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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쟁을 대비한 북극 종자저장고의 문이 열린 까닭은? 목록

조회 : 4885 | 2015-10-20

종자저장고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와 눈으로 뒤덮인 주변의 모습.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의 영구동토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by Landbruks- og matdepartementet-CC-BY-ND-2.0(Flickr)

 

 

[뉴스 읽기]

<핵전쟁 대비한 북극 종자저장고, 시리아 내전으로 처음 문 열려>, 연합뉴스 2015년 9월 24일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24/0200000000AKR20150924061400009.HTML?input=1195m

 

<"시리아 내전 탓에 중동에 '이상' 모래 폭풍">, 연합뉴스 2015년 10월 8일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0/08/0200000000AKR20151008079900009.HTML?input=1195m

 

<식물판 노아의 방주, 처음 문 열린다>, 조선일보 2015년 9월 25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25/2015092500230.html

  

 

 

[뉴스 이해하기]

 

- ‘종자저장고’란?

인류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식량 공급의 원천은 바로 씨앗, ‘종자’입니다. 핵전쟁이나 지구에 대재앙이 닥칠 경우 식물의 종자를 보존해 둠으로써 훗날 식량 공급의 원천이 되도록 종자를 저장한 곳이 바로 종자저장고입니다. 그래서 ‘식물판 노아의 방주’라고도 불린답니다. 세계의 곡물 다양성을 보호하려는 것이 국제종자저장고의 설립 목적이고요.

 

[노아의 방주란?]

노아의 방주란 성서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로 신의 계시에 따라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대홍수에 대비해 각 동물 1쌍씩을 태워 대홍수 후에도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영국 레스터대학 물리천문학부 대학원생들이 이 성서에 언급된 노아의 방주 크기를 분석했더니 이 노아의 방주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최대 7만 마리, 동물 각 한쌍씩을 기준으로 3만 5,000종의 동물을 태울 수 있는 규모였을 거라고 하네요.

 

 

 

-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어디에,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스발바르는 노르웨이에 위치한 지역 이름이에요. 2011년 11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섬 여구 동토층에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SGSV)가 만들어졌어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지원하고, 농업과 식물 다양성의 영구적인 보전이 목적입니다.

130m 높이의 산등성이에 120m에 달하는 터널을 뚫고 3개의 저장고를 건설했는데요,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하기 위해 최대 450만 종의 식물 종자가 보관 가능하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2008년 아시아 최초로 한국산 식량 종자 5000점을 이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입고시켰답니다. 이 종자의 소유권은 이곳에 종자를 제공한 원산지 국가가 가지고, 이 원산지 국가의 허가가 없다면 무단으로 종자를 반출할 수는 없다고 하네요.

이 시설은 테러로 인한 외부의 공격은 물론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을 수 있고, 핵전쟁에 따른 낙진이나 핵겨울에도 안전하게 설계됐답니다. 지구에 운석이 충돌하는 등의 상황도 고려해 설계됐고요. 지구상의 주요 식물 종자를 저장하는 이 스발바르 국제종자연구소를 지구상 대부분의 식물 종이 사라질 경우 이를 다시 소생시킬 수 있는 창고라고 해서 ‘운명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라고도 부른답니다.

 

[종자저장고, 왜 북극에 있을까요?]

이 거대한 저장고를 북극, 늘 얼어있는 땅인 영구 동토층에 건설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답니다. 위기의 상황에 이 거대한 저장고의 냉동장치가 고장 나더라도 이곳의 온도는 영하 3.5℃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종자저장고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입구(위) 야경과 입구에서 종자저장고로 통하는 터널(아래 왼쪽) 그리고 종자저장고 내부에 보관중인 종자들을 정리 중인 연구원들(아래 오른쪽). / 이미지 출처 : Photographer Dag Terje Filip Endresen(NordGen Picture Archive, image 004524), Public Domain

 

 

 

- 운명의 날도 아닌데 종자저장고의 문이 열린 까닭은?

세계 각국에서 수집된 종자가 들어오는 날 외에 종자가 나가기 위해서는 설립된 이후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던 스발바르 종자저장고의 문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9월 23일 처음으로 반출을 위해 열렸습니다.

시리아 내전, 시리아 난민 관련 안타까운 뉴스들을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시리아는 현재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난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랍니다.

