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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도 단짝 있어야 강해진다 목록

조회 : 1100 | 2012-07-05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동물과 미생물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바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와 이들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미생물)’의 관계다.

미국 하버드의대 박사후 연구원인 정하정 박사는 인간과 생쥐를 비롯한 포유류와 그 속에 사는 미생물이 서로 짝을 이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생물에 맞춰 진화했고, 생물이 건강한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데는 이런 ‘단짝 미생물’이 꼭 필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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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정 하버드의대 박사후 연구원(왼쪽)과 소장과 박테리아(미생물)의 모습(오른쪽). 붉은 색으로 보이는 조직이 소장이고, 형광 녹색으로 보이는 게 박테리아다. 정하정 박사 제공

 

이번 논문의 책임저자인 데니스 카스퍼(Dennis Kasper) 하버드의대 미생물 및 면역학 교수는 “우리 몸에 면역력을 길러주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 미생물은 생물 종에 따라 다르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항생제 남용이나 너무 위생적인 환경에 살면서 면역력과 관계있는 좋은 미생물을 잃어버렸을지 모른다는 ‘위생가설’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포유동물의 장에 사는 미생물들은 소화와 신진대사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생쥐의 장에서 음식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은 사람의 장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부분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정 박사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면역체계와 미생물이 얼마나 관계있는지’에 집중해, 미생물이 전혀 없는 무균 생쥐(mouse)의 장에 인간과 집 쥐(rat) 등 다른 동물의 미생물을 인위적으로 주입해 생쥐의 면역 기능이 어떻게 되는지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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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균 생쥐에 사람 박테리아와 집 쥐 박테리아, 생쥐 박테리아를 넣은 결과 생쥐 박테리아를 넣은 경우만 면역력이 강화됐다. 생쥐 면역기능이 생쥐 박테리아를 인식할 수 있게 진화됐다는 게 논문의 요지다. 셀(Cell) 제공

 

그 결과 생쥐 미생물상(mouse microbiota·MMb)을 넣은 생쥐의 장 속에는 T림프구가 늘어나 면역체계가 강화됐다. 또 이 생쥐(MMb mouse)를 식중독균의 일종인 살모넬라 병원균으로 감염시켜도 살모넬라균은 거의 번식할 수 없었다. 그만큼 생쥐 미생물상을 넣은 생쥐의 면역력이 강했기 때문이다.

반면 장 속에 인간 미생물상(human microbiota·HMb)을 주입한 무균 생쥐의 면역력은 좋아지지 않았다. 이들 장 속에 넣은 미생물의 수가 많고 종류가 다양해도 면역체계 강화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또 이 생쥐에 감염시킨 살모넬라균은 잘 번식했고, 생쥐들은 건강하지 않았다.

무균 생쥐에 집 쥐의 미생물상(rat microbiota)을 주입한 결과도 인간 미생물상을 주입한 생쥐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정 박사는 “이 실험에서는 인간과 생쥐의 중간 정도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이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아주 특정한 미생물과 함께 진화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의학계에 인간 면역 기능에 중요한 박테리아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제시했다”며 “우리에게 이로운 특정한 박테리아를 밝힐 수 있다면 면역 기능에 관한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22일자 셀(Cell)에 실렸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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