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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증거물에서 범행을 밝힌다?! 목록

조회 : 6722 | 2010-01-11

이런 사건이?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오후 5시 쯤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택배 배달을 가장하여 문을 열어주는 피해자를 밀치고 들어갔다. 그는 피해자의 집 전화번호를 미리 알아낸 다음 범행 전에 택배배달이 있을 것임을 통보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범인은 피해자의 손을 뒤로 묶고 입에는 집에 있던 청테이프로 붙여서 꼼짝 못하게 한 후 장롱 등을 뒤져 돈과 귀금속을 훔쳐 도망했다. 범인은 집에서 얼마동안 머물면서 냉장고에 있던 음료수도 먹었다. 범인이 도주한 후 피해자가 가까스로 묶인 손을 뒤로 하여 전화번호를 눌러 신고를 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사관이 현장감식을 실시하고 여러 가지 증거물을 채취하였다. 위 사건에서 무엇을 증거물로 채취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사건해결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일까?




범죄수사에 이용되는 미세증거물
미세 증거물미세증거물은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증거물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거의 모든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들이 포함된다. 섬유, 페인트, 토양 등등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미세증거물에 대한 연구는 프랑스의 유명한 법과학자인 에드몽 로카르드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한 강연에서 “접촉한 모든 것에서는 물질의 교환이 일어난다.”라고 하였다. 이를 “로카르드의 교환법칙”이라 하는데, 어떤 범죄현장이든지 범인의 흔적이 어딘가에는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주장 같지만 그 당시에는 매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법과학실험실을 만들어 실제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되는 토양, 먼지 등의 미세증거물을 분석하여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여 범죄와의 관련성을 밝힘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였다. 그 후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이 진행되어 학문적 틀을 갖추고 꾸준히 범죄수사에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한 양에서도 분석이 가능한 방법이 개발되고 여러 가지 첨단 분석 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져 예전에는 아예 “증거물이 될 수 있다”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것들이 이제는 사건을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세증거물의 종류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여기서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증거물을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 중 범인의 식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생물학적 미세증거물과 물리화학적 미세증거물에 대해 알아보자.





생물학적 미세 증거물[생물학적 미세증거물의 종류] 최근에는 매우 적은 양의 DNA에서도 유전자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범인이 먹었던 숟가락, 컵, 칫솔, 먹다버린 포도 씨, 수박 씨, 사용한 장갑, 마스크, 가방 손잡이, 문손잡이 등 범인이 사용하거나 만졌던 모든 것이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범인이 어떤 물건에 접촉을 하면 범인의 세포가 소량이라도 그 곳에 묻어 남아있기 때문이다. 범인의 침 또는 체액도 현장에 남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도 모두 세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생물학적 미세증거물의 종류





(왼쪽부터) 복면: 얼굴의 표피세포가 복면의 내부에 묻어 있음 장갑: 범인의 손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가 장갑의 안쪽에 묻어 있음 음료수병: 병의 입구에 구강상피세포 및 타액이 묻어 있음

 

 

 

 


복면,장갑,수병



담배꽁초: 끈에 접촉 부분의 세포가 묻어 있음 지폐: 돈을 사용한 사람의 세포가 묻어 있음
담배꽁초, 지폐



장갑: 손 세포 및 땀이 묻어 있음 빨대: 발 세포 및 땀이 묻어 있음 껌: 타액 및 구강상피세포
장갑



칫솔: 구강상피세포 및 손의 세포가 묻어 있음 면봉: 구강상피세포가 묻어 있음
칫솔



[생물학적 미세증거물의 중요성] 생물학적 미세 증거물은 범인을 확증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즉, 범죄 현장에서 발견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증거물에서 범인의 유전자형을 성공적으로 검출하고 용의자와 비교함으로써 범인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생물학적 미세증거물의 최근 분석 동향] 유전자분석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해도 주로 현장에서 채취되어 의뢰되는 증거물의 종류는 혈액, 담배꽁초, 모발, 정액반 등 눈에 보이는 증거물이 주를 이루었다. 초창기의 DNA 분석기술이 많은 양의 DNA를 필요로 했고 시료의 상태가 좋아야 분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증거물들은 아예 분석 대상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급격한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매우 적은 양 또는 상태가 좋지 않는 시료 등에서도 분석이 가능해졌다. 특히, 매우 적은 양에서도 유전자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현장에서 채취할 수 있는 증거물의 대상도 거의 제한이 없을 정도로 되었다.





[생물학적 미세증거물 분석의 문제점] 생물학적 증거물에서의 유전자분석은 일부의 유전자를 증폭하여 분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 매우 적은 양에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오늘날 생물학적 미세증거물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욱 더 적은 양에서의 분석을 의미한다. 즉,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증거물에서도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보다도 더 적은 시료에서의 분석을 말한다. 이런 경우 보통 증폭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증폭을 하게 되는데 이는 곧 다른 원하지 않는 유전자의 증폭으로 이어져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증거물을 다루는 사람들의 시료가 자신도 모르게 증거물에 혼합된 경우다. 이런 경우 증거물을 만진 사람들의 유전자형이 검출될 수도 있다. 따라서 증거물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이전보다도 더욱더 조심스럽게 증거물을 다루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비록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종종 법정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여튼 미세증거물의 감정을 위해서는 엄청나게 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리, 화학적 미세증거물우리 주변에는 헤아릴 수 없는 정도의 물리,화학적 성분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물리,화학적 미세증거물 또한 그 종류에 제한이 없이 무한대가 될 것이다. 즉,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과학수사에 이용되는 몇 가지를 예를 들어 설명하려 한다. 1. 섬유 섬유는 옷, 침구류, 장식품, 카펫, 자동차 시트 등 우리 생활에서 거의 모든 부분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전이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미세증거물이다. 이러한 섬유의 올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보통 확대경을 사용하여 찾아낸다. 이러한 작은 양의 섬유가 발견되면 적외선분광광도계 등 여러 가지 분석 장비를 이용하여 섬유의 형태 및 재질의 종류를 확인하여 동일성 여부를 판단한다.





