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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vs 아저씨, 누구 냄새가 더 고약할까? 목록

조회 : 1103 | 2012-06-08

“은교는 할아버지 거잖아요.”

영화 ‘은교’의 마지막 장면에서 은교는 이적요 시인의 서재에 들어와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시인을 가만히 껴안으며 말한다. 70세가 넘은 노시인을 안으며 그녀는 편안한 할아버지 냄새에 안도했을지 모른다. 비록 노시인은 늙어버린 자신에게서 풍기는 노인 냄새에 진저리를 쳤을지라도 말이다.

보통 나이가 들면 독특한 노인 냄새가 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냄새는 퀴퀴하기도 하고 먼지 냄새 같기도 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부 요한 룬스트롬 교수팀은 노인들이 풍기는 독특한 냄새를 사람들이 구별해 낸다는 연구 결과를 30일자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지(PLoS ONE)에 발표했다.

●노인 체취…청년, 중년과는 달라

룬스트롬 교수의 연구는 교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어렸을 적 스웨덴 양로원에서 일하시던 어머니를 자주 따라다녔던 그는 훗날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해 어렸을 때 맡았던 것과 같은 노인 냄새가 난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다른 인종이 모여 있는 다른 대륙의 양로원에서 동일한 노인 냄새가 났던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사람들이 노인 냄새를 구별해 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5일간 청년, 중년, 노년 44명의 겨드랑이에 솜을 대고 냄새를 채취했다. 청년 그룹의 나이는 20세에서 30세 사이였고 중년은 45세에서 55세, 노년은 75세에서 95세였다. 또 체취 이외에 다른 냄새 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향이 강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했고 금연하게 했으며 향이 없는 샴푸와 비누를 쓰도록 했다.

이렇게 채취한 솜을 41명의 실험참가자에게 맡게 한 다음, 청년 중년 노년 셋 중에 어느 그룹에 속할지를 결정해 보라고 했다. 그러자 청년과 중년 그룹의 냄새로는 그것이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 잘 맞추지 못했지만, 노년 그룹의 냄새를 맡고는 노인의 것이라는 사실을 잘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 그룹에 속한다는 사실을 맞춘 정답률이 임의로 답을 맞힐 확률보다 높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노인 체취가 고약하다?…중년이 더 심해

재미있는 점은 노인 냄새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청년, 중년, 노년 그룹을 각각 여성과 남성으로 나눠 총 6개의 그룹으로 만든 다음, 어느 그룹이 가장 냄새가 강한지를 실험참가자들에게 평가해 보라고 했다.

그 결과 중년 남성 그룹의 냄새가 압도적으로 강하게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청년 남성이 이었고, 노인 남성은 가장 냄새가 덜 나는 것으로 평가됐다.

냄새에 따른 불쾌지수도 마찬가지였다. 냄새가 가장 강하게 난다고 평가됐던 중년 남성 그룹의 불쾌도가 제일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은 청년 남성이었다. 노년 여성의 불쾌도는 0에 가까웠으며 노년 남성은 오히려 냄새가 오히려 약간 좋다고 평가됐다.

룬스트롬 교수는 나이가 들면 냄새가 달라지는 이유를 피부에 있는 분비선에서 찾았다. 나이에 따라 외분비선, 피지선, 땀샘 등에서 분비되는 물질들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땀샘은 성인기에 가장 활발히 땀을 분비하고 유년기나 노년기에는 오히려 분비량이 줄어든다.

연구팀은 노인 냄새가 의외로 강하지 않게 평가된 것은 사람들이 그것이 누구의 냄새인지를 모르고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불쾌하지 않은 냄새인데도 불쾌한 물질에서 추출한 냄새라고 표기하면 사람들이 좋지 않은 냄새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실험 참가자들이 맡은 냄새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았다면 평가가 달라졌을 거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룬스트롬 교수는 “정확히 어떤 물질이 노인 냄새를 유발하는지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냄새로 나이를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에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비 기자 hel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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