시리아 내부 사정은 더 심각한데요, 내전으로 인해 시리아 내 농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해요. 뉴스 읽기에 소개했던 대로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넓은 지역에 경작이 이뤄지지 못해 중동에 모래바람이 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랍니다.

이번에 종자저장고가 처음으로 열린 이유도 시리아 국제건조지역농업연구센터가 시리아 내전으로 피해를 본 종자를 대체하기 위해 종자 샘플의 일부를 되돌려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만약 이 국제종자저장고가 없었다면, 내전으로 인해 이 소중한 종자들이 사라질뻔 한 것이지요.

종자저장고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저장중인 종자 샘플들(왼쪽)과 이런 종자 샘플들이 보관된 저장고 내부의 모습(오른쪽)/ 이미지 출처 : by Landbruks- og matdepartementet-CC-BY-ND-2.0(Flickr)

 

 

 

- 또 다른 종자저장고는 어디에 있을까?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는 종자은행, 종자저장고들은 이 외에도 여러 지역에 위치합니다. 각 나라마다 고유종자들을 지키려는 저장고들도 있고요.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를 포함해 세계 5대 종자저장고라 불리는 곳들은 다음과 같답니다.

 

[밀레니엄 시드 뱅크(영국, 웨이크허스트)]

영국 왕립식물원이 운영하는 이 종자저장고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왕립식물원 내에 있답니다. 2020년까지 전 세계 식물종자의 25%를 수집하는 것이 목표로 보유 종수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1898년부터 종자보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왕립식물원은 약 40년간 공식 종자은행으로 운영해 왔는데,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종자를 보존하는데 주력하고 있답니다.

 

[나브다냐(인도, 우트라칸드)]

반다나 시바가 1987년부터 종자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조직했고, 종자 다양성을 지키고 소농의 생계를 지원하는 농업연구소이기도 하답니다. 모든 사람이 종자를 지키고 공유할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종자은행을 만들고, 특허 없는 종자만 보존하고 있습니다. 약 5천 종의 작물 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곡물 종자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쌀 종자만 약 3천종 보존하고 있답니다.

 

[미국 국립유전자원센터(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

콜로라도 주립대학 내에 위치한 종자저장고인데, 단순한 종자보존이 아니라 동・식물, 곤충, 미생물의 다양한 생식질(germplasm)과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있답니다. 식물 분과에는 꽃가루, 분열조직, 세포 배양액 등이 있고, 시간이 지나도 생식질에 있는 유전특성을 유지하여 복제해도 특성이 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구 중이랍니다.

미국 농업부 농업연구소 산하인 국립유전자원센터(NCGR)의 목표는 유전자 연구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랍니다. NCGR은 8천종의 종자보관, 유전자 연구, 농업발전에 공헌하고 있다고 하네요.

 

[바빌로프 연구소(러시아)]

1924년 설립된 바빌로프 연구소(VRI)는 이후 러시아 전역에 12개의 연구 기지가 있는 연구소로 확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식물연구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국가랍니다.

연구 기지내의 종자은행에는 6만여 종의 종자와 25만 종의 식물표본 보관되고 있는데, 산딸기류(berries)와 과일에 특화되어 있고 딸기만 약 1천 종 보관되어 있답니다. VRI의 종자, 식물품종의 90%는 다른 종자·유전자은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네요.

 

 

 

[뉴스로 생각하기]

종자 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이를 지키려는 종자보관소 연구원들의 노력에 생각해 봅시다.

  시리아 내전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종자를 스발바르 종자저장고가 보관했던 탓에 되살릴 수 있게 됐습니다. 종자를 저장하기 위해 반입되는 것이 아니면 반출을 위해서는 지구 종말의 날에나 열릴 거라 생각되었던 종자저장고가 전쟁이라는 위기 앞에 열린 것이지요.

이처럼 종자를 소중하게 보관되어야 할 종자저장고들은 그 자체가 항상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세계 5대 종자저장고 중 하나인 러시아의 바빌로프 연구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2차 세계대전 중 추축국(연합국 반대국가)에게 포위된 종자은행이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던 과학자 12명은 종자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너무 잘 알고 있는 터라 종자를 먹는 대신 굶는 쪽을 선택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종자를 보존하는 일은 왜 중요하고, 이를 지키려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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