이용해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을 예방하는 대비책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선 petit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