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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업종이라고요? 미래농업은 상상이상을 보여줄 것” 목록

조회 : 675 | 20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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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출 농촌진흥청 청장
 
“앞으로 우리 농업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겁니다. 과거의 농업이 몸만 고되고 돈 벌기는 힘들다는 이미지였다면, 앞으로는 정말 돈이 되고, 나라의 독립성을 좌우할 만큼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산업으로 자리 잡을 거예요.”

지난 4일 농촌진흥청을 찾았을 때는 개청 5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 준비로 곳곳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만난 박현출 청장은 미래에는 농업이 지금보다 한 차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박 청장의 자신감 뒤에는 생명공학을 바탕으로 한 강한 연구개발이 있었다.

박 청장은 농업의 비전을 ‘식량안보와 수출, 고용창출, 석유화학제품 대체’로 꼽았다. 현재 전 세계 인류가 맞닥뜨린 각종 위기를 넘어설 대안으로 ‘농업’을 꼽은 것이다. 그는 “연구개발만 뒷받침되면 농업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산업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생명공학, 기후변화 넘고 일자리 만들고

“기상청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3.2도 높아진다고 해요. 3.2도 쯤이야라는 생각을 하기 쉽겠지만, 이 정도의 기온상승은 식물에게 원자폭탄 같은 충격입니다. 지금의 환경에 적응된 품종은 이런 상황을 견뎌내기 어렵죠. 수많은 병균과 해충, 잡초의 공격을 받을 테니까요. 하지만 생명공학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뿐 아니다. 지난해 세계 인구는 70억 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100억 명이 이상이 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식량 수요는 늘지만 식량 생산량은 줄어들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생명공학 연구를 통해 ‘더위에 강한 쌀’이나 ‘바이러스 저항성이 강한 고추’ 등 새 품종을 개발하면 이런 위기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면 해외 수출을 통한 로열티를 챙길 수 있다. 연구개발이 수출 길까지 여는 셈이다.

박 청장은 “이른바 전 세계 ‘종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품질은 물론이고 질병저항성과 같은 특별한 기능을 갖는 상품을 내놔야 한다”며 “이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유전체 연구 등 생명공학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농업과 식품산업은 서비스업 다음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분야”라며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큰 시장에 우리가 내다팔 만한 물건을 만들 수만 있으면 부가가치도 커지고 고용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식물서 신약성분도 찾아내…제3의 농업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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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청장은 인터뷰 내내 농업의 비전에 대해 강조했다. 생명공학 연구는 지금과 전혀 다른 농업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버리는 감귤 껍질로 만든 감귤바이오겔이 감귤 산업 전체의 모양을 바꿔놓은 사례가 있어요. 감귤이 풍년이면 값이 폭락해도 속수무책이었지만, 감귤바이오겔을 만들게 되면서 시장에 나가는 감귤 양을 조정해 값을 조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농민들은 감귤바이오겔로 안정적인 수익원까지 하나 더 얻었죠.”

박 청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감귤바이오겔을 예로 들며 동식물 자원을 새롭게 활용하는 농업에 대해 설명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감귤바이오겔은 감귤 껍질에 미생물을 넣어 만든 신소재다. 미용뿐 아니라 찢어진 상처를 치료하는 의료용품, IT 및 무균 종이 등 산업용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옷이나 플라스틱, 약품 등 기존에 우리가 쓰는 소재들은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앞으로는 인간에게 유용한 소재를 감귤바이오겔처럼 동식물 자원에서 찾을 것”이라며 “미니돼지를 길러 신약 개발은 물론 장기이식용으로 쓰는 등 의료산업에도 농업의 기여도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계 공동연구로 경쟁력 확보 절실

“‘바이오그린21사업’을 통해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인력을 양성해 농업생명공학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죠. 당장 눈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세상에 당연하게 이뤄지는 일은 없어요.”

농진청의 1년 연구개발 예산은 5000억 원 정도. 이 돈으로 자체 연구를 하면서 학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바이오그린21사업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업생명공학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미래 인력자원을 양성하고, 연구자들이 더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박 청장은 “타 부처에 비하면 연구개발 예산이 정말 적은 편”이라며 “농업이 가지는 미래 비전을 이해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농업 분야 연구개발의 수준은 세계적이다. 지난 50년간 꾸준히 연구해 온 결과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상태고, 경험적 노하우도 쌓였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해외농업기술협력사업’도 진행 중인데 반응은 폭발적이다.

2009년부터 전 세계 15개국에 코피아(KOPIA) 센터를 설치해 씨감자 생산기술을 전하거나 채소재배기술, 탈곡기 등을 전했는데, 현재 25개국이 KOPIA 센터를 추가 요청했다. 또 아시아 12개국과 협력하는 단체인 ‘아파치(AFACI)’와 아프리카 17개국이 한국에게 농업기술을 전수받으려는 협의체인 ‘카파치(KAFACI)’도 외교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관련 기업이 없다”…기술 상업화가 관건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업들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아직 농업생명공학 분야 발전에 한계가 있다. CJ나 하림 등을 뺀 다른 기업들은 영세한 가족기업 수준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상황이다.

박 청장은 “농진청은 국민들의 먹을거리에 맞춘 연구개발을 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산업체 육성보다는 전업농 관련 연구에 더 집중했었다”며 “앞으로는 민간기업에도 필요한 연구 쪽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해 산업 전체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 농업생명공학 부분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지원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출 청장의 ‘이것만은 꼭!’
△식량확보는 시장경쟁논리로 담보할 수 없는 공적 부분이므로 국가기관 중심의 공익성 있는 연구개발 필요
△농민에게 지원하는 사회정책적 예산과 별도로 진짜 ‘농업의 산업화’를 위한 지원 필요
△농업 분야 생명공학 연구와 산업화에는 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수



박현출 청장은
1980년 2월 단국대 법학과 학사 졸업
1982년 2월 단국대학원 졸업 (수료)
1989년 6월 스페인 국립마드리드대 졸업 (수료)

1982년 행정고시 25회
1982년 3월~1994년 7월 총무처, 농수산부
1994년 7월~1999년 9월 농지관리과장, 무역진흥과장, 장관비서관, 축산정책과장, 협동조합과장
1999년 10월~2006년 6월 기획예산담당관, 농업정보통계관, 축산국장
2006년 7월~2009년 2월 농업정책국장
2009년 2월~2009년 4월 기획조정관
2009년 4월~2010년 10월 식품산업정책실장
2010년 10월~2011년 12월 기획조정실장
2011년 12월~현재 농촌진흥청장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대한민국 생명공학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자료로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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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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