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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 트니 ‘빙하수’가 콸콸 목록

조회 : 866 | 201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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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선진국이라면 어디나 깨끗한 정수처리 시스템을 자랑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물’을 가진 나라하면 누구나 스위스를 꼽는다. 물 중 으뜸이라는 천연 빙하수를 식수로 쓰는데다, 철저한 국가 수도관리 시스템으로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본 해발 4158m의 알프스 융프라우를 보면 이 말이 실감이 난다. 눈으로 뒤덮인 절경 아래로는 피라미드처럼 뾰족한 빙하 ‘실버호른(해발 3695m)가 은은한 빛을 내고 있다.

이 빙하가 조금씩 녹아 호수나 실개천, 작은 강을 이룬다. 땅 속으로 스며들면 지하수로 모인다. 이런 물들이 모여 결국 다뉴브 강, 라인 강, 포 강 등 스위스를 감싸고 도는 큰 강들을 형성한다. 스위스 사람들이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는 식수가 바로 이 물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만큼 깨끗하고 이만큼 축복받은 물을 스위스 사람들이 ‘더 철저히’ 수도자원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는 국토의 3%가 알프스의 빙하로 덮여 있다. 매년 한 사람당 물을 660만 리터씩 쓸 수 있지만 실제로 쓰는 양은 그 3% 정도다. 이 3% 조차 뛰어난 식수관리 시스템을 거쳐야 가정으로 공급된다.

스위스의 취리히 하드호프 정수장을 찾아갔다. 이곳에선 식수로 쓸 물을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70%)와 지하수(20%), 샘물(10%)에서 얻는다. 물은 사람이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20~30m 깊이에서 끌어온다. 수직여과장치에서 가라앉은 이물질을 제거한 뒤, 물을 부석이나 석영, 또는 모래가 깔린 여과장치에 천천히 거른다. 호수의 물은 오존을 넣어 유해 세균과 바이러스, 플랑크톤을 없애고 활성탄 여과장치에 걸러 기름과 세척제 찌꺼기를 걸러낸다.

평형여과장치에서는 물속으로 공기방울이 퐁퐁 솟아나 산소가 물을 자연스럽게 정화한다. 그런데 특별한 점은 수돗물 특유의 냄새 원인이 되는 ‘염소’를 전혀 넣지 않는다는 점. 취리히 하드호프 정수장의 코르둘라 베르헤르 씨를 따라 들어간 정수시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이 ‘이산화염소(ClO2) 수치가 0’ 이라는 계기판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염소를 쓰지 않고 생물학적 방법으로 수질을 감시한다. 이 때 자주 쓰는 동물이 물벼룩과 송어다. 이들은 눈으로 수를 셀 수 있고 수질이 조금만 바뀌어도 헤엄치는 수위나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드호프 정수장에서는 물벼룩이 헤엄치는 모습을 컴퓨터로 실시간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경보를 울린다.

스위스 연방수생과학기술연구소(EAWAG)의 크리스토퍼 로빈슨 박사는 “(미네랄 워터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고급 생수 한 병보다 방금 전에 따른 수돗물 한 잔이 더 깨끗하고 맛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흐르는 강은 대개 다른 나라로 흘러가기 때문에 특히 깨끗이 지켜야 한다”며 “상수도는 물론 가정마다 철저한 하수정화 시스템을 설치해 국가 전체의 수자원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만큼 축복받지 못한 우리나라는 수돗물을 소독할 때 염소를 쓴다. 잔류염소는 물속 유기물과 반응해 총트리할로메탄(THMs), 클로로포름 같은 유해 물질(소독부산물)을 만든다.

다만 서울시에서는 잔류염소 4.0mg/L, 총트리할로메탄 0.1mg/L, 클로로포름 0.08mg/L처럼 수질기준을 정해놓았다. 하루에 2L씩 70년간 마셔도 해가 되지 않는 양이다. 하지만 이 역시 꺼림칙하다면 정밀한 가정용 정수시스템의 도움을 받자. 한층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취리히·베른=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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