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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하고 트럼프카드가 뭐야요? 목록

조회 : 1282 | 201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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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약대 이정행 교수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ICME-12에서 북한의 수학교육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10년 전 북한 학생들은 주사위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2000년도 초반부터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금융수학이 교과목에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 넷째 날인 11일. 미국 뉴욕 나약대 이정행 교수는 ‘북한의 수학교육’이란 주제의 강의에서 북한이 2002년 처음 금융수학의 핵심인 확률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사위나 트럼프 카드도 이 때 처음 학생들에게 소개됐다는 것이다.

주사위나 트럼프 카드는 수학의 확률과 통계를 설명하는데 많이 소개되는데, 이 교수는 북한 학생들이 확률을 처음 배울 때 주사위가 뭔지 몰라 교사가 주사위에 대한 설명부터 했다는 탈북 학생의 이야기를 전했다.

확률은 복권이나 카지노에 많이 쓰이고, 통계는 보험이나 주식시장 등을 예측하는데 필요하다. 과거 북한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굳이 통계나 확률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러시아와 중국에서 확률과 통계를 가르치기 시작하자 북한도 2001년에 수학교과서를 개정했다.

이에 대해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임금과 물가를 현실화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시장경제적인 요소를 받아들였다”며 “이런 변화가 교과서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북한의 수학용어 차이도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정삼각형을 ‘바른3각형’으로, 집합의 공통부분을 뜻하는 ‘교집합’을 ‘사귐’으로 표기하는 등 대부분 순우리말로 된 용어를 사용한다. 여기에는 ‘음수’를 뜻하는 ‘부수’나 ‘정수’를 뜻하는 ‘옹근수’처럼 이해하기 힘든 용어도 많다.

수학 수업시간도 북한이 남한보다 많다. 남한에서는 중1에서 고1까지는 주당 4시간, 고2~3학년은 주당 6~7시간씩 수학수업을 하지만, 북한에서는 고등중학교 6년 동안 1주일에 6~7시간씩 수학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수학교육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편인데, 수학실력이 탁월하면 출신성분을 묻지 않고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 같은 관심 덕분에 북한은 지난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세계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최근 북한은 ‘과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판단 하에 수학과 과학을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며 “일반 학생에게 수학은 당의 정책을 주입하는 도구로 쓰이지만 선택받은 영재에게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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