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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무서운 바이러스의 공습을 대비하라! 목록

조회 : 771 | 20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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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드라마 두 편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OCN의 ‘더바이러스’와 JTBC의 ‘세계의 끝’이다. 등장인물은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를 쫓는 위기대책반인데, 이들이 바이러스의 숙주를 찾고 백신을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더바이러스’는 한 요양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화재사고 이후 세상에 등장한 바이러스가 나온다. 호흡기 장애와 출혈로 발병 사흘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변종 바이러스다. ‘세계의 끝’에서는 원양어선 선원을 전부 감염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바이러스 M이 등장한다. 유빙이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추정되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죽지 않은 단 한 명의 청년이 ‘장티푸스 메리’ 역할을 한다. 장티푸스 메리는 건강한 보균자지만 돌아다니면 전염병을 퍼뜨리는 사람이다.

두 편의 드라마는 확산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가 등장했을 때 일을 매우 긴장감 있게 그리고 있다. 드라마 속 허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염병학자들은 실제로 이런 최악의 위기 상황까지 대비해 연구하고 있다. ‘바이러스 폭풍’의 저자 네이선 울프 박사도 그 중 하나다.

울프 박사는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생물학과 교수로,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판데믹,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염병에 취약한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과 사냥터, 동남아시아의 야생동물 시장까지 직접 돌아다니며 전염병의 기원과 확산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그는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전염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바이러스는 지구상에서 어떤 생명체보다 빨리 진화하는 존재다. 하지만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부분은 적다. 이들은 RNA나 DNA 같은 유전물질을 단백질막이 둘러싸고 있는 단순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스스로 자라거나 생식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세포를 감염시킨 뒤 기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살려면 반드시 세포로 이뤄진 생명체를 감염시키고 또 확산해야 하는 ‘확산 본능’을 가진 존재들이다.

실제로 생물을 감염시킨 뒤에는 확산되기 위해 다양한 반응을 일으키는데, 대표적인 게 기침과 설사 등이다. 타액 등을 통해 다른 사람으로 옮겨가거나 설사 등이 물에 섞여 다른 생물을 감염시키는 방식이다. 감기나 식중독에 걸렸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위한 움직임이다.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전 세계로 퍼지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 번째는 인간을 해치는 잠재력이 높아야 한다. 예를 들면 2004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조류독감(H5N1)이 있다.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60% 정도로 감염되면 절반이 넘는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두 번째 조건은 확산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는 2008년 ‘돼지독감(H1N1)이 발생하면 20억 명이 넘는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이는 그만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전 세계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두 바이러스가 치사률과 확산속도 두 가지를 모두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H5N1은 확산속도가 느린 편이고, H1N1의 치사율은 1%에 못 미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두 바이러스가 판데믹으로 발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람이나 동물이 두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된다면, 그 안에서 두 바이러스가 재조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특성을 모두 가진 바이러스가 탄생한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치사율을 가진 채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는 바이러스에 맞서야 한다. 이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울프 박사의 주장이다.

특히 항공, 철도, 자동차 등 교통수단이 발달해 세계가 좁아진 오늘날에는 과거보다 판데믹의 위험이 더 크다.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와중에 바이러스도 신속하게 전 세계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또 의료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수혈이나 장기이식 등의 기법도 거꾸로 바이러스나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되고 있다. 확산을 원하는 바이러스에게 더 잘 퍼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셈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울프 박사의 견해는 희망적이다.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후 100년 동안 꾸준한 연구가 이뤄졌고, 오늘날 발단한 첨단기술을 이용하면 ‘병원균 예보’가 가능하다는 것.

우선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하면 어느 장소에서 질병이 발생했고, 어떻게 확산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바이러스 미세배열기법과 시퀀싱기법이 발달해 무엇이 유행병을 일으켰는지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질병이 발생하면 문자메시지 등으로 상급병원에 환장에 대한 정보를 즉시 전달해 유행병으로 번질지 여부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나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쓰는 휴대폰을 이용하며 정보를 손쉽게 주고받아 집단 발병의 속도도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구글이 보유한 막대한 검색자료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수집한 인플루엔자 감시 자료를 이용한 ‘독감예보시스템’은 나왔다. 이 시스템을 더 연구해 다른 질병에도 적용한다면 병원균 혹은 질병 예보가 가능해질 것이다.

아직 완벽한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았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이 활발하다. 울프 박사를 비롯한 전 세계 연구자의 노력을 바이러스가 당해낼 수 있을까? 바이러스와 인간의 싸움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이다. 조심해야 한다. 당신 바로 옆에 무서운 바이러스가 있을지 모른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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