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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타기, 함박눈이 좋을까 파우더가 좋을까” 목록

조회 : 1129 | 2012-12-17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이어진 폭설이 전국을 훑고 지나갔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역 강설량이 10㎝에 육박했다. 12월 상순에 내린 기록으로는 32년 만에 최대치다.

이번 눈의 또 다른 특징 하나. 함박눈만 펑펑 내리는 게 아니라 눈의 성질이 수시로 변했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습설(濕雪)이 쏟아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얼음알갱이 같은 싸락눈이 쏟아져 내렸다. 밤 사이 보송보송한 함박눈이 펑펑 쏟아더니만 새벽엔 바늘처럼 촘촘하고 바삭바삭한 침설(針雪)도 내렸다. ‘눈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듯 했다.

싸락눈, 함박눈, 진눈깨비….
수도 없이 많은 눈의 종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이런 눈이 흔히 스키, 스노보드 마니아들이 말하는 ‘설질’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눈송이 크기, 춥고 건조할수록 작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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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에 많은 눈이 쏟아진 5일 오후 강남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날 이후 주말까지 중부권 일대에는 설질이 수시로 바뀌며 많은 눈이 내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기상청 실황중계를 들어보니 이번 ‘눈 선물세트’가 이해가 갔다. 눈구름 만들어진 곳이 서해상이 아닌 발해만 일대. 이 눈구름이 중부지방으로 내려오면서 강한 한파와 부닥치면서 눈으로 바뀌어 쏟아졌다. 기류가 불안정하고 온도, 습도 변화가 잦았다는 뜻이다.

눈은 구름에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구름 속의 수증기가 고체가 돼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만들어질 때 기상조건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눈이 만들어진다.

눈의 형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온도와 습도다. 함박눈은 상대적으로 덜 춥고 습도가 높을 때 쏟아진다. 반대로 하얀 밀가루 같은 부드럽고 고운 눈은 춥고 건조한 날 자주 볼 수 있다. 너무 춥거나 건조하면 응결핵(보통 먼지, 바이러스라고 보는 학설도 존재한다)에 모여들어 큰 눈송이를 형성할 시간이나 재료가 부족해기지 때문이다.

실제로 한 겨울에는 온도와 습도, 두 가지를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온도가 낮으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도 줄어든다. 더운날 건조할 수는 있지만 극도로 추운 날 습도가 높긴 어렵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만들어지는 눈 결정의 형태도 바뀐다. 별 모양을 이외에도 바늘모양, 기둥모양, 장구 모양, 콩알 같이 둥근 모양, 불규칙한 입체모양 등 3천종이 넘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런 눈 결정은 날이 추울수록, 건조할수록 바늘 모양, 혹은 기둥모양에 가까워진다. 추우면 뾰족한 모양의 결정이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따뜻할수록 둥근 모양에 가까워진다.

●스키장 눈이 더 딱딱한 이유… ‘날씨와 관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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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중국이 개장한 백두산 ‘칭바이 스키장(왼쪽)’과 일본 니가타현 묘코산의 아카쿠라간코 스키장(오른쪽)의 모습. 같은 자연설 스키장이지만 설질은 확연히 다르다. 칭바이 스키장은 건조한 날씨로 흰가루가 날리는 ‘파우더’ 설질을 보이는데 반해 아카쿠라간코 스키장은 습기가 많아 눈이 무겁고 질척해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스키장에 쌓여있는 눈이 보통 눈의 성질과 똑같지 않다. 자연설이나 인공설과 관계없이 스키장에 쌓여 있는 눈도 그날의 온도와 습도, 관리(정설, 사용자 숫자 관리 등) 여부에 따라 설질이 바뀐다.

국내 스키장에선 찾아보기 어렵지만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는 하늘에서 내린 자연설이 그대로 쌓여있는 스키장도 많다.

이 때 자연설을 구분하는 기준은 눈이 머금은 습기다. 습기를 많이 머금을 수록 눈은 무거워지고, 쉽게 스키 바닥에 달라붙는다. 습기가 적당하면 발로 세게 밟을 때 ‘퍽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다져지고, 비교적 잘 미끄러진다. 하지만 질척해질 정도로 습기가 많으면 오히려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흔히 ‘파우더 스노’라고 말하는 건조하고 추운 날 볼 수 있는 눈은 정 반대다. 이런 눈은 스키를 타고 회전을 할 때 가루처럼 흩날린다. 추우면 눈 속에 들어 있는 수분이 다시 얼어붙으면서 바삭하고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스키 보다는 넓은 스노보드탈 때 더 좋다. 경우에 따라선 넓은 파우더 전용 스키를 쓰기도 한다.

국내 스키장에서 흔히 쓰는 인공설은 물을 작은 입자로 만들어 추운 날 공기 중에 뿌려서 만든다. 아주 건조한 날은 영상 2~3도 이하, 보통 습도에선 영하 2~3도 이하에서 만들 수 있다. 눈송이는 수분함유량이 적고, 딱딱한 편이다. 공기를 머금은 눈송이 보다는 작은 얼음 알갱이 수준이라 조건만 놓고 보면 ‘파우더’에 더 가깝다.

하지만 이런 ‘인공눈’의 설질도 어디까지나 만들 때의 이야기다. 특히 인공설을 많이 만드는 초겨울에는 보통 낮 기온이 영상인 경우가 많아 쉽게 습설로 바뀌는데다, 국내에선 대부분 정설차량으로 단단하게 다져 두기 때문에 이런 성질이 남아있긴 어렵다.

결국 스키장에 갈 때는 인공설이나, 자연설이냐를 따지기보다 그날의 날씨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

스키나 스노보더들이 보통 가장 선호하는 눈은 습기를 적당히 머금은, 보송보송하고 적당하게 딱딱한 눈이다.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나는 적당한 습기를 가진 눈을 정설용 차량으로 다듬어 주면 최상의 컨디션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 보통 섭씨 영하 5도 안팎인 경우 이런 눈이 만들어진다.

너무 추운 경우에는 오히려 스키 타기에 좋지 않다. 날씨가 영하 십수도보다 더 아래로 떨어지는 극단적으로 추운 날은 오히려 활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경우엔 눈 밭의 표면만 가루처럼 변해 흩날리면서 옆 미끄러짐이 쉽게 일어날 수도 있다.

일교차가 큰 경우는 최악의 환경이 된다.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눈이 질척해져 버려 완전한 ‘습설’이 된다(흔히 팥빙수, 슬러시라고 부르는 그 설질이다). 이런 눈은 마찰계수가 높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더구나 밤사이에 다시 얼어붙으면 다음날 군데군데 눈이 아닌 진짜 빙판이 생겨 위험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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