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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현장의 혈흔형태분석으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목록

조회 : 12184 | 2009-09-21

이런 사건이?
한밤에 도심의 빌딩에서 40대의 남자 직원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빌딩에는 경비원이 상시 순찰을 돌고 있었지만 한밤중에 일어난 일이라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 하였다. 아침 일찍 사무실의 청소를 위해 출근하던 사람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였다. 복도에 핏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상이 여겨 사무실 문을 열어 보니 피해자가 숨진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사무실의 출입을 막고 사건 현장에 대한 감식을 시작했다. 사건 현장에서는 여러 형태의 혈흔이 발견되었는데 이들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의 분석 결과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복도 등에서 발견된 피가 묻은 발자국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건 현장
사건 현장은 살인 사건으로서는 적은 양의 비산흔이 관찰됐다. 숨진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어떤 긴 물건이 떨어지면서 비산된 혈흔도 관찰되었다.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묻은 신발 자국이 다수 발견되었다. 피해자가 있던 부근에는 많은 혈흔이 고여 있었으며 끌린 혈흔이 탁자 쪽을 향하고 있었다. 신발 자국은 피해자가 있던 현장을 나와 복도로 이어졌고 복도의 코너를 지나 아래층으로 이어져 있었다. 코너의 벽에는 잠시 범인이 벽을 짚었었는지 벽에 손 모양의 혈흔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신발자국은 계속 아래층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래 층에 다다르자 신발 자국이 점점 희미해졌다. 범인은 분명히 위층에서 범행을 하고 자신의 신에 피가 묻은 줄로 모르고 아래층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는 왜 그곳으로 갔을까? 범인은 아래층에 근무하는 사람일까?




수사에 이용되는 혈흔의 형태의 종류
혈액의 일반적 특징혈액은 보통 사람의 전체 몸무게의 8% 정도로 남성의 경우 5∼6 리터, 여성의 경우 4∼5리터를 차지한다. 혈액의 점도는 약 4.4-4.7이다. 이러한 점착성 때문에 범죄 현장에서 적은 양이 묻어도 흔적이 남게 된다. 혈액은 정맥에 58%, 동맥에 13%, 폐에 12%, 심장에 9%, 모세혈관에 8%가 존재하며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및 혈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양의 3분의 1이 체외로 나오게 되면 생명이 위험하며 2분의 1 이상 소실되면 사망하게 된다. 사건현장의 혈흔형태와 의미사건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혈흔의 모양들을 크게 나누면 중력에 의해 떨어진 혈액, 힘에 의해 흩어진 혈액, 분출된 혈액, 흐르거나 고인 혈액 및 전이된 혈흔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중요한 혈흔의 모양에 대한 특징을 알아보자.





▪ 자유낙하 혈흔 외부의 힘이 작용되지 않고 중력의 힘에 의해 혈액방울이 떨어져 형성된 혈흔을 말한다. 이 혈흔은 보통 정원형의 형태를 갖고 있으며 방향성을 갖지 않는다. 자유낙하 혈흔은 사건 당시 행동이 멈춰진 상태에서 중력의 힘에 의해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흔의 크기는 혈흔이 떨어진 높이와 양에 의해 비례하여 혈흔이 만들어진 자세가 서 있을 때인가 아니면 앉아있을 때인가를 알 수 있다. 그림 1. 높이별 자유낙하 혈흔 (30 ㎝, 60 cm, 90 ㎝, 120 ㎝)


높이별 자유낙하 혈흔

 





▪ 경사진 면 자유 낙하 혈흔 경사진 면에 혈흔이 형성된 경우 폭에 대한 길이의 비로 어느 정도의 각도에서 떨어졌는지 추정할 수 있는데 폭에 대한 길이의 비 (L/W)가 증가할수록 충격 각도가 커진다. 그림2. 경사각도별 자유낙하 혈흔의 모양 (20°-90°)
경사각도별 자유낙하 혈흔의 모양

 





▪ 쓸림흔 사람의 신체나 물건 등에 혈흔이 묻은 경우 목표물에 닿으면서 이차적인 힘이 가해져서 생긴 혈흔의 모양. 그림 3. 쓸림 혈흔
쓸림 혈흔





▪ 전사혈흔 피 묻은 물체가 다른 물체와 닿아서 원래의 혈흔 형태가 전달되어진 형태로 손자국, 신발 자국, 범행도구 자국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림 4. 전사 혈흔


전사 혈흔



▪ 흐름 혈액이 흐른 모양으로 능동적인 흐름과 수동적인 흐름으로 구별할 수 있다. 수동적인 흐름은 중력과 몸의 위치에 따라 형성되며, 능동적인 흐름은 살아있을 때의 움직임에 의해 형성된다. 만약, 흐름에 왜곡이 일어난 경우 중간에 다른 행위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림 5. 흐름의 왜곡


