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랜드

전체메뉴보기 검색 과학상자

“과학 강연은 들어 줄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가치가 있는 것” 목록

조회 : 817 | 2012-05-14

.

일반 대중들은 과학 강연이라고 하면 대부분 어려운 용어로 뒤덮였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최신 연구 결과를 알고 싶어 강연을 들어도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결국 과학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구는 부족한 과학 지식이라는 장벽 앞에서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지난 2일 만난 서울대 생명과학부 정종경 교수(사진·49)는 청중이 어렵다고 느끼는 강연은 잘못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 교수는 2007년부터 ‘금요일의 과학터치’에서 ‘모델동물을 이용한 질병연구’라는 주제로 강연해왔다. 이 강연은 정 교수의 연구를 일반 대중에 맞춰 바꾼 것으로, 정 교수는 초파리를 모델로 이용해 PINK1 유전자가 망가질 경우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연구를 2006년에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 새로운 것을 알고 싶은 대중을 위해서는 새로운 내용을 준비해야 해

올해 11월 2일 대전에서 다섯 번째 강연을 앞둔 정 교수는 초파리를 이용해 파킨슨병 연구에 대해 이야기해온 강연 내용을 ‘세포의 크기는 어떻게 조절될까?’로 바꿨다.

“‘금요일의 과학터치’에서 대전 강연은 두 번째입니다. 바로 지난해에 ‘모델동물을 이용한 질병연구’로 강연했지요. 금과터를 아는 청중이라면 예전에 강연을 듣고 또 오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같은 강연을 두 번 들려 줄 순 없습니다.”

정 교수는 강연을 듣는 청중이라면 같은 강연을 또 듣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강연 내용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금요일의 과학터치는 2009년 이래로 매년 청중 수가 늘고 있다.

그 중에는 강연자를 보고 다시 새로운 강연을 들으러 오는 청중도 있다. 정 교수는 강연 내용을 매번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적어도 같은 도시에서 같은 내용을 강연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 했다.

.

●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청중의 흥미를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해

이어 정 교수는 강연의 흐름을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내용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연을 끌고 가는 흐름도 중요합니다. 소설처럼 도입부는 가볍게 시작해서 차근차근 내용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하지요. 계속 강연만 하면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강연 중간 중간 가볍게 쉴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금요일의 과학터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와 청중을 대상으로 강연한 정 교수는 자신이 강연했던 자료를 보여주며 강연의 흐름을 끌어나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장 처음 강연자에 대해 소개하는 것으로 청중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신뢰를 가진 청중은 더 열심히 듣게 되지요. 강연 내용을 이끌고 가면서 강연과 관련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유도하는 것으로 집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강연 도중 연구와 관련된 실험 도구를 보여주는 것도 청중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새롭게 준비하는 강연에는 어떤 실험도구를 들고 가야할지 벌써 고민이 된다’며 정 교수는 그동안 강연 때는 자신이 연구할 때 사용하는 초파리를 가져가 청중의 집중력이 가장 떨어진 순간 다시 관심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들어 줄 사람이 없는 강연은 가치가 없는 강연

정 교수는 과학자가 대중 강연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대학 교수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후학들을 양성하는 교육 또한 중요하며, 외부 강연도 교육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육이 철저하게 학생들을 위해 시행되는 만큼 강연도 청중에게 딱 맞게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연은 철저하게 청중의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아주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요. 어떤 사람이 듣게 될지, 강연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강연장의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도 미리 알아두면 실험 도구를 보여주거나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강연에서 굳이 연구내용을 소개할 필요는 없다”며 다시 한 번 청중의 입장에서 강연을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들어줄 사람이 없는 강연은 가치가 없습니다. 강연은 학생들에게는 재미있어야 하고, 과학이 어떤 것인지 소개하는 자리지요.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는 것은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진 다음에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주제!
관련주제가 없습니다.
관련단원 보기
관련 콘텐츠가 없습니다.
사진올리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