2. 페인트 페인트는 각종 도장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곳을 도장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한 페인트가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미량의 페인트가 발견되었다 하여도 이를 분석하면 어떤 종류의 페인트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보통 발견되는 페인트에 대하여 외관 검사 및 현미경 검사를 통하여 페인트의 색깔 및 형태 등을 알 수 있으며 이들 페인트에 대한 성분분석으로 미세한 성분의 차이를 알아낼 수 있다. 특히, 교통사고 등에서는 차량간의 충돌이 생기면서 상대 차량의 페인트가 묻기 때문에 사고를 입증 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3. 토양 토양도 범죄와 관련하여 많이 의뢰되는 미세증거물 중의 하나다. 토양은 범인의 신발, 옷 등에 쉽게 묻을 수 있어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 즉, 범인의 신발 또는 차량에서 발견된 토양이 피해자가 발견된 곳의 토양과 유사하다면 범행을 입증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토양의 동일성 여부는 토양의 육안적 관찰, 현미경적 관찰 및 각종 물리 화학적 분석 방법에 의한 성분 분석 등으로 실시한다.





4. 유리 및 금속 유리 또는 금속의 일부가 증거물에 잔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도 성분이나 물리적 특성이 같다면 범죄를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가 있다. * 물리 화학적 미세증거물의 종류





(왼쪽부터) 섬유올 현미경사진(×50) 자동차 범퍼에 묻은 다른 차량의 페인트 토양의 현미경 사진
섬유올 현미경사진



사고 난 자동차의 깨진 유리 먼지 (×50)
사고 난 자동차의 깨진 유리 먼지



위의 예 이외에도 모든 미세한 양의 물질들도 범죄수사의 증거가 될 수가 있다. 미세증거물의 분석은 현대의 발전된 분석 방법에 의해 증거물을 손상하지 않고 성분을 분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범죄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세증거물분석의 미래이와 같은 미세 증거물들은 범인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증거물에 남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다. 범인들은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미세증거물들은 그들이 인식할 수 없는 동안 또는 인식할 수 없는 장소에 남기 때문에 은폐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대의 과학수사는 이런 미세한 증거물에서의 분석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노력 결과 범인을 식별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증거물을 제대로 찾아 낼 줄 아는 수사관이 유능한 수사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과학수사에서 이들 미세증거물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중요성도 증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건 해결!
현장에 도착한 수사관은 피해자를 결박하고 있던 줄과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그리고 먹다 남은 음료수병, 현관 출입문 손잡이와 범인이 열었을 것으로 보이는 장롱의 손잡이 등도 빠뜨림 없이 채취하였다. 그곳에는 미세하나마 범인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채취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로 의뢰되었다. 한편 주위에 대한 수사 중 아파트 경비원이 사건이 나기 전 아파트로 들어간 젊은 사람을 분명히 기억한다고 했다. 평소 아파트 주민이 아닌 경우 눈여겨보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기억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하여 지명 수배하였다. 테이프와 음료수병 입구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형이 검출되었다. 하지만 나머지 증거물에서는 유전자형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 사이 수십 건의 신고를 바탕으로 범인의 윤곽이 잡히고 결국 범인이 검거되었다. 그의 구강을 채취하여 테이프 및 음료수병 입구에서 검출된 유전자형과의 동일성 여부를 비교한 결과 동일한 유전자형으로 확인되었다. 범인이 테이프를 뗄 때에 자신의 세포도 같이 테이프에 묻은 것이었고 음료수병에는 범인의 구강세포가 묻어 있었던 것이다..




한걸음 더!
얼마나 적은 증거물에서 유전자감정이 가능할까?범죄수사에 유전자분석 방법이 도입된 것도 벌써 25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기술적 발전으로 초기의 분석 방법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모든 면에서 향상되었다. 초기의 분석은 많은 DNA양이 필요했으며 상태가 좋지 않은 시료에서는 분석이 불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분석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하지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수단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유전자분석 방법이 획기적으로 변화를 시작한 것은 중합효소연쇄반응(유전자증폭)이 확립되면서부터였다. 이는 분석하고자 하는 특정한 부위를 수백만 배 증폭하는 기술로 모든 유전자분석 영역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매우 적은 양에서도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면 어느 정도로 적은 양에서도 가능할까? 현재의 분석 방법으로는 0.1 ng에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0.1 ng은 1/10,000,000,000 g으로 세포수가 20개가 안되는 극소량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적은 양이다. 얼굴을 문지르기만 해도 수백 개의 세포가 떨어져 나오니 얼마나 적은 양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범인이 먹다 남은 씨앗, 숟가락, 물통 등에서도 대부분 이 정도 이상의 세포가 남아있기 때문에 유전자형을 검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보다도 더 적은 양에서도 가능한 여러 가지 분석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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