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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중국-일본은 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것일까? 목록

조회 : 912 | 2012-05-17

최근 발사에 실패한 북한의 은하3호(대포동 2호) 실험이 전 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다. 북한은 순수한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개발에 나섰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집착하는 걸까.

정규수 과학기술전문 작가(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탄도탄의 중요성을 피력한 해설서 ‘ICBM, 그리고 한반도’를 11일출간했다. 미사일 한 가지만 올곧이 연구해 온 과학자가 수십년간 모아온 정보를 털아 한 권 책에 담은 셈이다.

● 북한이 ICBM 개발에 ‘올인’하는 이유

정 작가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탄 개발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중반, 북한이 남한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화성 5호’를 개발하면서부터 계기를 맞았다. 이후 북한은 1993년 5월 사거리 1000km에 이르는 ‘노동’ 미사일을 개발했고 1998년 8월 ‘대포동 1호’를 공개하며 만만찮은 탄도미사일 개발능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 구소련의 잠수함 발사용 탄도탄을 구입해 개조한 사정거리 3500km 수준의 ‘무수단’ 로켓 배치도 마쳤다. 이 탄도탄을 이용해 미국 영토인 ‘괌’을 사정거리 안에 넣었다. 괌은 유사시 미군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북한은 미국 본토 까지 사정거리에 넣기 위해 ICBM 개발에 착수했다. 1998년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을 발사를 이유로 대포동 1호 발사 시험을 강행했으며 2006년 7월에는 대포동 2호 발사 시험을 진행했다. 이어 2009년 4월에도 인공위성 발사를 이유로 ‘은하2호’라는 이름을 붙여 재차 실험을 진행했다. 올해도 4월 들어 은하 3호 시험발사를 진행한 바 있다.

정 작가는 “이 3가지 발사실험은 모두 실패했지만, 실패여부는 차지하더라도 이정도로 빠른 개발진행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북한이 장거리 탄도탄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작가는 국내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노력이 결코 한반도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한다. 그는 “북한이 장거리 탄도탄 개발을 지속할수록 한반도를 겨냥하는 탄도탄의 숫자도 증가하기 마련”이라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전략 탄도탄의 숫자만 늘이는 겪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군사강국 부상 중인 중국, 기회 엿보는 일본

정 박사는 북한 이외에 탄도탄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로 일본과 중국을 꼽았다. 일본은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로, 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탄도탄 개발을 제한받고 있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중장거리탄도탄(IRBM)부터 ICBM에 이르는 모든 사거리에 해당하는 탄도탄을 몇 년 사이에 수백 기 이상 제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과거 일본의 우주개발역사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일본이 개발한 우주발사체 ‘M-V’로켓은 발사추진력이나 비행성능으로 미뤄 볼 때 미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ICBM인 ‘피스키퍼(LGM-118A)’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더구나 일본은 최근 대량생산에 적합한 ‘엡실론’ 이란 이름의 차세대 고체로켓을 개발 중이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장담을 못 하겠어요.”

정 작가에 따르면 일본은 우주 발사체를 탄도탄으로 활용하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인 ‘재돌입’ 실험 역시 충분히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1994년 ‘오렉스’란 이름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우주공간으로 일단 로켓을 내 보낸 후, 로켓 상단부에 실려 있던 캡슐이 대기권을 뚫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도록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실험에서 일본은 재돌입 캡슐의 열차폐막 온도측정, 압력측정, 공기마찰로 인한 감속도 정밀 측정 등, 언제든지 ICBM 제작에 쓰일 수 있는 기술 실험에 성공했다.

그는 “이 실험정보는 이후 하야부사(Hayabusa) 같은 우주탐사선 설계에도 유용하게 쓰였지만, 탄도탄 설계과정에서 언제든 쓰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후 일본은 1995년 우주발사체 익스프레스(EXPRESS)를 발사해 다시 한 번 재돌입 시험을 거쳤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실험에 실패했으나 캡슐은 수집해 데이터를 회수했다. 2002년 들어 소행성 탐사 위성인 하야부사의 재돌입 기술시험도 실시했다. 이렇게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2010년 지구 주위에 나타났던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샘플을 채취한 하야부사 탐사선의 무사귀환까지 이끌어 냈다. 이미 초정밀 유도기술과 탄도 재돌입 기술을 확보한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러시아는 회피기동이 가능한 신형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중국은 냉전 종식 후 지속적으로 군비를 확장하는 등 ICBM 세력구도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신 냉전기로 치닫고 있어요. 중국도 간과할 수 없는 세력입니다.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있는데다, 21세기 들어 시장경제를 도입한 후,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자금줄이 트이면서 군비확장에도 열심입니다. 현재 5대 핵 강국중 유일하게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의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지요.”

정 작가는 한반도 안보를 위해선 지속적인 안보의식 고취와 정부 당국의 철저한 대비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당장 위협이 되는 탄도탄은 북한군의 단거리 미사일인 화성 5호, 6호 정도지만 결코 안심해선 안 됩니다. 언제든 중국의 미사일이 날아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형국이라는 걸 알아야 해요. 군 당국이 미사일 방어와 영토수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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