흐름의 왜곡

 





▪ 혈흔의 빈 공간 혈흔의 빈 공간은 혈액의 출발지점과 목적지 사이에 제2의 물체가 있었고 이것이 옮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계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을 빈 공간 혈흔으로 판단할 수 있다. 혈흔의 빈 공간은 현장에 있던 없어진 물체를 추정할 수 있으며 접혀진 옷감 등에 혈흔이 묻은 경우, 손 무늬, 발 무늬, 신발 무늬, 머리카락 무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림 6. 빈 공간 (직사각형의 물체가 놓여있었음을 암시)

 

 


빈 공간



▪ 이동하면서 흘린 혈흔 이동하면서 흘린 피는 일정한 방향성을 갖는다. 따라서 범인이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이동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림 7. 이동하면서 흘린 혈흔

 

 


이동하면서 흘린 혈흔



▪ 고인 혈액 고인혈액에서는 건조된 시간, 혈액의 양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건조시간은 혈액의 양과 주위 환경 즉, 온도 습도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 혈액양의 추정 현장 혈흔의 혈액양 추정은 시신이 없을 때 상처받은 사람의 생존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혈액양의 추정은 혈흔이 묻은 표면의 성질, 흡수도, 혈전의 두께를 고려하여 추정하며 혈흔의 건조된 무게를 기준으로 하며 (0.4167 ml/mg) 혈흔이 묻은 물체의 무게를 제외한다.





▪ 닦임 혈흔(건조 진행별)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혈흔의 꼬리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거의 없고 혈흔링도 뚜렷하고 굵게 나타난다. 그림 8. 건조 시간별 닦임 혈흔


시간별 닦임 혈흔



▪ 혈흔의 기원점 찾기 혈흔이 비산된 원래의 지점을 측정함으로써 사건 당시의 가해 지점, 위치, 방향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발견된 혈흔형태의 의미 요약
사건 현장에 비산흔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범행이 순식간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어떤 긴 물건이 떨어지면서 비산된 혈흔은 범행에 사용한 방망이가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약간의 다툼이 있어 범인이 방망이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끌린 혈흔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마지막 사력을 다해 전화기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발견된 신발자국으로 보아 범인은 피해자가 죽고 난 후에도 무엇인가를 하려고 그곳에 머물며 왔다 갔다 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현장을 빠져나와 복도 쪽으로 향했고 코너에서는 잠시 동향을 살핀 후 아래층으로 향한 것으로 보였다.




사건 해결!
혈흔발자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아 루미놀 시험으로 보이지 않는 발자국을 찾기로 했다. 시험 결과 발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한 사무실로 이어지고 있었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당시 사무실에 남아있었던 사람이 없었다. 그러면 귀신이 했단 말인가? 신발자국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도대체? 한 직원의 옷과 신발이 없어진 것이 나중에 발견되었다.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현관의 CCTV에 찍힌 유력한 용의자를 확보하였다. 그는 아래층 직원의 없어졌다는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면 그 직원이 한 짓? 아래층 직원은 CCTV 속의 인물이 자신의 친구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는 변사자의 거래처로 많은 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바로 범인을 체포하였다. 그는 체념한 듯 순순히 자신을 범행을 자백하였다. 업무 문제로 찾아가 얘기를 하던 중 돈 문제로 시비가 붙어 홧김에 그를 옆에 있던 방망이로 머리 부분을 내리쳤다는 것이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나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잠시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고 했다. 피해자가 처음 반항했지만 이미 그는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어떻게 할까 왔다 갔다 하다 평소 자주 드나들던 친구 사무실로 가서 신발과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고 한다. 범행 당시의 피 묻은 옷과 신발은 근처 하수구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방망이에서 유전자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소유의 신발과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족적의 일치 여부를 실험하였다. 흉기의 손잡이에서 그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었으며 족적도 그가 버렸던 신발하고 정확하게 일치하였다. 그의 옷에 묻은 혈흔도 피해자의 유전자형과 일치하였다.




한걸음 더!
김구 선생 혈의(血衣) 분석문화재연구소로부터 선생께서 서거 당시 입고 계셨던 옷에 묻은 혈흔에 대해 여러 가지 검사가 의뢰되었다. 보내온 혈흔은 세월이 오래 경과되어 검은색으로 변해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다. 오래된 혈흔이지만 노력 끝에 채취된 혈흔에서 김구선생의 혈액형과 유전자형을 검출할 수 있었다. 과학수사에서의 분석 방법이 역사적 사실을 밝히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신문기사


시체 없는 살인사건?
시체 없는 살인죄가 성립될까? 시신이 없는 경우 살인죄의 적용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 혈흔이 피해자의 것으로 확실하게 증명이 되고 현장에서 발견된 피의 양이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양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경우 살인죄를 적용한 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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