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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된 인공위성, 우리 집 지붕에 떨어진다면 목록

조회 : 667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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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추락하고 있는 코스모스 1484 위성의 위치와 궤적. 27일 16시 현재 아프리카 대륙 위를 지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최근 무게 2.5톤의 러시아 인공위성 ‘코스모스 1484’가 지구로 조금씩 추락하고 있다. 며칠 사이에 지구로 떨어질 걸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피해를 입을 확률은 5200분의 1. 적은 확률이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주발사체의 지구추락 위험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30일 마지막 나로호 발사를 진행한다. 이 밖에 올해만 4대의 인공위성이 지구로 떨어질 걸로 보인다. 얼마 전 북한도 은하3호를 발사해 불안감을 높였다.

우리 집 지붕에 수십 년 된 외국의 인공위성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 우주로 날아오르던 로켓이 우리나라 반도체 공장위로 떨어지면 피해 보상은 어떻게 이뤄질까.

●발사 국가 확인이 최우선… 국제법 따라 보상 가능

국제조약에 따라 모든 우주발사체와 인공위성은 우주로 발사한 ‘국가’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 러시아의 민간 기업이 쏜 로켓이 한국에 떨어졌다면, 최종적인 책임은 기업이 아니라 러시아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보상은 지금 막 발사한 로켓이나 인공위성은 물론, 발사한 지 수십 년 이상 지난 구형 인공위성에도 적용된다. 보험가입여부나 법률적 시효 등과 일체 관계없다. 이런 경우 흔히 ‘관할권’ 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늘을 날던 우리나라 비행기는 영토에서 벗어나 있더라도 한국이 관할한다. 인공위성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우주발사체에 대한 피해보상 규정은 배나 비행기 사고보다 훨씬 엄격하다. 배나 비행기는 민간 기업에게 우선적인 보상 책임이 있다. 더구나 외국으로부터 받은 피해는 먼저 국내에서 가능한 최대한 피해 보상을 진행한 후, 그래도 안 될 경우 국제재판 등을 거치는 게 관례다. 국가간 소송이 끝없이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 1972년에 만들어진 ‘손해보상책임협약’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로켓이나 인공위성 같은 우주물체는 이런 협약과 관계없이 가해국의 무한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무언가가 우주로부터 추락해 우리 집 천장에 떨어진다거나, 우리 회사 빌딩에 맞아 큰 피해를 입었다면 보험가입 여부나, 발사기업의 도산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전액 보상받을 수 있다. 만약 피해를 입은 사람이 국내 보험사에 개인보험으로 이미 한 차례 보상 받았다고 해도, 그것과 관계없이 다시 이중으로 보상을 요청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영진 한국항공오주연구원 국제협력팀 선임연구원(우주법 박사)는 “우리나라 국민이 피해를 입었다면 한국정부를 창구로 가해국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1967년 우주조약 6조에 ‘조약 당사국은 정부기관의 활동이나 비정부기관의 활동을 막론하고 자국의 우주활동에 대해 국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고 말했다.

●‘가해국가’ 확인이 우선… 경찰·지자체 신고하고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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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1484 위성의 모습. 30년 전인 1984년 구소련이 발사했지만, 관할국가인 러시아가 배상책임을 진다. 무게 2.5t에 달하는 중대형이라 주거지역에 떨어졌을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

만약 피해를 입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피해를 입인 우주물체의 주인, 즉 가해국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우주발사체는 지상에 떨어질 경우 반드시 ‘어느 나라 위성이 언제 떨어지는 지’ 사전에 경고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추락시간을 알 수 있는 건 24시간 전, 정확한 추락 위치까지 예측하려면 1시간 전에 가능하다. 적어도 갑자기 머리위로 인공위성이 떨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만약 아무런 예고 없이 떨어졌다면, 경찰 등에 수사를 요청해 잔여 부품 등을 확인해 피해 국가를 검증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다음에 할 일은 피해 정도를 파악해 보상을 요청해야 한다. 피해를 입은 사람은 적극적으로 보상요구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주발사체가 민간에 피해를 입힌 전례는 없다. 보상 요청을 어디에 해야 하는지 관할 기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는 피해가 발생했다면 정부기관이 먼저 창구를 지정하고 공고할 확률이 높지만, 아닐 경우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신고하고 보상을 요구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정 연구원은 “국가간 보상을 받게 돼 있는 사항이라, 우리나라 정부는 피해 당사자 대신 가해국가와 협상을 하고 보상을 받아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최대 2년 걸릴 수도

그렇다면 피해 보상은 언제 쯤 이뤄질까. 빠르면 1년 이내, 늦으면 최대 2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국가간 협상 진행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우주발사체는 반드시 보험에 든다. 국내에서는 우주발사체를 쏠 때 손해배상법 5조에 의거해 ‘최대 2000억 원’까지 보험에 들어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최소 보상액 5000만 유로(약 740억 원)를 보험을 통해 확보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통 위성 발사 6개월 전에는 보험을 들지 않으면 ‘우주물체 등록법’에 따라 위성을 발사할 수 없다.

이런 법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번 나로호 3차 발사에 앞서 보상규모가 2천억 원이 넘는 보험에 가입했다. 2012년 1월 러시아가 발사했다 추락한 우주탐사선 ‘포보스-그룬트’ 호에 걸려 있던 최대 보상액도 2억 달러(약 2296억 원) 정도다. 당시 러시아는 위성발사가 실패해 계속 지구 주위를 돌다 추락할 것에 대비해 발사일로부터 1년(365일) 동안 생긴 사고를 모두 보상받는 것으로 계약했다. 따라서 피해를 입힌 우주발사체가 보험에 들었다면 빠른 조사와 보상이 이뤄진다.

문제는 발사한 지 수십 년이 지난 구형 인공위성이다. 이런 위성은 이미 보험기한이 끝났기 때문에 재빠른 보상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이런 경우엔 국가간 외교라인을 통해 피해보상을 요청하고 협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제법에는 ‘피해가 발생한 날, 혹은 손해가 발생한 날, 또는 가해국가를 확인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가해국이 보상을 해 주지 않고 버티거나, 혹은 피해국이 턱없이 많은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양 국가 중 한 곳이 ‘청구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해 중재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런 청구재판은 1년 이내에 끝내도록 돼 있다. 조사 등으로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협의 하에 1년간 연장이 가능하다. 결국 인공위성이나 로켓 등, 우주물체로 피해를 입는다면 2년 남짓한 기간이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도움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제협력팀 정영진 선임연구원(우주법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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