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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네거티브에 목을 매는 이유는? 목록

조회 : 937 | 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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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재인 후보에게 무조건 지지를 표명한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의 모습. 동아일보DB 제공
 
《5년에 한 번 돌아오는 최대의 정치 이벤트가 코 앞이다. 대통령 선거 결과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앞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그런 선택의 권한이 내 손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중요한 권한을 행사할 만큼 합리적이고 이성적일까. 외부의 다른 무언가에 휘둘리지는 않는 걸까.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는 보이지 않는 손을 5가지로 정리해봤다.》

문재인인가, 박근혜인가. 아니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가. 오는 19일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선거일이다. 투표를 하려면 각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까지 무슨 일을 했으며 어떤 정책을 내놓았는지 알아야 한다. 후보들 역시 자신의 장점을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유권자는 보통 언론매체에 나오는 기사나 광고를 통해 후보들에 대해 이해를 한다.

그런데 선거 기간만 되면 으레 그렇듯 상대 후보의 약점을 찾아 비난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비방전이 계속 되면 정책 대결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은 실망하게 되고,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냈는지도 알 수 없다.

메니페스토다 뭐다 해서 처음에는 정책 대결을 약속하고도, 어느 일방의 시작으로 너도나도 상대의 결점을 비난하기 마련이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데도 시간이 모자란 판인데, 추측과 억측으로 점철된 트집을 잡으며 남을 비방하는 이유는 뭘까.

이렇듯 상대방의 결점이나 실수를 부풀려 공격하는 선거 운동을 '네거티브 캠페인’이라고 한다. 유권자들의 눈살은 찌푸려지지만 정작 공격하는 후보에게는 상당한 도움을 주기 ?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을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공격하는 후보에게는 긍정적인 느낌을, 공격받는 후보에게는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만든다. 부정적인 정보가 긍정적인 정보보다 설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어떤 개인의 긍정적인 행동을 환경 덕으로 돌리고 부정적인 행동은 개인의 성격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가 함께 있을 때는 후자가 머리에 깊이 남는 것이다. 이를 ‘부정성 효과’라고 한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투표를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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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는 정책을 바탕으로 한 정정당당한 대결보다는 서로 상대 후보의 결점을 드러내고 부각시키려는 싸움으로 가곤 한다. 그러나 이런 네거티브 캠페인에는 유권자로 하여금 중요한 정보를 더 잘 기억하게 하는 긍적적인 효과도 있다. 동아일보DB 제공
 
정당한 네거티브 캠페인에는 또 다른 효과도 있다. 이강형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의 효과 - 2007년 대통령선거 투표참여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네거티브 캠페인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하고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한 지식 습득을 촉진한다.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후보가 쓰면 선거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면 유권자는 자신의 표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투표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7년 대통령 선거와 네거티브 효과’라는 논문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나이가 젊을수록,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그리고 한나라당에 대한 호감도가 낮을수록 효과가 높았다. 당시 이 후보는 주가를 조작하고 고객의 위탁금을 횡령한 BBK라는 금융회사의 실소유주라는 공격을 받았다.

강 교수의 조사 결과 선거 일주일 전까지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중 절반 가까이 BBK 의혹의 영향을 받아 지지하는 정도가 떨어졌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부동층 또는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지자에게 일정한 효과를 지녔다는 결론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이번 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는 네거티브 캠페인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많다. 물론 흑색선전이 들통 나면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한다. 그럼에도 후보들이 네거티브 전략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우리가 알면서도 이 보이지 않는 손에 조종당하기 때문이다.

‘에이, 근거 없는 비방이야’라고 생각하다가도 머리 한 구석에서 ‘혹시’라는 의심이 드는 게 사람 심리다. 그것은 곧 네거티브 캠페인의 승리를 뜻한다. 내 소중한 한 표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고르려면 이 보이지 않는 손을 이겨야 한다.

표심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과학동아 12월호 시사기획 '무엇이 표심을 지배하는가?'에서 볼 수 있다.

고호관 기자 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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