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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서 제임스 딘을 만나다 목록

조회 : 1206 | 20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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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스 천문대 전경. 앞에 서 있는 기념물 둘레에는 갈릴레이, 코페르니쿠스 등의 천문학자들이 새겨져 있다. 패서디나=이충환 기자 cosmos@donga.com

 

“음매!”

컴컴한 천체투영관(플라네타륨)의 천장에 비춰진 ‘별들’ 사이에서 해설자가 황소자리를 가리키며 설명하자, 이곳으로 현장학습을 온 학생들 중에서 잘 생긴 남학생이 익살스럽게 소의 울음소리를 흉내 낸다. 1955년 제임스 딘이 출연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의 중요한 무대 중 하나가 바로 천체투영관이 설치돼 있는 그리피스천문대였다. 이곳은 ‘이유 없는 반항’뿐 아니라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 등의 영화에도 등장했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그리피스천문대를 또 찾아갔다.

그리피스천문대는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의 북쪽 구릉(할리우드산)에 세워져 있어 도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패서디나에서는 차로 40분 정도 달리면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 학술적으로는 패서디나 윌슨산천문대가 유명하지만, 대중적으로는 LA 그리피스천문대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성과 이름이 똑같은 사업가 그리피스 그리피스가 1896년 그리피스 공원을 LA에 기증했고 1919년 천문대와 극장을 건설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1935년 그리피스천문대는 여러 천문학자와 건축가의 도움으로 고대 그리스와 현대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뤄 탄생했다.

개장 이후 2002년까지 7000만 명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학교의 현장학습 장소로 이용될 뿐 아니라 우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간혹 ‘학구적인 데이트’를 하는 연인도 있는데, 경치나 야경도 함께 즐기러 오는 것이다). 그리피스천문대는 특별한 천문현상이 있는 시기는 물론이고 매월 하루를 정해 일반인에게 망원경으로 별을 보여주는 ‘스타파티’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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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스천문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주인공 제임스 딘 흉상. 아래 쪽에 할리우드 영문 표지판도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부분일식과 금성일식 때도 비슷한 행사가 있었다. 올해 5월 20일 부분일식 때 이곳에 왔었는데, 많은 인파가 몰려 산중턱에 차를 세워놓고 천문대까지 한참을 걸어 올라왔던 기억이 난다.

천문대 앞마당에는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등의 천문학자들이 빙 둘러 새겨져 있는 기념물이 우뚝 서 있고, 출입문 앞 잔디밭에는 태양과 행성으로 이뤄진 태양계가 축소돼 그려져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흔들리는 커다란 추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바로 ‘푸코의 추’다.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추가 천천히 회전하며 한쪽에 서 있는 작은 막대를 하나씩 넘어뜨린다. 흥미롭게도 추가 매달린 천장에는 태양계의 행성을 상징하는 신들이 그려져 있다.

천문대 중앙의 가장 큰 돔은 사무엘 오스친 천체투영관이다. 영화에서 제임스 딘이 현장 학습을 와서 소 울음소리를 냈던 곳인데, 2002~2006년 돔, 천체투영기, 음향 및 조명 등을 새로 바꾸며 보수해 최신식 시설로 변신했다(이전에 사용하던 천체투영기는 지하에 따로 전시돼 있다). 이 투영관에서는 LA 밤하늘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한 우주쇼를 보여준다.

1층에는 왼쪽과 오른쪽 홀에 작은 전시공간이 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천문대 소개, 별을 관측하는 방법, 달의 위상 변화, 계절의 변화, 태양과 별의 일생 등에 대해 아기자기하게 설명돼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서쪽 돔에 있는 태양 망원경으로 관측한 태양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부스였다.

지하 전시실로 가려면, 다양한 모양의 예쁜 장신구들이 수없이 이어져 있는 복도를 지나가야 한다. 우주 연결 통로(Cosmic Connection)라는 이곳에는 장신구 위쪽으로 우주 탄생의 순간인 빅뱅부터 인간의 달 착륙까지 장대한 우주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지하 전시실에는 태양계의 행성들을 비교하면서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재기도 하고, 지금까지 망원경으로 찍은 가장 거대한 우주 사진을 감상하며, 아폴로 우주인이 가져온 월석, 미국에 떨어진 운석도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아인슈타인 동상 옆에 앉아 우주의 크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자는 인상적이었다. 지하 전시실은 2002년부터 4년간 새로 건설한 곳이다.

2층 옥상으로 나가면 서쪽 돔에 태양 망원경이 있고 동쪽 돔에는 광학 망원경이 있다. 야간에는 동쪽 돔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목성 같은 천체를 보여준다. 옥상에서는 LA 시내가 잘 보여 야경도 장관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은 물론 친구끼리 또는 연인끼리 찾아와 경치와 함께 우주도 즐기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

천문대 건물에서 내려오니 반대편 산등성이 쪽에는 할리우드(HOLLYWOOD)라는 영문 표지판이 멀리 보인다. 또 난간 앞쪽에는 제임스 딘의 흉상이 단 위에 놓여 있다. 교통사고로 24살의 젊은 나이에 죽었지만 전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영원한 청춘스타’가 일반인에게 우주의 신비를 만끽하게 해주는 이곳의 ‘수호신’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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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가 직접 만든 망원경과 그것으로 관측한 기록. 패서디나=이충환 기자 cosmos@donga.com

 

패서디나=이충환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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