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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북한 로켓은 ‘화성 5호’ 목록

조회 : 1116 | 2012-12-17

북한이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나서면서 국제 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더사이언스는 40여년 간의 북한의 로켓 개발 역사를 3회에 걸쳐 정리한다. 글 쓰는 순서는 ①북한의 로켓연구 ②기술자립을 위한 선택과 집중 ③대포동과 은하3호의 의미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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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탄도탄, 우주발사체 기술의 근간이 된 스커드-B 미사일의 모습. 위키미디어.
 
분단 이후 북한은 전쟁준비를 꾸준히 해 왔다. 수십 년 간 지속된 북한의 로켓기술 개발 역시 ‘무기개발’의 역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한이 올해 안에 발사할 것으로 예측되는 ‘은하 3호’ 로켓 개발 목적도 순수한 우주개발이라기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은 우주 로켓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우주기술 개발은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국방부(현 인민무력부) 직속 함흥군사대학에 무기관련 학과를 설치하고 지식 축적을 지시했다. 당시 김일성은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과 일본의 참전을 막기 위한 장거리 로켓이 필요하다”며 “이 대학은 인력배양의 소명을 지녔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로켓 기술을 이용한 지속적인 현대무기 개발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중국 공동개발 계획 무산…독자개발 노선

그러나 북한의 실질적 로켓 개발은 1975년으로 보는게 타당하다는 설이 많다. 당시 북한은 중국이 개발하고 있던 비행거리 1000㎞ 수준의 ‘DF-61’란 지상공격용 미사일의 공동개발에 참여키로 했다. 실제로 중국은 약 1년 간 이 미사일의 개발을 진행했고, 소수의 북한 미사일 설계팀도 같이 DF-61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을 추진하던 중국 내 실력자 ‘천시롄’이 덩샤오핑의 득세와 함께 실권을 잃으면서 계획 역시 중단됐다.

북한은 당시 군사협력 관계에 있던 이집트나 중국의 도움을 받아 미사일 관련 기술을 얻고 있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며 구입해 뒀던 구형 러시아제 로켓과 발사대를 북한에 양도했고, 중국도 공중공격용 미사일 ‘HQ’ 시리즈를 공급하기도 했다.

탄도미사일 전문가 정규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당시 북한은 남한 전역을 조준할 수 있는 미사일을 원했지만 중국은 DF-61 개발취소로 그런 기술이 확보할 수 없었다”며 “소련과도 정치적 입장상 미사일 수입이 어려운 시기라 결국 독자개발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이 주목한 모델은 ‘스커드-B’란 이름의 러시아제 대량생산 미사일이었다. 북한은 이 미사일 대부분을 이집트에서 얻었다. 1978년 이집트는 전쟁을 벌이던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을 맺고, 필요 없어진 소량의 스커드-B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1979년부터 3년에 걸쳐 조금씩 북한에 양도했다. 이 스커드-B미사일은 약 300㎞를 날아간다. 제주도를 빼면 한반도 넓이의 3분의 2이상을 조준할 수 있고, 많은 전장에서 실제로 여러 차례 쓰여 안전성이 검증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당시 북한군이 판단하기엔 유일한 대안이었을 것이다.

●6년 만에 자국내 생산… 단거리 로켓 기술 확보

결국 북한은 이렇게 건네받은 스커드-B 미사일을 분해해 가며 로켓기술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리버스엔지니어링(역 설계 기법)을 통해 로켓기술을 확보하려고 시도했다.

국제 비정부기구 ‘핵위협방지구상(NTI)’에 따르면 중국은 이 로켓 개발과정에서 설계, 소재 분야 전문가를 북한에 파견해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전 연구원은 “장거리 로켓 기술을 외부 도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한 국가는 2차대전 당시의 나치 독일 밖에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먼저 개발한 국가의 기술과 장비를 얻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관례”라고 분석했다.

이런 연구개발과정을 거쳐 북한은 결국 스커드-B를 이집트에서 도입한 지 6년 만인 1984년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북한은 1985년부터 화성 5호기 양산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연간 50~100기 이상을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화성 5호 생산과정에서 얻은 기술로 6년 후인 1991년, 후속모델인 화성 6호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에 이른다. 화성 6호는 겉보기에 화성 5호와 비슷하지만 사정거리를 500㎞까지 연장한 모델이다.

이 결과 제주도를 포함, 남한 전역을 사정거리 안에 둘 수 있어 위협적인 무기가 됐다. 결국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 개발을 시작하고 10년 남짓한 시간에 관련 기술을 응용, 재생산 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 올라선 것이다.

이 기술은 로켓기술 선진국인 구소련이 1965년에 개발했던 스커드-C 미사일과 개발 방법이나 성능, 어느 면에서 비슷하다. 구소련이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우주에 내 보낸 것이 1961년인 걸 감안하면, 북한의 로켓기술 개발이 이 당시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정 전 연구원은 “당시 북한군은 중국과 기술교류를 하든, 외국 장비를 들여오든, 핵심기술만큼은 직접 개발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런 노력이 이어져 지금까지 발사체(로켓) 분야에선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도움말 정규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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