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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이 낳은 원전사고 능가하는 대규모 산업재해는? 목록

조회 : 589 | 2013-01-09

올해 9월 발생한 불소가스 누출사건은 ‘관리 부실한 산업체가 대중의 삶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9월 27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4단지 화학제품 제조기업인 ‘휴브글로벌’에서 탱크에 담아 둔 불소가스가 새나와 23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유독가스는 사고 현장에서 수 ㎞ 떨어진 구미시 옥계동 등 주거지역으로까지 확산됐다. 상수원으로 쓰던 낙동강도 사고 현장에서 불과 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구미시와 경찰, 소방 당국 등의 방제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우라늄, 질산 같이 흔히 알려진 위험물질이 아니라, 그저 ‘치약재료’로만 알려진 불소가 재난의 원인 물질이 됐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당혹감은 컸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마을 314가구 주민 535명을 비롯해 모두 100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인근 공장 직원과 공장 내 원룸 건물 8개 동에 대해서도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인근 학교 휴교도 이어졌다. 초등학교 5개, 중학교 2개, 유치원 2개 등 9개 교육기관에 대해 28일 휴교 조치를 취했다.

사고의 원인인 불산 가스의 정식 명칭은 ‘플루오린화 수소’. 흔히 불산, 불화수소산 등으로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니다. 끓는점이 19,5도로 상온에서 금방 공기로 변해 날아가는 휘발성이 높은 액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서 세척이나 반도체 표면을 녹여 전기회로를 만드는 에칭 작업에서 흔히 쓴다.

금속을 심하게 부식시키고, 유리를 녹이는 성질 때문에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호흡기 점막과 눈 염증 등을 일으키며, 피부에 접촉하면 조직 속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인체 속 칼슘 이온과 반응하면 ‘플루오린화 칼슘’으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피부 증의 조직이 썩거나 뼈고 녹아 버리고, 급성 심장마비를 일이크기도 한다. 식물은 광합성이 불가능해져 잎이 말라버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는 정부의 유해물질 관리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적극적인 초기대응이나, 재난관리체계 일원화도 시급하지만 공장설립 단계부터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아무리 소규모 공장이라도 설립 당시부터 안전기준을 높일 필요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폭발·유독성 물질 누출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화학공장을 설립하려는 업체로부터 받는 ‘안전관리계획서’를 받도록 하는 등 예방책이 절실하다.

현재 정부는 종업원 5인 미만의 소규모 화학공장은 공정안전보고서 제출을 의무화 하지 않고 있다. 구미에서 사고를 낸 화공업체도 2008년 설립 당시에는 종업원 수가 4명이라 공정안전보고서 제출 대상이 아니었다.

정부가 사고에 대한 정확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한 달이 지나도록 사고의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피해를 입은 주민에 대한 보상과 대책마련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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