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랜드

전체메뉴보기 검색 과학상자

당신은 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목록

조회 : 1383 | 2012-09-12

지난달 28일에는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30일에는 태풍 ‘덴빈’이 한반도를 거쳐가면서 많은 비가 쏟아졌다.

볼라벤 때문에 제주도와 호남 지역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다. 여기에 덴빈은 ‘폭우태풍’이라 불릴 만큼 많은 비를 퍼부었다. 전남 진도에는 시간당 75mm의 비가 내리는 등 호남 전역에는 시간당 30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태풍이 사라진 후에도 비구름이 여전히 남아 강원도 산간, 경상북도와 경남동해안 일부 지역은 31일 오후까지도 비가 내렸다.


 

.

 

14호 태풍 덴빈이 상륙한 30일 전남 목포시 상동 목포버스터미널 주변 도로가 침수돼 흙탕물에 잠겨 있다.
  이날 목포에는 172.9mm의 비가 쏟아졌다. 동아일보DB 제공
 
그칠줄 모르는 빗줄기를 보면 하늘에 구멍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요즘은 대기오염 때문에 비의 산성화가 심해진다고 하니 비를 보면 '낭만'보다는 '탈모'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비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편견이다. 빗물은 잘 관리만 하면 훌륭한 자원으로 쓸 수 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 ‘보츠나와’에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돈 처럼 귀하다고 생각해 화폐 단위로 ‘풀라(pula)’와 ‘테베(thebe)’를 쓴다. 둘 다 빗방울을 뜻하는 단어다.

●빗물이 수돗물보다 깨끗해?

사람들은 흔히 ‘빗물에는 이물질이 많고, 산성비는 해롭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는 오해다. 우리가 보통 물속 이물질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보는 기준은 ‘용존고형물(TDS)’ 수치다.

TDS는 오염된 물을 여과지로 걸려 부유물질을 제거한 다음 남은 용액 속에 있는 용해된 물질을 말한다. 물 속에 있는 모든 용해성 이온들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특정물질의 양만 표시하지는 않는다.

보통 집에서 마시는 수돗물의 TDS 수치는 리터당 50~250mg 정도. 그런데 땅에 떨어지지 직전의 빗물을 받아 측정한 TDS는 10~20mg이다. 오랫동안 비가 와서 대기 오염물질이 씻겨나간 뒤에 내리는 빗물은 이보다 더 낮다. 수돗물보다 빗물에 녹아있는 물질이 훨씬 적은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물의 TDS 기준은 1L당 500mg이기 때문에, 이와 비교한다면 빗물에 이물질이 많다는 건 오해다.

.
 
흔히 빗물은 더럽고 요즘 내리는 비는 산성일 가능성도 높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빗물에는 이물질도 적게
  녹아있고 산성도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 위키미디어 제공
 
●비 맞으며 사랑고백했다가는 대머리 된다?

예전 영화를 보면 퍼붓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간혹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요즘은 비를 온 몸에 그대로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요즘 내리는 비는 대부분 산성비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빗물이 피부에 닿으면 빨리 씻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또한 오해다. 빗물이 요구르트보다 덜 산성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산성도는 어떤 물질이 물에 녹았을 때 나타내는 성질 중 하나다. 생수나 과일 등도 고유한 산성도를 가지고 있다. 비는 구름 속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산성을 띤다. 하지만 땅에 닿으면서 중화되고, 빗물을 저장조에 모아두면 중성으로 변한다.

서울대 빗물연구센터가 측정한 결과 처음 내리는 빗물의 pH는 4.5~5.6으로 약산성이다. 그러나 빗물을 모으는 판에 닿은 뒤 산성도는 pH7~8까지 올라 약알칼리성을 띠었다. 또 빗물을 받아 1~2일 저장해두자 중성을 띠게 됐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영향을 받아 산성을 띠게 된 빗물이지만, 땅에 있는 양이온과 만나 중화되는 ‘전하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전하 균형은 모든 물체에 있는 음이온과 양이온이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다.

특히 pH4.5~5.6이란 수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강산성은 아니다. 오히려 샴푸(pH 3.5)나 요구르트(pH 3.4), 오렌지주스(pH 3.0), 콜라(pH 2.5)보다 산성도가 낮은 편이다.

또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빗물 산성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빗물의 산성도가 심각한 대기오염에서 비롯된다는 증거도 희박하다. 이 때문에 한무영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소장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빗물을 모아 자원으로 쓰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
 
오른쪽 사진은 전남 신안군 기도에 빗물이용시설 설치하는 모습이다. 아래쪽 원통형 장치가 빗물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침전조다. 왼쪽 위는 빗물을 저장하는 물탱크고, 왼쪽 아래 사진은 저장조 안에 달린 여과망으로 빗물을
  저장하기 전 다시 한 번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동아일보DB 제공
 
●빗물도 잘만 관리하면 ‘돈’이다

빗물은 하늘에서 공짜로 내리는 소중한 자원이다. 이를 어떻게 모으고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빗물을 모으려면 여러 시설이 필요한데 집수면과 처리 시설, 저장 시설이 그것이다. 집수면은 빗물을 모으는 대상이 되는 것으로 건물의 지붕을 사용하면 된다. 지붕 등으로 모은 빗물에는 나뭇잎이나 모래 등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이를 걸러내기 위해 다양한 필터를 사용하는 시설이 바로 처리 시설이다. 저장 시설은 집수면과 처리 시설을 거친 빗물을 저장하는 공간이다.

이 중 저장시설에는 U자형 관을 사용해 빗물에 섞인 먼지 등이 가라앉은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또 옆에 탱크를 하나 더 둬 물을 빼서 쓸 때 부유물이 떠 있는 표면층 물이 나오지 않도록 호스의 수위를 수면 아래로 조절한다. 미생물을 넣어 물속 유기물을 분해하는 자정 작용도 유도하면 빗물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빗물은 수돗물 등 생활용수는 물론 공장의 공업용수, 논밭에 들어가는 농업용수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대규모의 댐을 막아 물을 공급하는 방식은 댐 건설비와 정수처리, 물 수송비용 등이 많이 들었지만, 빗물은 이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빗물이 오염되기 전에 받아서 저장하기 때문에 처리비용이나 운반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 특히 요즘처럼 집중호우가 잦아 홍수 등의 피해가 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빗물을 모아두는 공간이 있으므로 저지대 침수나 하수구 역류 등의 현상이 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빗물 재활용 시스템. 빗물을 모으는 집수장치와 물탱크로 옮기는 배수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필터,
  물탱크로 구성된다. 과학동아 제공
 
.
 
아파트에서 빗물을 보아서 사용하는 빗물저장시스템을 나타난 그림. 과학동아 제공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주제!
날씨 ,환경
관련단원 보기
*초등6학년 2학기 날씨의 변화
구름을 관찰하면 날씨를 예측할 수 있어요!
*초등6학년 1학기 생물과 환경
빨래가 필요없는 옷? - 연잎 효과
*초등6학년 1학기 생물과 환경
딸기를 먹는다는 것은 - 과일
사진올리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