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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어는 이유 목록

조회 : 10254 | 2010-04-02





새로운 주장 대두… 불순물에 의한 과냉각 현상?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사실이다.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로 이를 기록했을 정도로 오래 전에 발견된 현상이다. 21세기 첨단과학의 시대에도 아직 이 문제의 비밀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한 아마추어 과학자가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왔다. 물속 불순물에 의한 과냉각 현상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데카르트도 홀렸다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는 “먼저 따뜻하게 물을 데우면 물이 더 빨리 언다. 이는 더 빨리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뜨거운 물을 빨리 얼게 하고 싶을 때 햇빛에 먼저 놔둔다”는 글을 남겼다.

이 현상은 17세기에 근대철학의 아버지인 베이컨과 데카르트의 호기심도 끌었다.

현대과학의 세계로 들어온 건 1960년대다. 흥미롭게도 그 일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의 한 중학교 소년이 해냈다. 소년의 이름은 에라스토 엠펨바(Erasto Mpemba).

1963년 어느 날 과학실험 중 엠펨바는 이 현상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는 과학선생님에게 왜 그런지를 설명해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했고 친구들은 그를 비웃었다. 그럼에도 엠펨바는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고 체계적인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엠펨바는 학교로 찾아온 근처 대학의 물리학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다행히도 이 물리학자는 엠펨바를 무시하지 않고 직접 확인에 나섰다. 엠펨바와 동일한 실험 결과를 얻은 그 물리학자는 이 현상을 과학계에 보고했다. 그러면서 이 현상은 ‘엠펨바 효과’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 이론만 난무할 뿐 결정적 증거 없어


엠펨바 효과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다양한 가설들이 등장했다. 가장 먼저 기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같은 양일지라도 증발이 많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식이다.

대류로 설명하기도 한다. 뜨거운 물의 경우 외부에 접한 위쪽 물이 식으면서 안쪽의 물과 온도차가 커진다. 때문에 뜨거운 물은 차가운 물보다 대류현상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 바깥으로 열을 더 빨리 빼앗긴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물에 녹아있는 용해 기체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고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얼기 때문이라는 과냉각 현상으로 설명하는 이론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 가운데 어느 게 맞다를 확연하게 가려줄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한 아마추어 과학자가 자신이 그 증거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브링엄 소재 뉴욕주립대에서 방사선 안전원으로 근무하는 제임스 브라운리지(James Brownridge)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엠펨바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여가 시간을 이 실험에 매달렸다. 그 결과 그는 최근 불순물에 의한 과냉각 현상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온라인 저널인 ‘arXiv¡Ç에 발표했다.





● 어는점 5℃ 차이나면 무조건 엠펨바 효과 나타난다?


물은 0℃에서 언다고 학교에서 배우지만 실제로 처음 얼기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다. 0℃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기 시작한다. 이를 과냉각 현상이라고 한다.

물의 어는점은 물속에 있는 불순물에 따라 달라진다. 불순물이 얼음결정을 형성하는데 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속 불순물은 먼지입자에서부터 물에 녹아있는 소금을 비롯해 세균까지 다양하다. 불순물들은 각자 특정 온도에서 물이 얼도록 한다. 따라서 물속에 어떤 불순물들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물의 어는점은 달라진다.

브라운리지는 불순물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2가지 물을 준비했다. 그리고선 온도를 20℃로 동일하게 맞췄다. 그런 다음 이 두 물을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물속에 든 불순물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먼저 얼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 두 물 중 빨리 언 물을 데운다. 그리고 나머지 물은 실온으로 맞춘다. 이랬을 때 브라운리지는 엠펨바효과를 볼 수 있었다. 두 물 간의 어는점의 차이가 5℃ 이상일 경우 브라운리지는 엠펨바 효과가 확실하게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하나가 -2℃이고 다른 하나가 -7℃라고 하자. 이 경우 어는점이 높은 물을 80℃로 데우고 다른 하나는 실온으로 맞출 경우, 즉 60℃나 차이가 나도 엠펨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의 실험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먼저 0℃에 도달하기 때문에 먼저 어는 게 아님을 보여주었다. 다만 불순물에 의해 어는점이 어떻게 달라지느냐 하는 것이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


그렇다면 이번 연구결과가 엠펨바 효과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킨 걸까.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 대학의 조나단 카츠(Jonathan katz) 교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카츠 교수는 “물을 데우는 그 자체가 물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기체들을 날려 보내기 때문에 어는점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그의 이론을 반박했다.

간단해 보이는 이 문제가 이토록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이유는 실험을 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한 실험을 그대로 따라했을 경우 모두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은 변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의 양뿐 아니라 담은 용기의 모양, 냉동실의 모양 등 여러 환경 요인이 엠펨바 효과의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엠펨바 효과의 증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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