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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보고 얻은 아이디어를 국제학술지에? 목록

조회 : 675 | 2013-02-15

KAIST 학부생이 두 차례나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학부생이 쓴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실리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권위 있는 학술지에 두 번이나 실린 것은 이례적이다.

KAIST는 화학과 4학년 조상연 씨(23)가 제1 저자(주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영국의 과학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의 4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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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이 두 번이나 실린 KAIST 화학과 조상연 씨(왼쪽)와 그의 논문을 지도한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가 광학현미경을 보며 초고해상도 구현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AIST 제공
 
조 씨가 논문을 게재한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네이처’의 자매지 중 하나다. 네이처와 ‘사이언스’, ‘셀’은 학계에서 권위 있는 3대 학술지로 꼽힌다. 지난 해 2월에도 조 씨가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인 ‘말라리아 연구를 위한 광학영상 기술’이 셀의 자매지인 ‘생명공학의 동향’에 게재됐다.

조 씨가 이번에 발표한 논문의 제목은 ‘형광 공명에너지 전이 현상을 이용한 간단한 초고해상도 광학영상기술’로,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아 연구과정을 지도했다.

이번 연구는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됐다. 조 씨는 “늦은 밤 연구실에서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가로등 불빛이 교대로 깜빡이는 모습을 보고, 이 방식을 실험에 적용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세포를 형광빛깔에 따라 세포 부위별로 차례로 깜박거리게 한다면 관찰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 씨는 약 6개월간 연구 끝에 관찰할 물체(시료)를 염색하는 약품 종류를 바꾸어 또렷한 영상을 얻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형광을 구별 할 수 있는 필터가 달린 현미경만 있으면 3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크기까지 세포나 세균, 바이러스를 관찰할 수 있다. 기존 현미경보다 8배 이상 선명해진 것이다.

박 교수는 “조 씨는 학부생 중에서는 아주 특별한 실력을 갖췄다”며 “학부생이면서도 전공지식이 대학원생 못지않고 연구 진행방식은 수년간의 경력을 가진 박사과정 학생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조 씨의 이번 연구 성과로 특별한 장비 없이 누구나 쉽게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수십만 원대의 중고교 생물실험에 사용되는 현미경을 가지고도 우리나라에 몇 대 없는 수억 원대 초고해상도 현미경 수준의 세포관찰이 가능해졌다. 대학 실험실 등에서 즉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AIST 생명과학과, 서울대 생리학과 등에서 같은 방식으로 생물학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박 교수팀과 협의 중이다.

작년 2월 군 대체복무로 의용소방대에 들어간 조 씨는 학교 측을 통해 “이번 성과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많은 생명현상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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