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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 박멸, 살충제 대신 ‘말벌’ 쓰란말이요~ 목록

조회 : 1575 |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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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말벌인 ‘보리나방살이고치벌(Habrobracon hebetor)의 성충은 ’화랑곡나방(Indian meal moth)‘의 유충에 알을 낳는다. 나방 유충은 말벌의 자식에게 충분한 먹이가 된 뒤에 죽는다. 미국 농무부 제공.
 
농군들에게 ‘해충’만큼 귀찮은 게 없다. 해충이 갉아먹은 곡식이며 열매들은 상품 가치도 떨어지고 보관도 어렵다. ‘살충제’를 뿌리지만, 최근 친환경 열풍이 불면서 농약을 뿌린 농산물에 대한 인기는 낮고, 해충을 완전히 없애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떠오른 대안이 천적을 이용해 해충의 애벌레를 잡는 ‘생물방제법’이다. 문제는 해충의 천적을 기르거나 보관하는 데 비용과 노력이 상당하다는 것.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천적을 더 쉽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 제임스 트론(James Throne) 박사는 중국 화종농업대와 공동연구한 결과 ‘보리나방살이고치벌(Habrobracon hebetor)’을 5℃에서 2개월간 냉동 보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천적 사육 등이 수월해져 생물학적 방제가 더 효과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보리나방살이고치벌은 2~3mm 길이의 적갈색 기생 말벌이다. 이 말벌은 농산물에 치명적인 ‘화랑곡나방(Indian meal moth)’의 애벌레에 알을 낳아 번식하기 때문에, 화랑곡나방을 애초부터 없애버리는 것이다. 우선 이 말벌은 화랑곡나방 애벌레만 귀신같이 찾아내 침으로 찔러 온몸을 마비시킨다. 그런 다음 애벌레의 몸속에 알을 낳는다. 며칠 뒤에 알에서 깨어난 말벌 유충은 애벌레의 즙을 빨아먹어 죽인다.

트론 박사는 “화랑곡나방은 거의 모든 농산물을 먹기 때문에 방제가 까다롭지만 보리나방살이고치벌은 이 나방의 애벌레를 잘 찾아낸다”며 “이 말벌을 이용하면 농산물을 추가로 오염시킬 가능성 없이 해충을 방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농업청 저장농산물곤충연구단에서 연구한 결과 보리나방살이고치벌을 방사한 곳에서 화랑곡나방 집단이 71~97%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트론 박사팀는 ‘생식 휴면(reproductive diapause)’이라고 불리는 곤충의 휴식 상태에 집중했다. 그 결과 보리나방살이고치벌을 5℃에서 2개월간 발육이 정지된 상태로 보관할 수 있었으며, 다시 살렸을 때도 특별한 손상을 입지 않은 결 확인했다.

트론 박사는 “이 냉저장기술 덕분에 상업 곤충 번식장에서 말벌을 수월하게 사육하며, 주문이 올 때까지 곤충 집단을 유지해야 하는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농무부의 ‘농업 연구(Agricultural Research)’ 10월호에 소개됐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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