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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조망권 좋은 아파트 고집하다가 ‘헉’ 목록

조회 : 855 | 2012-12-17

침체된 부동산 시장 때문에도 몇 십억을 넘나들던 강남 아파트들도 몇 억을 낮춰 급매로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런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곳들이 있다. 바로 강이나 바다, 산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들이다.

그런데 바닷가 조망권을 너무 좋아하다간 큰 일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진해일이 발생했을 때 해안가 빌딩들 때문에 그 파괴력이 더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페트릭 리넷 박사팀은 육상에서 지진해일의 속도가 줄지 않는 이유가 해안가에 세워진 빌딩들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안가에 늘어선 빌딩들은 지진해일 파도의 속도와 파괴력을 더 증가시켜 피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일어난 지진해일 때 수많은 목조건물들이 파도에 산산조각 나던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당시 TV를 보던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것은 바다에서 자동차가 달리는 속도와 비슷하게 돌진하던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와서도 그 속도가 전혀 줄지 않더라는 점이었다. 실제로 당시 뉴스에서는 파도를 피해 전 속력으로 달리던 자동차가 결국 파도에 묻혀 침수되는 장면이 방송되기도 했다.

왜 지진해일은 육상에 진입해서도 속도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걸까.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실제 도시 50분의 1 크기의 작은 해안가 도시 모형을 제작했다. 그리고 수조에서 기계로 지진해일을 일으켜 약 20cm 높이로 파도가 도시를 덮치게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모형 빌딩은 지진해일을 견뎠지만, 일부 빌딩과 골목길은 파도를 더 집중시켜 지진해일의 진입속도와 힘을 더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파도를 집중시키는 도심 형태는 두 개의 건물은 앞쪽에 서 있고 건물 하나는 뒤 쪽으로 빠져 있는 U자형이었다. 이 U자형 건물에서 지진해일의 속도는 빌딩이 없는 곳보다 80~100배나 더 빨랐다.

연구진은 실제로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과 2011년 일본 지진해일 때 빌딩들이 두개씩 짝을 지어 남아 있는 모습이 다수 목격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리넷 박사는 “이번 실험을 통해 가운데 빌딩은 집중적인 파도의 공격을 받아 휩쓸려 내려간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해안가에 도시를 설계할 때는 지진해일 피해 방지를 위해 빌딩들의 배치까지 상세하게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는 만큼 초고층빌딩 설계에 적용하는 풍력 모델을 적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험 결과는 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지구물리학협회(AGU) 학회에서 발표됐다.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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